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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공장 증설계획 바꾼 금호타이어, 수익성 영향은 노조 반대로 철회, 국내 생산으로 북미 대응…사측 "TBR 물량 소량, 영향 미미"

유수진 기자공개 2021-09-28 07:32:28

이 기사는 2021년 09월 23일 15: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호타이어가 베트남공장 증설 계획을 변경했다. 트럭·버스용(TBR) 타이어 생산라인을 깔려던 계획을 백지화하고 승용차용(PCR) 타이어 생산설비 확대 규모를 키우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올 3월 이사회에서 투자 방향을 정한 지 6개월 만이다.

당초 베트남공장 증설은 미국으로 수출하는 물량을 충당하려는 목적이 컸다. 미국의 반덤핑 관세 이슈에 영리하게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었던 셈이다. 이번에 계획을 바꾸면서 수익성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지 주목된다. 금호타이어는 2018년 더블스타로 대주주가 바뀐 이후 원가·가격구조 개선을 통한 수익성 개선에 집중해왔다.

금호타이어는 최근 정정공시를 통해 베트남공장에 TBR 타이어 생산을 위한 설비를 구축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2023년까지 연간 PCR 300만본, TBR 80만본을 추가로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추겠다던 기존 계획 중 TBR 부분을 철회한 것이다.


투자금은 기존 3398억원을 그대로 유지한다. 대신 TBR 생산설비 마련에 쓰려던 자금까지 몽땅 PCR 증설에 투입하기로 했다. 아직은 큰 틀에서 방향성만 수정한 단계로 구체적인 설비 확장 규모는 아직 미정이다. 다만 기존 계획에서 한발 더 나가는 만큼 '300만본+α' 정도로 볼 수 있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TBR 취소는 맞지만 PCR 규모를 얼마나 늘릴지는 좀 더 검토해야 한다"며 "설비 업그레이드에 투입할지, 라인을 깔아 생산능력을 확대할지 여부도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도 TBR 타이어는 지금처럼 국내공장에서만 생산한다. 금호타이어는 현재 국내 3곳(광주·곡성·평택), 해외 5곳(중국 남경·천진·장춘, 베트남, 미국 조지아) 등 모두 8곳의 공장을 돌리고 있지만 TBR은 광주와 곡성 두 군데에서만 만든다.

당연히 해외로 수출하는 물량도 전량 여기서 해결하고 있다. 베트남에서의 생산이 무산됐지만 국내공장에 추가로 라인을 깔아 생산능력을 확대하진 않는다. 기존 설비로 충분히 대응 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금호타이어 측은 전체 생산량 중 PCR과 TBR 비중, 미국 수출 물량 중 TBR 비중 등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PCR이 주력이고 TBR은 미미한 수준인 것 정도만 알려진다.


증설 계획에 손을 대게 된 직접적인 원인은 노조다. 사측의 투자 발표 이후 불만을 숨기지 않던 노조는 2021년 임단협에서 국내공장 경쟁력 강화 및 고용안정을 위한 생산물량 확보에 대한 합의를 얻어냈고 TBR 계획을 철회시켰다. 노사는 각 1명씩 물량조절 담당자를 선정해 대응하고 있다.

다만 이번 결정이 베트남공장을 증설하려던 목적과 직접적으로 배치되지 않는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미국의 반덤핑 관세는 TBR 타이어와 무관하고 PCR 제품에만 적용되기 때문이다. 금호타이어가 처음 베트남공장 투자계획을 발표한 건 올 3월이다. 당시 미국 측이 예고하고 나선 반덤핑 관세 부과를 염두에 둔 결정으로 풀이됐다.

앞서 미국 상무부는 작년 말 예비판정에서 한국에서 생산한 금호타이어 제품에 대해 관세율을 27.81%로 책정했다. 베트남산은 현저히 낮은 10.08%로 정했다. 베트남도 관세 부과 대상 국가 명단에 포함됐지만 요율이 국내 대비 절반에도 미치지 않았다. 최종 판정 결과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회사 측은 베트남공장의 생산구조를 개편해 미국 수출 물량에 대응하고 북미 거래량을 늘리는 역할을 맡도록 계획을 짰다. 상대적으로 관세가 낮은 베트남에서 미국향 제품을 책임져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북미는 국내 다음으로 매출 규모가 큰 시장이기도 하다. 지난해 전체 타이어 매출(2조1634억원) 중 24.18%가 북미에서 나왔다.

실제로 올 6월 한국산 금호타이어 제품에 대한 반덤핑 관세율은 21.74%로, 베트남산은 7.89%로 확정됐다. 하지만 증설 계획을 바꾸면서 앞으로도 국내에서 만든 TBR 타이어를 미국으로 수출하게 됐다.


금호타이어는 2018년 더블스타에 인수된 이후 원가·가격구조 개선 등 수익성 개선에 힘쓰고 있다. 올 상반기 118억원의 흑자를 내는 등 서서히 정상화를 향해 가고 있는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반덤핑 관세가 큰 장애물이 될 걸로 예상됐고 심지어 기존 계획마저 틀어졌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TBR이 약하다 보니 계속 보강하자는 얘기가 있었지만 판매 전망 등이 불투명해 굳이 시설 투자를 할 필요가 아직은 없겠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전체 대비 TBR 판매량 자체가 많지 않아 수익성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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