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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의 '자동차 생태계']꿈쩍 않던 ‘30조’ 중고차 시장, 국감에서 물꼬 트나②중기부 최종 결정 앞둬, 국감 통해 당위성 어필·우호 여론 확인 기회 될수도

유수진 기자공개 2021-09-29 07:46:49

[편집자주]

중고차매매업 진출은 현대자동차그룹의 오랜 소망 중 하나다. 2013년 이래 단단히 잠겨있던 문이 열릴 기미가 보이자 쉼 없이 노크하며 들어갈 기회를 엿보고 있다. 단순히 '30조원'이라는 시장규모 때문만은 아니다. 그보단 생태계 완성을 위한 하나의 퍼즐이란 점이 설득력있다. 더벨은 현대차그룹을 지속가능하게 할 '자동차 생태계'의 요모조모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9월 27일 16:0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고차사업을 원하는 현대자동차그룹이 다음 달 국정감사를 계기로 새로운 기회를 맞을 지 주목된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일부 의원들이 대기업의 중고차매매시장 진출과 관련해 '책임자'에게 직접 질의하겠다며 핵심 경영진 소환을 추진하고 있다.

아직 증인 채택 명단이 확정되진 않았다. 다만 실제 증인 출석시 여당이 중재했던 중고차업계와의 상생안 마련 시도가 최근 빈손으로 끝난 것에 대한 질타가 예상된다. 통상 국회가 국감장에 기업 총수 등 주요 임원을 불러내는 건 '망신주기' 목적인 경우가 흔하다.

하지만 지난해 현대차그룹은 적극적인 어필로 오랜 숙원 해결을 위한 기틀을 닦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 국감이 지지부진한 상태에 놓인 중고차시장 진출의 물꼬를 트는 기회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산자위, 여야 간사간 증인 명단 조율 중…조만간 최종 확정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회 산자위는 현대차그룹 주요 경영진을 증인 신청 리스트에 올려놓은 상태다. 중소벤처기업부를 피감기관으로 하는 국감에서 중고차매매업의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과 관련해 견해를 묻기 위해서다. 최근 대기업의 중고차시장 진출 관련 협상이 결렬되는 등 진전이 없는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실제 출석이 성사될 지는 미지수다. 현재 여야 간사가 증인 채택 관련 의견을 조율하고 있는 단계다. 산자위 관계자는 "여야 간사간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 최종 증인이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당장 다음달 1일부터 국감이 시작되는 만큼 조만간 명단이 나올 전망이다. 이후 곧바로 대상자들에게 소환 통보가 이뤄진다.

이번 국감에선 주요 경영진의 출석과 별개로 대기업의 중고차시장 진출 이슈가 다뤄질 거란 관측이 많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현대차 소속 담당 임원이 출석할 가능성도 있다. 앞서 현대차 측은 작년 국감에서 같은 이슈로 국회의 출석 요구를 받았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자리에서 중고차매매업 진출 욕심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현대차그룹으로 대표되는 완성차업계의 중고차시장 진출은 2013년 이래 마치 금기처럼 여겨져왔다. 당시 중고차매매업이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며 '넘볼 수 없는' 시장이 됐다. 행여 은연중에 관심을 드러냈다간 자칫 소상공인의 생존권을 위협하려는 대기업의 횡포처럼 보이기 십상이었다.

중고차업계는 2019년 2월 지정기한이 만료되자 곧바로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을 신청했다.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진출을 계속 가로막아 생존권을 보장해달라는 요구였다. 하지만 같은해 11월 동반성장위원회가 중고차판매업의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이 '일부 부적합'하다는 의견을 중기부에 제출하며 제동이 걸렸다. 중기부는 차일피일 결정을 미뤘고 그 사이 국내에 진출한 수입차 업체들은 인증중고차 사업을 병행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차에 국감은 현대차가 물밑에서만 검토해오던 중고차시장 진출 의지를 물위로 끄집어내는 계기가 됐다. 대기업이 중고차시장에 진출해 부적합한 거래 관행을 뿌리뽑고 투명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에 일부 의원들이 동의를 표하며 유리한 분위기가 조성된 것이다. 현대차그룹 입장에선 '실'이 아닌 '득'이였다는 의미다.

◇작년 국감 이후 중고차업계와 협상 본격화, 이번엔...

당시 국감에는 김동욱 현대차 정책조정팀장(부사장·당시 전무)이 증인으로 출석해 완성차업계 입장을 대변했다. 그는 "중고차시장의 근본적인 문제는 품질 평가와 가격 산정이 제대로 검증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 완성차업체들이 진출해 보다 공정하고 투명한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소신 발언을 했다.

국감 이후 실질적인 논의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기존 완성차-중고차업계간 이슈에 정치권이 중재자 역할을 자임해 개입하기 시작하면서다. 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바로 다음달인 11월 중고차판매업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 관련 간담회를 열고 업계 종사자와 전문가의 의견을 청취했다.

올 6월에는 완성차업계와 중고차업계, 관계부처,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중고자동차매매산업 발전협의회를 꾸렸다. 이해당사자들의 동반성장과 소비자 복리 증진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논의를 위한 판이 본격적으로 깔리며 모두 일곱차례에 걸쳐 실무위원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는 이견을 좁히는 작업이 진행됐다.

올 6월 중고자동차매매산업 발전협의회가 출범했다. <출처:을지로위원회>

3개월간의 활동기간 중 양측은 완성차업계의 '단계적 시장 진입'과 이를 산정하기 위한 '기준거래 대수'에 합의하는 등 소정의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매집 방식과 중고차업계 보상안 등에 대해선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결국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하며 중기부 산하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 심의위원회에 다시 결정권이 넘어갔다.

을지로위원회 관계자는 "기간 종료와 함께 위원회의 역할은 끝났다"며 "마지막으로 중재과정을 담은 의견서를 중기부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기부는 다시 한 번 중재에 나서겠다고 했지만 이마저도 불투명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이런 상황을 고려할 때 이번 국감이 현대차그룹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기부의 최종 결정을 앞두고 지난 1년간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하는 등 일련의 노력을 지속해왔다는 점 등을 어필할 수 있는 장이 될 수 있다는 이유다.

대기업의 중고차시장 진출이 다시 한번 화제가 돼 우호적인 국민 여론을 재확인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소상공인을 우선적으로 생각해야 하는 중기부가 쉬이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사안인 만큼 국민 여론을 통한 당위성 확보가 중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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