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분석/네이버웹툰]문피아 인수에 '자사주 활용' 대신 사모펀드 손 잡았다프리미어파트너스 통해 텐센트 지분 인수…현금부담 줄이고 기존 FI 엑시트 기회
김슬기 기자공개 2021-09-24 08:17:36
이 기사는 2021년 09월 23일 15: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네이버웹툰이 국내 최대 규모의 웹소설 플랫폼 문피아 인수를 위해 사모펀드(PEF) 프리미어파트너스의 손을 잡아 눈길을 끌고 있다.올 들어 현금소요가 많았던 네이버웹툰과 그간 콘텐츠 투자에 공을 들여왔던 프리미어파트너스의 이해관계가 잘 맞아 떨어졌다. 그동안 네이버는 자사주 혹은 보유 현금을 활용해 M&A 재원을 활용해왔다. 외부 FI와 함께 M&A에 나선 것은 드문 일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웹툰은 최근 문피아 지분 20.17%를 추가 취득했다. 당초 계획했던 네이버웹툰의 문피아 인수 작업의 일환이며 기존 주주였던 텐센트 자회사 Cloudary Holdings의 지분을 넘겨 받았다. 취득금액은 605억원이며 전액 현금으로 취득할 예정이다. 해당 지분의 취득은 이달 말에 이뤄질 계획이다.
네이버웹툰은 지난 13일 문피아 인수를 공식화했다. 네이버웹툰은 문피아 지분 36.08%를 1082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다만 이는 현금으로 취득하는 것이 아니라 금전대차의 현물상환(대물변제) 방식으로 진행됐다.
네이버웹툰은 프리미어루나에 대여한 자금을 문피아 주식으로 상환받는다. 프리미어루나는 프리미어파트너스가 만든 유한회사다. 네이버웹툰은 현금 취득분과 대물변제 취득분을 모두 합하면 연말까지 총 56.26%의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네이버가 지분 취득을 위해 PEF와 손을 잡는 경우는 많지 않다. 모회사인 네이버는 보유 현금성자산(별도 기준) 9800억원대, 연결기준 3조6000억원 가량을 가지고 있다. 보유 자사주 가치만 해도 6조원 가량이다. 두둑한 현금을 바탕으로 단독으로 경영권 인수에 나서는 경우가 다수였다. 현금 부담이 많은 경우 자사주를 주로 활용했다. 미국 웹소설 플랫폼인 왓패드 인수에도 현금과 자사주를 활용했다.
이번 문피아 인수는 달랐다. PEF인 프리미어파트너스와 협업했다. 기존 대주주인 문피아 특수목적법인(SPC)의 지분은 64%대지만 프리미어파트너스가 이 중 28%의 지분을 인수하면서 네이버의 자금부담을 덜어 줬다. 프리미어파트너스가 지분 인수에 쓴 자금만 850억원이었다. 프리미어파트너스는 네이버웹툰에 이은 2대주주로 올라섰다.
기존 대주주인 문피아 SPC에는 S2L파트너스, KDB캐피탈, 김환철 대표 등이 있었다. 장기적으로 네이버와 사업관계를 이어가기 보다는 현금 회수에 방점이 찍혀 있었다. 네이버 자사주보다 현금을 더 선호했다.
네이버의 현금은 많지만 네이버웹툰의 현금은 그리 여유롭지 않았다. 네이버웹툰은 연초부터 진행되어온 지분 투자로 인해 자금 소요가 많았다. 올 들어 웹소설과 웹툰 제작사인 에이투지에 400억원을 투자, 지분 26.7%를 확보했고 콘텐츠퍼스트(태피툰)에도 334억원(25%)을 투자했다. 태피툰은 190여개국, 500만명에게 서비스하고 있는 글로벌 웹툰 플랫폼이다. 여기에 기존 계열사인 스튜디오엔에도 50억원을 추가 자금수혈을 했다.
네이버웹툰의 2020년말 당시 현금성자산은 870억원 정도였다. 올해 에이투지, 콘텐츠퍼스트, 문피아 등에 들어간 자금만 해도 2400억원이었다. 올해 5월 네이버가 2000억원 가량 유상증자에 참여, 자금지원을 해줬음에도 현금 사정이 빠듯하다. 물론 네이버의 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프리미어파트너스와 이해 관계가 맞아 떨어지며 협업 관계가 성사됐다.
프리미어파트너스는 BBIG(바이오, 배터리, 인터넷, 게임)에 집중 투자하고 있었다. 프리미어파트너스는 카카오게임즈, 슈퍼진 등 다양한 콘텐츠 기업에 투자를 해왔다.
네이버 측은 "이번 문피아 인수에서 프리미어파트너스와 손잡은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만 전했다.
네이버웹툰(옛 웹툰엔터테인먼트)은 2020년 5월 설립됐고 그해 8월 네이버웹툰컴퍼니의 인적분할된 사업부문을 흡수합병하면서 현재의 모습에 이르게 됐다. 현재 네이버웹툰은 웹툰엔터(미국)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웹툰엔터는 네이버가 지분 66.6%를 가지고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Peer Match Up/정유 4사]신사업에 사활 건 정유사, '같은 듯 다른' 미래 방향성
- [LG화학의 변신]'LG엔솔 덕' 잘 나가는 전지소재
- [방산기업 국산화율 톺아보기]K방산 이끈 '한국형 프로젝트'
- [한경협 파이낸셜 리포트]국정농단 이후 회원사 미공개, 자신감 회복 언제쯤
- 시노펙스, 옌퐁사업장 IATF16949 인증 획득
- [PB센터 풍향계]현대차증권 첫 VIP센터, 자체 랩 라인업 완성
- OCIO에 눈돌리는 창투사…시장 활황 이끌까
- [운용사 실적 분석]제이씨에셋운용, 운용보수 보다 많은 평가익 '눈길'
- 키움증권 퇴직연금 사업 나선다
- [thebell interview]"발품으로 만든 투자 기회, 고객 수익 극대화에 올인"
김슬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IB 풍향계]'뜨뜻미지근' ESG채권, 2차 전지 발행사만 '후끈'
- [IB 수수료 점검]'밴드 상단 초과' 민테크, KB증권 '함박웃음'
- [Rating Watch]'주인 바뀌는' SK렌터카, 1년만에 'A0'로 강등되나
- [IPO 모니터]'실사 돌입' SLL중앙, 왜 서두르지 않을까
- [Rating Watch]하나증권, 등급전망 '부정적' 달게 된 배경은
- [Market Watch]'잠잠한' ESG 시장, KT&G 녹색채권 주목받는 배경은
- [Company & IB]조달 '막바지' 롯데그룹, 롯데케미칼에 쏠리는 눈
- [HD현대마린솔루션 IPO]HD현대중공업 데자뷔, '삼성·대신증권' 인수단 포함
- [IB 풍향계]'대한전선·LGD' 이후 잠잠한 유상증자, 고민 큰 IB들
- DCM 레코드 쌓는 하나증권, 인수단부터 '공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