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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원플랫폼 경영 분석]'탈하드웨어' 이룬 이기영 대표, 마지막 퍼즐 '독자성'②아이리버로 출발한 드림어스…자생력 갖춰야 '공정위 리스크' 회피

최필우 기자공개 2021-10-05 08:20:57

[편집자주]

이동통신 고객풀을 바탕으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한 음원 스트리밍 업체들이 콘텐츠 플랫폼 기업 진화를 시도하고 있다. 유튜브, 스포티파이 등 외사의 국내 진출로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콘텐츠 경쟁력을 갖춰야 승기를 잡을 수 있다. 더벨은 주요 음원 플랫폼의 사업자들의 구조조정 경과와 각사 CEO의 과제를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1년 09월 27일 15: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드림어스컴퍼니는 MP3로 한 시대를 풍미한 아이리버가 전신이다. 2010년대 스마트폰 대중화와 맞물려 쇠락기를 거쳤고 2014년 SK텔레콤에 피인수됐다. 2018년 말 음원 플랫폼 '플로(FLO)'를 출시한 데 이어 드림어스로 사명을 바꿨다. 사명 변경과 동시에 수장을 맡은 이기영 드림어스 대표(사진)는 음원 플랫폼을 안착시켜 경영을 정상화해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이 대표 취임 3년차에 접어든 올해 성과는 가시화됐다. 음원 플랫폼을 이익 창출원으로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골치를 썩였던 디바이스 부문도 적자의 늪에서 빠져나올 조짐이다.

남은 과제는 모회사 SK텔레콤 그늘에서 벗어나는 일이다. 아직은 SK텔레콤에 의존한 사업구조가 이어지고 있다. 독자성을 갖춰야 공정거래위원회 일감 몰아주기 규제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다.

27일 전자공시에 따르면 드림어스는 올 상반기 영업이익 28억원으로 흑자를 냈다. 5년 연속(2016~2020년) 적자 흐름을 깬 쾌거다. 뮤직부문이 26억원을 기록해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 디바이스부문은 1억원이다.

드림어스 영업부문이 재편된 건 2019년 이 대표가 취임하면서다. 2018년만 해도 △AK(Astell&Kern) △AI Device △Life style △Celebrity MD △컨텐츠 유통, △기타 등 6개 부문으로 나뉘어 있었다. 이중 4개가 음향기기 제조와 관련된 부문으로 하드웨어 사업에 포트폴리오가 쏠려 있었다. 이정호 전 아이리버 대표가 디바이스에 특화된 인물이었던 영향이다.

이 대표는 뮤직부문, 디바이스부문을 양대 축으로 하는 체제를 도입했다.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를 필두로 한 플랫폼, 콘텐츠 사업을 뮤직부문에 묶었다. 디바이스부문은 기존에 4개로 나뉘어 있던 부문을 통합하고 경영효율화를 꾀했다.


새 편제에는 이 대표의 경영 철학이 반영됐다. 이 대표는 2014~2016년 SK텔레콤 플랫폼사업부문 커뮤니케이션플랫폼팀장, 2017년 워룸(War room) TF팀장, 2018년 유니콘랩스사업개발 프로젝트리더, 코퍼레이트센터 뮤직사업TF장을 거쳤다. 플랫폼 신사업과 관련된 경력을 주로 쌓았고 필요에 따라 신설 또는 개편되는 조직에 주로 속했다. 이같이 의사결정 체계가 단순하고 수평적인 조직 문화를 드림어스에 심었다.

이 대표 진두지휘 하에 드림어스는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났다. 뮤직부문이 2019년 109억원, 2020년 10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음에도 아끼지 않고 투자를 지속한 덕에 올해 이익을 올릴 수 있었다. 음원 스트리밍에 국한되지 않고 예능, 라이브 방송 등 다양한 오디오 콘텐츠를 선제적으로 론칭한 것도 주효했다. 하드웨어에 바탕을 둔 기업을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단기간에 정착시켰다.

디바이스부문이 정상화된 것도 성과다. 2019년 영업손실이 159억원이었던 디바이스부문은 2020년 12억원으로 적자 폭을 줄였고 올 상반기에는 이익 1억원을 냈다. 수익을 내지 못하는 제품 라인업을 과감히 정리하고 강점이 있는 고음질 오디오, 인공지능(AI) 스피커에 여력을 집중한 게 효과를 봤다.

다만 SK텔레콤 후광을 빼놓고 성과를 논하긴 이르다. SK텔레콤은 멜론 매각 후 플로를 정착시키기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올 상반기 드림어스 매출 1180억원 중 SK텔레콤을 통해 발생한 이용권 계약금액(395억원) 비중은 33.5%다. 이 비중은 2020년 상반기 23.3%, 하반기 29.6%로 높아지는 추세다. 올 하반기에는 487억원으로 상반기 대비 계약금액이 100억원 가까이 커졌다.

SK텔레콤에 대한 의존도가 더 높아지면 공정위 제재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다. 공정위는 올해 SK텔레콤이 멜론 서비스를 운영하는 옛 로엔엔터테인먼트를 부당 지원했다고 보고 제재를 확정했다. 추후 공정위 잣대에 따라 드림어스도 감시망에 포함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SK텔레콤에서 투자전문회사 SK스퀘어 자회사로 이동하는 것도 독자성을 갖추고 새로운 성장 모델을 찾기 위해서다. 그간 SK텔레콤이 이동통신 고객풀을 바탕으로 드림어스를 지원했다면 이젠 드림어스가 SK텔레콤 신사업인 구독 서비스 성장에 기여해야 한다. 드림어스는 차별화된 오리지널 오디오 콘텐츠 갖추는 데 초점을 맞출 전망이다.

드림어스컴퍼니 관계자는 "이기영 대표 취임과 맞물려 플랫폼, 소프트웨어 역량을 강화하며 기업의 체질을 바꾸었다"며 "각 사업부문 성과가 개선되고 있고 오디오 플랫폼과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아우르는 형태로 새로운 성장 모델 구축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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