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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 구조조정]두산건설 매각 재추진, 채권단 졸업 '마지막 퍼즐'신영 제안 딜 구조에 채권단도 "나쁘지 않다"

박기수 기자공개 2021-10-19 07:46:06

이 기사는 2021년 10월 13일 14: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졸업 희망자' 두산그룹과 '졸업 결정자' 채권단 사이에는 공감대와 온도 차가 동시에 존재한다. 인프라 매각 등 두산그룹이 그간 자구안 달성을 위한 노력을 비교적 충실히 했다는 점은 채권단을 넘어 시장이 인정하는 점이다. 여기에 보유 자금을 '영끌'하면 논리적으로는 졸업이 가능하다는 점도 채권단 일각에서는 인정하는 분위기다.

그럼에도 채권단은 쉽사리 졸업장을 내주지 않고 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내년 졸업이지만 두산그룹은 오래 전부터 연내 조기 졸업을 꿈꾸고 있다. 심지어 이 '연내'도 살짝 늦어진 감이 있다. 두산그룹은 올해 중반 경부터 은행 자본과의 종속관계를 끊고 싶어 했다. 두산은 고급 인력들의 이탈과 각종 딜(Deal) 전쟁에서 '구조조정 기업'이라는 낙인 탓에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는 점도 채권단에 어필했다. 채권단으로부터 수혈 받은 긴급경영자원 3조원도 갚을 만한 여력이 있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다만 채권단은 두산의 '영끌' 이후의 상황도 생각해야하는 입장이었다. 외형이 작아진 두산그룹이 비핵심자산을 매각하고, 기존 사업과 신사업으로 충분한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확신'이 채권단에게 필요했다. 이런 확신 없이 졸업장을 내줬다가 추후 다시 채권단 관리를 받는 처지가 되면 결국 채권단이 판단을 잘못한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두산과 채권단의 시각 차는 여기서 발생했다.

채권단은 두산에게 연내 졸업을 위해 두산건설에 대한 구체적인 매각 계획서를 요구했다고 전해진다. 팔겠다고 말로만 하지 말고 거래 상대방을 찾아 의향서라도 받아오면 졸업장을 쥐어주겠다는 것이었다. 다만 두산건설은 작년 대우산업개발로의 매각 무산 이후 원매자를 좀처럼 찾지 못하고 있었다. 시장이 바라보는 두산건설과 두산이 바라보는 두산건설의 몸값에 차이가 있었다.

그러다 신영증권이 등장했다. 신영증권은 두산건설 인수를 제안하면서 사모투자펀드(PEF) 방식과 함께 두산건설이 자체적으로 후순위 현물출자를 단행할 것을 제안했다고 전해진다. 두산건설에 대한 시장과 두산의 몸값 기대치 차이만큼 두산건설이 현물출자하고, 나머지는 신영증권이 대는 조건으로 2~3년 동안 두산건설을 좀 더 경영해보자는 것이다. 두산 측은 이 제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채권단은 이에 대해 "실제로 이뤄진다고 가정한다면 나쁜 선택은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원매자가 없다면 이런 방법을 택하는 것도 (졸업에) 나쁜 방향은 아니다"라면서 "두산의 신사업 내용도 나쁘지 않고, 두산건설 딜로 단기적으로 일정 부분의 유동성이 채워지는 것이기 때문에 채권단이 요구한 여러 사안들이 충족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물론 2~3년 후 미매각에 대한 리스크가 있지만 원매자가 없는 입장에서 이런 시나리오도 없이 두산건설을 끌어안고 있는 것 보다는 훨씬 나은 것"이라면서 "두산이 이런 안을 꾸려온다면 반대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두산 입장에서도 '앓던 이'를 시원하게 빼는 결과는 아니지만 조기졸업이라는 실리와 '결자해지'라는 명분을 잡을 수 있는 안이라는 평가다. 업계는 2~3년 뒤 재매각에 나설 때 관건으로 두산건설의 재무구조 개선을 꼽고 있다. 두산건설의 부채비율은 올해 상반기 말 연결 기준 431%다.

두산이 연내 졸업하면 채권단 관리 하에 들어간 지 약 2년 만의 졸업이 된다. 두산그룹은 두산인프라코어를 비롯해 두산솔루스, 두산타워, 클럽모우CC 등 주요 자산들을 매각하고 대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하는 등 자구안 달성에 열을 올렸다.

재계 관계자는 "두산건설 매각 딜이 조기 졸업의 마지막 퍼즐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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