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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채, 금리인상 직격탄…미매각 속출, 조달여건 악화 [Market Watch]증권사 물량 떠안기 심화, 발행량 급감…장기CP 선회에도 전망 어두워

피혜림 기자공개 2021-10-05 14:38:51

이 기사는 2021년 09월 29일 07: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본격화되자 여전채 시장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시장 내 자금 유출 가속화 등으로 투자 수요 자체가 위축된 데다 금융시장 상황에 민감한 업종 특성상 투심이 더욱 싸늘해지고 있다. 최근 발행량이 급감한 것은 물론, 채권을 찍고도 유통시장에서 판매가 되지 않아 증권사가 떠앉는 경우 등이 빈번해지고 있다.

여전사의 조달 어려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일괄신고채에서 장기 기업어음(CP) 등으로 발길을 돌리는 등의 차선책을 택하기도 했으나 시장자금 유출 현상 심화 등으로 이마저도 점차 녹록지 않아지고 있다. 여전사의 경우 자산 성장과 조달이 직결된다는 점에서 이같은 현상이 장기화될 경우 펀더멘탈 악화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여전채 미매각 물량 확대, 발행량도 급감

KB국민카드는 이달 17일 1000억원 규모의 여전채를 발행했다. 만기는 6년 9개월(2027년 6월 21일)가량이다. 발행 금리는 1.980%다.

통상적으로 여전채는 발행 당일 유통시장에서 매각된다. 하지만 17일 해당 채권의 거래 물량은 제로(0)였다. 이후 27일까지 추가로 유통된 물량은 없었다. 사실상 인수단이 남은 금액을 매각하지 못하고 떠안고 있는 셈이다.

이는 KB국민카드만의 문제는 아니다. 같은날 여전채를 발행한 BNK캐피탈(100억원, 13개월물)과 엠캐피탈(300억원, 1.5년물) 역시 상황은 동일했다. 모두 발행 후 현재까지 유통시장 내 거래 이력이 없다.

16일 JB우리캐피탈이 100억원어치 발행한 채권(1.5년물) 역시 유통시장에서 소화되지 못했다. 같은날 삼성카드가 발행한 200억원 규모의 지속가능채권(5년물)의 경우 100억원만이 시장에서 거래됐다. 이후 27일까지 유통거래 내역이 없었다는 점에서 인수단이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금리 인상 본격화 등으로 여전채에 대한 투심이 위축된 결과다. 업계 관계자는 "한달 사이 AA급 여전사 3년물 발행금리가 20bp 가량 급등했다"며 "여전채의 경우 연간 공급량이 상당한 데다 조달 의존도가 높다는 산업 리스크 등으로 다른 채권보다 더욱 시장 변화의 직격탄을 더욱 빨리 맞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여전사 조달의 어려움은 발행 물량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7일까지 발행된 여전채(신용카드·할부금융채)는 3조 4735억원에 불과했다. 지난달 발행량은 5조 4490억원으로, 이달이 아직 삼일 가량 남았다는 점을 고려해도 이같은 감소는 과중해 보인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차이는 더욱 극명했다. 지난해 9월 여전채 발행 물량은 4조 5110억원으로, 이달(1~27일) 대비 29% 많은 수준이었다. 지난해의 경우 코로나19 사태로 여전사 조달이 수월치 않은 환경이었다는 점에서 현재의 발행 물량 감소가 더욱 심각해 보인다.


◇조달 악화 장기화 전망, 차선책 장기CP도 점차 싸늘

채권 조달이 녹록지 않자 최근 여전사들은 장기CP 등의 차선책을 택하기도 했다. 실제로 KB국민카드는 17일 1000억원 규모의 일괄신고채 발행에 앞서 14일 2000억원어치 장기CP를 찍기 위해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메리츠캐피탈의 경우 금융지주 지급보증으로 내달 7일 2000억원 규모의 장기CP를 발행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장기 CP의 경우 일부 투자기관이 시가평가를 유보하는 경우가 있어 채권에 비해 금리 인상에 따른 손실을 비교적 늦게 확인할 수 있다"며 "이같은 특성 등으로 채권 조달이 녹록지 않아진 여전사들이 차선책으로 장기CP를 택하기도 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역시 점차 쉽지 않아질 전망이다. 금리 인상으로 머니마켓펀드(MMF) 등의 자금 유출이 가속화되는 등 시장 기반 자체가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단기 자금이 넘쳐야 장기물로 흘러가는데 현재는 유동성 자체가 위축되다보니 장기CP 수요마저도 많지 않다"며 "여전사의 조달 어려움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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