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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하나은행, 은행권 점포 효율화 '최전선' 상반기 18개씩 감소…비용 효율성 제고, 대면 영업채널 전략 변화 반영

이장준 기자공개 2021-09-30 07:52:26

이 기사는 2021년 09월 29일 10: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은행들이 비대면 금융 활성화와 디지털 경쟁 가속화 움직임에 발맞춰 오프라인 점포를 계속해서 줄이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이 현재까지 영업점을 가장 많이 축소했다. 단순히 비용 효율성을 제고하는 걸 넘어 달라진 대면 영업 채널 전략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영업하는 19개 은행의 국내 영업 점포(지점+출장소) 수는 올 6월 말 기준 6333개로 나타났다. 2017년 말까지만 해도 6800개에 육박했으나 매년 줄어든 결과다.

여기에는 인터넷전문은행 등장과 더불어 비대면 금융이 본격화된 영향이 한몫했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영업을 개시했다. 편의성을 앞세워 이들 은행은 여수신 시장을 빠르게 잠식했다.


올 6월 말 기준 국내 은행 원화대출금 가운데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원화대출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1.17%, 0.26%에 달한다. 한동안 증자가 어려워 개점휴업 상태였던 케이뱅크는 차치하고 카카오뱅크만 놓고 보면 한국씨티은행, 광주은행, 전북은행, 제주은행의 시장점유율(M/S)을 이미 넘어섰다. 사실상 영업을 한 기간이 4년 가량인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성장세다.

위기의식을 느낀 기존 은행들도 디지털전환(DT)에 박차를 가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오프라인 점포는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는 의미는 있지만 비용 대비 효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MZ세대로 대표되는 젊은 층에서는 비대면 금융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됐다. 과거에는 점포 수가 많을수록 고객과 접점이 많은 은행이었다면 이제는 편리한 비대면 서비스를 제공하는 은행이 고객을 많이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출처=금융감독원

특히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언택트(Untact) 문화가 빠르게 자리 잡았다. 지점 수도 여느 때보다 가파르게 감소했다. 19개 국내 은행 통틀어 2018년에는 20개, 2019년 57개에 이어 작년에는 무려 303개의 점포가 줄었다. 올 들어서도 작년만큼은 아니지만 6개월 새 총 78개의 점포가 사라졌다.

은행별로 점포 추이를 살펴보면 최근 몇 년 새 가장 많은 점포를 줄인 은행은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으로 나타났다. 2019년에는 하나은행이 29개의 점포를 줄였다. 이듬해에는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이 각각 79개, 73개에 달하는 점포를 축소했다. 올 상반기까지 두 은행은 각각 점포 수가 18개씩 줄었다. 최근 3년간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이 줄인 점포 수는 신한은행과 비교해 10~14배 수준에 달한다.

흥미로운 건 시중은행 가운데 국민은행은 점포가 가장 많고 하나은행은 가장 적다는 점이다. 국민은행은 리테일에 강점을 지닌 옛 주택은행과 합병한 만큼 태생적으로 점포 수가 많을 수밖에 없었다. 계속해서 점포를 줄였지만 지난해 들어서야 비로소 점포 수가 1000개 아래로 떨어졌다.

물론 점포 수를 줄이면 비용 효율성을 높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은행의 사업구조상 인건비를 제외하면 지점이나 ATM 등 운영비가 고정적으로 지출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효율성을 보여주는 지표로 경영진의 성과에 중요하게 반영되는 총영업이익경비율(CIR)을 낮추기 위해서는 이익을 많이 남기는 동시에 비용을 줄여야 한다.

하지만 단순히 실적 개선을 위한 비용 감축으로 해석하기엔 무리가 있다. 대면 채널 운영 전략 변화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국민은행의 경우 2019년부터 기존의 파트너십 그룹(PG) 영업체계를 고도화한 'PG 2.0' 채널 전략을 펼치고 있다. PG는 일정 지역의 6~7개 지점을 묶은 거점을 중심으로 영업하는 공동 영업 체계를 말한다. 지역 거점인 유니버설 허브 점포를 대형화해 종합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거점 내 지점의 업무별 특화점 운영하거나 지점 간 협업 마케팅을 강화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오프라인 채널의 방향성을 통합 점포 형태로 바꾸면서 소매금융만 전담하거나 기업금융만 맡는 식으로 특화해 운영하고 있다"며 "대면 고객 수가 줄어들고 비대면 금융 트렌드를 반영해 효율성을 높였다"고 밝혔다.

하나은행 역시 오프라인 채널 효율화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양상이다. 지난달 말에는 산업은행과 공동 점포 운영을 위한 업무협약도 맺었다. 공동 전산 개발이 완료되는 내년부터는 전국 하나은행 영업점 창구에서 산업은행 고객에게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아울러 BGF리테일과 손잡고 다음 달 송파구에 금융특화 CU 편의점을 선보일 계획이다. ATM을 고도화한 스마트텔러머신(STM)을 꾸려 계좌 개설과 통장 재발행, 체크카드·보안카드 발급 등 서비스를 제공하려 한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젊은 층이 은행보다 편의점이 익숙하고 고령층을 위한 ESG 경영을 실천하기 위해 편의점에서도 실제 은행 업무 처리 수준에 이르도록 할 계획"이라며 "점포 운영을 효율화하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지방은행 중에서는 대형사인 부산·대구·경남은행이 가장 적극적으로 점포를 효율화하고 있다. 지난해 1년 동안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은 총 31개의 점포를, 대구은행은 9개의 점포를 축소했다. 올해 들어서는 대구은행과 경남은행이 각각 7개, 3개씩 점포 수를 줄였다. 비대면 금융 거래 확산으로 지방은행만의 경쟁력이 약화하면서 거점 중심으로 점포를 통폐합하고 수도권에 진출하거나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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