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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 투자기업]매각 택한 동그라미산후조리원, 투자금 허공으로 증발?제3자 배정 유상증자 형태 M&A, 미상환 RCPS 60억 회수 불가능

이명관 기자공개 2021-10-07 11:58:46

이 기사는 2021년 10월 05일 15: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최대 기업형 산후조리원 '동그라미산후조리원'에 투자했던 다수의 벤처캐피탈(VC)의 투자금이 허공으로 사라지게 됐다. 동그라미산후조리원이 회생을 위해 노력했지만, 매각을 택하면서 끝내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기술투자와 포커스자산운용, 신용보증기금 등의 피해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된다.

5일 VC업계에 따르면 동그라미산후조리원이 회생계획안 인가전 M&A를 추진 중이다. 이 방식은 법정관리 중인 기업이 M&A가 전제된 계획안으로 회생방안을 내놓겠다는 의미다. 회생계획안 인가전 M&A는 통산 채무자가 채권단의 동의를 받아낼 만한 독자적인 생존 방안이 없을 때 택하곤 한다.

여기에 법정관리 기간 중 영업력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은데,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이 방법을 택하기도 한다. 회생계획안 인가 전 M&A는 시기 적절하게 매수자가 나타나주기만 하면 상대적으로 빠르게 법정관리를 벗어날 수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동그라미산후조리원은 한창 영업활동을 벌이고 있다 보니 법정관리 기간이 길어질 수록 영업활동을 이어나가는 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법정관리에 돌입했을 때부터 어느 정도 회생계획안 인가전 M&A를 염두에 뒀을 것"이라고 말했다.

와이케이동그라미가 매각을 택하면서 이곳에 유입된 VC 자금은 사실상 건질 수 있는 게 없어졌다.

회생계획안 인가전 M&A는 보통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진행된다. 인수대금으로 채무의 일시 상환이 이뤄지게 되면서 회생기업의 재무구조를 견실하게 만드는 구조다. 이때 증자에 앞서 기존 주주에 대한 감자 혹은 소각이 이뤄지게 된다. 통상 증자를 통해 새 주인이되는 인수자는 지분율 90%를 상회하는 수준의 지배력을 확보하게 된다. 물론 100%의 지분을 확보하는 것도 가능하다.

여기서 100%에 이르지 못하는 경우는 인수금액이 회생채무를 전액 변제하기에 부족할 때다. 탕감 혹은 부족분 만큼 출자전환을 택하곤 한다. 이때 인수자의 지분이 희석되게 된다.

현재 VC는 RCPS 형태로 동그라미산후조리원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앞서 RCPS와 CB를 인수하는 형태로 투자에 나섰는데, 이중 CB는 대부분 회수한 상태다. 문제는 RCPS는 대부분 회수하지 못한 채 그대로 남겨뒀다는 점이다.

VC 중 포스코기술투자가 가장 먼저 동그라미 산후조리원에 투자했다. 2015년 6월 신용보증기금과 KDB산업은행도 투자에 참여했다. 포스코기술투자는 우선주 48만주(6.21%)를, 신용보증기금은 25만6000주(3.31%)를 확보했다.

뒤이어 SBI인베스트먼트와 IBK캐피탈, 수림창업투자, 유안타인베스트먼트, 코리아에셋투자증권도 투자에 나서며 주주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들은 90억을 들여 2016년 4월와 8월 RCPS와 CB를 인수하는 형태로 투자에 나섰다. SBI인베스트먼트 58만3940주(7.55%), IBK캐피탈 38만9290주(5.03%), 수림창업투자 38만9290주(5.03%), 유안타인베스트먼트 19만464주(2.52%), 코리아에셋투자증권 7만8950주(1.02%) 등이다.

여기에 현재 중국계 투자자도 함께 주주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2대 주주인 중국계 기관인 '완월드인베스트먼트(WANWORLD INVESTMENT)'는 또 다른 기관인 하일란캐피탈(HAILAN CAPITAL)과 함께 동그라미산후조리원에 투자했다. 완월드인베스트먼트는 보통주 4만3478주, 의결권이 있는 원주 3만8055주 등 총 8만1533주(11.1%)를 보유 중이다. 하일란캐피탈은 보통주와 우선주를 섞어 총 9059주(1.23%)를 들고 있다. 이들의 총 투자액은 20억원 수준이다.

가장 최근인 2019년 6월 포커스자산운용이 20억원을 들여 의결권이 없는 우선주 36만8324주(4.76%)를 매입하며 마지막 기관투자자로 이름을 올렸다.

현재 가장 많은 지분을 남겨놓은 곳은 포스코기술투자다. 포스코기술투자는 RCPS 15억원, CB 15억원 어치를 인수했다. RCPS는 전액 물려 있다. 작년 상환청구에 나섰지만, 돌려받지 못한 상태다. 10억원을 들여 RCPS에 투자한 신용보증기금도 마찬가지 상황에 놓였다.

SBI인베스트먼트와 IBK캐피탈, 수림창업투자,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은 2019년 중 조기상환 요건을 발동해 일부분을 상환받았다. 하지만 전액 상환을 받지는 못한 상태다. 이들이 상환받은 금액은 30억원 수준으로 10억원 가량을 회수하지 못했다.

유안타인베스트먼트는 SBI인베스트먼트와 함께 투자에 나섰지만, 조기 상환에 나서지 않으면서 전액 물려있는 상태다. 특히 가장 늦게 투자한 포커스자산운용은 투자 1년여 만에 전액 손실로 처리할 위기에 처했다. 이렇게 현재까지 동그라미 산후조리원 우선주 투자로 유입된 자금 100억원 중 60억원 가량이 묶여 있는 상태다.

동그라미 산후조리원의 최대주주는 설립자인 김영광 대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2019년말 기준 보유 지분은 보통주 400만주다. 지분율로 보면 전체의 과반을 조금 넘는 51.71% 수준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통상 RCPS의 경우 다른 주식과 마찬가지로 처리된다"며 "매각을 택한 만큼 못받을 돈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실제 몇몇 VC는 이미 손상처리를 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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