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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상선 구주매출 최소 3000억원대, 우오현 회장에 쏠린 눈 '우 회장 압도적 지분' 삼라 등 구주 매각으로 최소 3000억 수익 예상···활용 방안 '주목'

양도웅 기자공개 2021-10-12 07:29:56

이 기사는 2021년 10월 08일 14: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M그룹 해운 부문 계열사인 SM상선이 최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면서 코스닥 상장을 위한 채비를 속속 갖춰가고 있다. 내달 1일과 2일 이틀간 수요예측을 실시해 공모가를 확정하고 4일부터 5일까지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청약을 진행한다. 공모가 희망 범위는 1만8000원~2만5000원이다.

수요예측 흥행 여부와 함께 주목되는 점은 기존 주주들이 구주매출로 적지 않은 규모의 자금을 회수할 계획이라는 점이다. 회사가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삼라마이다스가 2800만주, 티케이케미칼이 2000만주, 삼라가 1968만8440주를 보유하고 있다. 최대주주는 지분 41.37%를 보유한 삼라마이다스다.

세 개사는 보유주식 가운데 총 1692만2110주를 공모주식으로 내놓는다. 공모가를 희망 범위의 가장 낮은 1만8000원으로 가정해도 약 3045억원 어치이다. 삼라마이다스가 가장 많은 주식을 처분할 예정이다. 3045억원 가운데 절반 이상인 1827억원을 회수할 것으로 보인다.
(출처=SM상선 증권신고서)
◇ '그물망 式' 복잡한 지배구조 속 핵심은 역시 우오현 회장

구주매출로 발생하는 최소 3000억원의 자금은 구체적으로 누구의 몫일까. 이에 답하려면 그룹 지배구조를 봐야 한다. SM그룹은 올해 5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에 지정받았다. 그간 지속적인 인수합병으로 계열사 수를 확대하면서 자산총액이 10조원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다행히 순환출자 등 문제가 될 부분을 선제적으로 해결한 덕분에 공정위 지정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은 지배구조 측면에서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그물망 식으로 복잡하게 얽혀 있는 지배구조와 사실상의 우오현 회장 개인회사가 많다는 점은 SM그룹 지배구조를 볼 때 주의해서 봐야 할 점이다.

먼저 현재 SM상선 1대주주이자 최대 구주매출(1827억원)을 일으킬 예정인 삼라마이다스는 우 회장과 아들 기원 씨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구주매출로 974억원을 쥐는 삼라의 최대주주도 지분 68.82%를 보유한 우 회장이다. 나머지 지분들은 우 회장 측근인 김혜란 씨와 삼라희망재단이 나눠 갖고 있다.

삼라마이다스와 삼라 모두 우 회장이 독점적인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는 곳인 셈이다. 이는 곧 우 회장이 구주매출의 90% 가량인 2800억원의 자금을 방해받지 않고 직접 운용할 수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SM상선 2대주주인 티케이케미칼도 뜯어보면 우 회장의 지배력이 상당한 곳이다.
지분율은 최대주주의 지분율만을 표기함. SM상선만 주주의 지분율을 모두 표기. (출처=각 사 사업보고서)
코스닥에 상장된 티케이케미칼은 일반 개인투자자들이 적지 않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만 최대주주인 SM인더스트리와 2대주주인 우방이 각각 32.86%, 15.03%의 지분을 보유한 곳이다. 우방의 최대주주가 SM인더스트리(37.69%)인 점을 감안하면 티케이케미칼은 SM인더스트리의 회사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럼 SM인더스트리의 최대주주는 누구일까. 바로 우 회장과 부인인 김혜란 씨, 삼라희망재단이 지분 100%를 보유한 삼라이다. 우 회장이 별도로 SM인더스트리 지분 7.9%를 더 들고 있고, 우 회장이 최대주주인 SM스틸도 지분 12.0%를 보유한 점을 감안하면 SM인더스트리에서도 우 회장은 독점적인 지배력을 행사하는 것이다. 즉 우 회장이 구주매출 자금을 '전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 새로운 M&A 시도 vs. 기존 계열사 역량 강화, 우 회장 선택은

이에 따라 3000억원의 향방을 전망하려면 우 회장의 의중을 짐작해봐야 한다. 일단 SM상선에 재투자하는 안은 후순위일 것으로 판단된다. 이번 상장에 따른 순입금 규모가 3000억원에 달하고 현재의 회사 유동성(유동비율 252%)과 안정성(부채비율 92%) 모두 준수해 자체 조달 여력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이를 제외하면 가장 첫 손에 꼽히는 건 새로운 인수합병(M&A)을 시도하기 위한 자금으로 활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호남 지역의 군소 건설사였던 삼라건설(현 삼라)을 현재 58개에 달하는 계열사를 거느린 자산총액 10조원 이상의 그룹으로 키운 원천이 바로 우 회장의 'M&A 본능'이기 때문이다.
우오현 SM그룹 회장
최근 쌍용자동차 인수를 추진하다가 장고 끝에 철회한 점에서 알 수 있듯 우 회장의 M&A 본능은 식지 않았다. 앞서 올해 상반기에 자동차 부품사인 지코를 인수하기 위한 투자계약도 체결했다. 우 회장 본인 스스로도 경영상 어려움에 빠진 기업들을 인수해 정상화시킨 점에 큰 자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기존 계열사들의 역량 강화를 위한 자금 수혈 가능성도 있다. SM그룹은 현재 건설, 해운, 자동차 부품, 화학 소재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계열사들을 거느리고 있다. 흥미롭게도 대부분의 계열사가 호황 국면(건설과 해운업)을 맞고 있거나 역사적인 변화(자동차 부품업)를 맞고 있다. 그만큼 투자의 필요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올해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에 지정된 점도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실어주는 요인이다. 계열사 간 신규 채무보증을 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SM그룹은 주로 삼라를 통해 우방과 SM스틸, 삼라마이다스 등에 채무보증을 제공해 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채무보증이 어려워지므로 상호출자와 순환출자를 피해 직접 유증에 참여하는 방향으로 계열사를 지원해야 한다.

이 관계자는 "현재 그룹 차원에서 구주매출 자금을 어디에 쓸 것인지는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우 회장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가 관심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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