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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억 유증' 신흥에스이씨, CPS 인수자 변경 왜 동훈인베 등 인수계약 취소, 주가 급락·원재료 시세 등 영향 분석

조영갑 기자공개 2021-10-15 08:00:18

이 기사는 2021년 10월 12일 16:4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차전지 캡어세이(Cap Ass'y) 제조기업 '신흥에스이씨'가 유상증자 공시 한 달 만에 CPS(전환우선주) 인수자를 대거 변경하면서 배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설비투자를 위해 1000억원을 조달할 예정인 가운데 지난 9월 이후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 주가흐름이 기관투자자의 '변심'을 촉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신흥에스이씨는 134만주의 CPS를 3자배정 방식으로 발행해 1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한다. 현재 발행주식수 753만주의 18%에 이르는 물량이다. 신흥에스이씨는 조달 자금 중 700억원을 시설자금, 300억원을 운영자금으로 배정했다. 2차전지 수요가 급증하면서 본격적으로 CAPEX(자본지출) 투자에 나서는 모양새다.

눈에 띄는 건 공시가 나간 9월 7일 이후 한 달여 만에 3자배정 인수자가 대거 물갈이됐다는 점이다. 당시 인수기관은 제이케이엘(JKL)파트너스(45만주), 스틱인베스트먼트(45만주), 동훈인베스트먼트(30만주), 산업은행(13만주)였다.

하지만 이번 정정공시에서 제이케이엘(JKL)파트너스와 동훈인베스트먼트를 대신해 △세컨웨이브유한회사(45만주) △에스지코어유한회사(10만주) △케이씨삼호투자 유한회사(10만주) △대신에스케이에스이노베이션제2호 사모투자합자회사(5만주) △에스케이에스한국투자제1호 사모투자합자회사(5만주)가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신흥에스이씨 관계자는 "동훈인베스트먼트는 인수 계약이 해지된 것이 맞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동훈인베스트 등이 유상증자에서 발을 뺀 것은 내리막을 걷고 있는 신흥에스이씨의 주가흐름 때문으로 보인다. 당초 이번 CPS 발행은 최근 신흥에스이씨의 평균산술주가(8만2986원) 대비 10% 할인된 금액인데다 1년 후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포함돼 '기관 친화적'으로 설정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지난 9월 이후 내리막을 걷고 있는 신흥에스이씨의 주가흐름에 부담을 느꼈다는 후문이다.

신흥에스이씨의 주가는 8월 17일 종가 5만9800원 수준에서 하루 만에 7만7000원으로 폭등하면서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같은달 20일에는 거래량이 크게 늘면서 장중 한때 9만500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2차전지 메이커들의 대형 투자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에 대한 기대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원자재 이슈가 불거진 9월 초부터 하향곡선을 그리면서 이달 12일 종가기준 7만1000원 선으로 떨어졌다.
▲신흥에스이씨 최근 3개월 주가 흐름(출처=네이버금융)

VC업계 관계자는 "2차전지 업황이 밝은 상황이지만, 1년 이후 보통주 전환을 통한 엑시트 시점을 두고 냉철한 계산을 한 것"이라면서 "사실상 주가가 최고점일 때를 기준으로 발행가액을 설정했는데, (동훈인베 등은) 향후 주가가 이 수준을 회복하기 힘들 거라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치솟고 있는 원자재 가격 역시 신흥에스이씨의 채산성과 기업가치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신흥에스이씨는 알루미늄 소재로 2차전지의 껍데기인 캔(CAN)과 캡어세이 등을 생산한다. 신흥에스이씨는 2019년도 원재료 매입비로 1250억원을 지출한 데 이어 지난해 1380억원, 올해 상반기 909억원을 썼다. 고객사 향 공급 증가와 연동돼 있지만 '그린플레이션' 탓으로 원재료 단가가 뛴 영향도 크다. 비중이 해마다 커져 향후 순이익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신흥에스이씨는 유상증자로 확보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해외 설비투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700억원을 투입해 주요 고객사 삼성SDI 생산라인이 있는 헝가리, 말레이시아 등에 캔, 캡어세이 관련 설비를 확대한다. 300억원은 알루미늄, 사출품 등 원재료 매입에 사용한다. 원재료 가격의 부담이 여전하지만, 고객사 전방투자가 크게 늘고 있기 때문에 매출 규모를 극대화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복안이다.

CB(전환사채)와 달리 회계상 자본으로 인식되는 CPS 발행에 성공했기 때문에 재무건전성도 동시에 챙길 수 있다는 입장이다. 부채비율의 부담 없이 오롯이 증자효과를 누릴 수 있다. 신흥에스이씨의 금융부채는 올해 상반기말 1031억원, 부채비율은 151.44%다. 그동안 설비투자, 원재료 매입을 위해 금융권 장단기 차입을 자주 활용한 탓이다.

신흥에스이씨 관계자는 "확보된 유동성은 공급확대를 대비한 설비투자에 활용될 것"이라면서 "유상증자의 3자배정 인수자가 변경된 것은 인수기관 내부의 사정에 따른 것으로 회사의 정책과는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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