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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K캐피탈, 올해 두번째 장기CP…일괄신고제 '무색' 높아지는 CP 활용도, 여전채 장기물 영역 구축…자본시장 왜곡 우려↑

최석철 기자공개 2021-09-23 07:45:26

이 기사는 2021년 09월 17일 10: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BNK캐피탈이 올해 두 번째 장기 CP(기업어음)를 발행했다. 지난해 12월 처음 장기 CP를 발행한 뒤 점차 발길이 잦아지고 있다. 금리변동기에 상대적으로 안정적 투자처로 분류되는 장기 CP를 찾는 투자자가 늘어나자 이에 호응하는 모습이다.

다만 8월 이후 회사채 만기를 3년 이하로 줄이는 대신 장기CP로 차입구조를 유지하는 모습이다. 장기CP의 경제적 실질이 채권과 사실상 같다는 점에서 자본시장 왜곡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4년6개월·4년11개월·5년물로 총 1600억 조달...만기채 차환과 운영자금 조달

17일 BNK캐피탈에 따르면 이달 30일 1600억원 규모의 장기 CP를 발행할 예정이다. 만기구조는 4년6개월 200억원, 4년11개월 700억원, 5년 700억원으로 구성했다. 한양증권이 발행업무를 총괄했다.

BNK캐피탈과 주관사는 이번 장기 CP의 할인율을 4년6개월 연 1.988%, 4년11개월 연 2.034%, 5년 연 2.044%으로 책정했다. 회사채 개별민평금리보다 4~5bp 낮은 수준이다. 해당 할인율을 적용하면 BNK캐피탈은 총 1440억원 가량을 손에 쥐게 된다.

조달한 자금 대부분은 운영자금으로 투입하고 일부는 10월 만기 도래하는 만기채 400억원 차환에 사용할 계획이다.

BNK캐피탈이 올해 장기 CP를 발행하는 것은 6월 2000억원 이후 두 번째다. 지난해 12월 처음 2000억원 규모의 장기 CP를 발행한 뒤 1년새 세 차례 발행했다. 매발행 때마다 트랜치를 최소 3개에서 최대 7개까지 구성하면서 만기 분산을 노리고 있다.

회사채 중심의 차입구조를 갖추고 있는 만큼 기업어음 발행량을 늘려 자금조달 수단을 다각화하기 위한 조치다. BNK캐피탈은 올해 6월말 기준으로 전체 차입부채 중 회사채의 비중이 87.5%에 이른다. 단기차입의존도는 4.0%로 집계됐다.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가 BNK캐피탈 기업어음에 부여한 신용등급은 A1이다. 자동차금융 중심의 사업구조를 바탕으로 자산포트폴리오 리스크가 낮고 우수한 자산건전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최근 PF대출과 중소기업 여신, 개인 신용대출 관련 여신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만큼 건전성 지표가 다소 악화됐다. BNK금융지주가 수 차례에 걸쳐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등 든든한 지원을 펼치고 있는 만큼 자본적정성은 우수한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8월 이후 만기 3년 이상 회사채 급감...감독 사각지대 확대

BNK캐피탈은 지난 7일 일괄신고로 회사채 1년물 100억원과 1년1개월물 100억원을 발행했다. 금리는 각각 개별민평금리 수준인 연 1.680%, 연 1.703%로 책정됐다.

회사채 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짧은 만기로 자금을 조달하고 오히려 단기금융시장에서 장기물을 조달한 모습이다. 8월과 9월 BNK캐피탈이 발행한 여전채 2200억원 중 2000억원의 만기가 3년 미만이다. 상반기만 해도 4, 5년물 이상의 비중이 상당했지만 급격히 감소했다.

8월 이후 본격적인 금리인상기에 접어들면서 여전채보다 장기CP를 찾는 투자 수요가 늘어난 점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개별민평금리 수준에서 발행금리가 책정되는 여전채와 달리 장기CP의 경우 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더 낮은 금리로 발행할 수 있는 여건도 갖춰졌다. 일괄신고제를 통한 발행여력이 남아있지만 장기CP 발행을 꾸준히 하는 이유다.

BNK캐피탈은 올해 8월부터 내년 8월까지 1조원 한도 내에서 일괄신고제를 통해 회사채를 발행할 수 있다. 신고서 제출 이후 한달간 BNK캐피탈이 일괄신고로 조달한 자금은 20000억원이다.

다만 장기 기업어음은 단기금융상품의 도입 취지에 걸맞지 않아 자본시장법상 사각지대를 활용한다는 비판을 받는 영역이다. 불과 수년 전 장기CP는 공모 회사채로, 단기CP는 전자단기사채로 전환되도록 유도하겠다던 금융당국의 지침이 무색해졌다.

장기 CP는 외형상 단기어음이지만 만기와 공모구조 등 경제적 실질은 회사채와 다름없다. 아무리 증권신고서 등을 제출한다고 해도 일괄신고 발행물에 포함되지 않기에 금융당국의 감독에서 비껴갈 수밖에 없다. 자본시장의 사각지대가 넓어지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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