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회계 톺아보기]현대차와 기아의 '닮은 듯 다른' 개발비 자산연구개발 조직 통합·운영, 디자인 담당만 따로 선임···개발비 자산화율·손상 규모 등서 '차이'
양도웅 기자공개 2021-10-05 07:40:11
이 기사는 2021년 09월 30일 15: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연구개발(R&D) 조직을 통합해 운영한다. 양사 차량의 대부분이 동일한 플랫폼(차체와 차대)을 활용하기 때문에 플랫폼을 연구개발하는 조직을 별도로 운영할 이유가 적다. 최근 양사가 내놓은 신형 전기차인 아이오닉5와 EV6도 같은 플랫폼인 E-GMP에 기반한다. 제네시스 GV60도 마찬가지이다.연구개발본부장은 현대차 소속의 알버트 비어만 사장이다. 2014년 고성능차 개발을 위해 BMW에서 영입된 그는 8년째 현대차·기아의 미래 기술 확보에 힘쓰고 있다. 비어만 사장을 보좌하는 부본부장은 박정국 사장으로 현대차 소속이다. 그 아래 9개 담당과 3개 부, 1개 연구소, 1개 센터의 책임자도 한 곳만 제외하면 모두 현대차 소속이다.
디자인 담당 책임자만 한 명이 아닌 두 명이다. 이상엽 전무가 제네시스를 포함해 현대차의 디자인을 맡고 카림 하비브 전무가 기아차 디자인을 지휘한다. 양사의 정체성 차이를 디자인 단계에서 만큼은 확실히 둔 셈이다. 이 전무와 하비브 전무는 현대차에 영입되기 전에 각각 벤틀리와 닛산 인피니티에서 근무했다.
연구개발이 통합·운영되는 까닭에, 그러면서도 디자인을 포함한 몇몇 영역에선 양사가 따로 움직이기 때문에 현대차와 기아의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와 개발비 자산화율 등은 '닮은 듯 다른, 다른 듯 닮은' 모습을 보인다.
최근 5년을 살펴보면 현대차와 기아의 총 연구개발비는 증가하고 있지만, 양사를 따로 떼 보면 현대차 연구개발비는 오름세이고 기아의 연구개발비는 정체이다. 이는 연구개발 인력의 대부분이 현대차 소속이고 현대차가 출시 준비하는 차량이 더 많은 점 등이 이유로 분석된다.
개발비 자산화율(연구개발비 가운데 개발비 인식 비율)의 흐름도 비슷하다. 양사의 연구개발 단계는 △선행 연구 △개발 승인 △제품 개발 △양산 개시로 같다. 양사는 여기서 선행 연구에 투입한 연구개발비는 제조경비와 판매관리비로 즉시 비용처리한다. 개발 승인부터 사용한 연구개발비는 향후 수익으로 돌아올 것으로 판단해 무형자산인 개발비로 인식한다.
개발비 자산화율이 높다는 건 수익성 측면에선 당장 긍정적이다. 즉시 처리하지 않고 이연시키는 비용 규모가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처럼 자동차 산업이 100여년간 유지한 내연기관 시대를 벗어나는 때엔 전보다 더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따라서 연구 프로젝트 가운데 개발 승인이 나지 않는 사례가 예년보다 많아질 가능성이 크다.
이는 곧 개발비 자산화율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된다. 실제 현대차와 기아의 개발비 자산화율은 최근 2~3년간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단 기아의 감소 폭이 더 크다. 연구개발본부에서 기아 관련 연구 프로젝트의 개발 승인율이 낮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반대로 말하면 기아 관련 연구 프로젝트에서 선행 연구 비중이 더 높다는 뜻이다.
이 관계자는 "신차를 시장에 내놓기 위해선 기획부터 연구개발, 출시 등의 단계를 거쳐 총 4~5년 정도의 시간을 필요로 한다"며 "그 사이 시대가 바뀌면서 시장 트렌드가 변화하면 중간에 없어지는 프로젝트들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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