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벤토리 모니터]DL이앤씨, 디벨로퍼 전략 드러난 압도적 '용지' 비중경남 거제·인천 검단 개발 부지 확보…분양 주택 사실상 '완판'
이정완 기자공개 2021-10-19 07:34:17
[편집자주]
제조기업에 재고자산은 '딜레마'다. 다량의 재고는 현금을 묶기 때문에 고민스럽고, 소량의 재고는 미래 대응 능력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또 걱정스럽다. 이 딜레마는 최근 더 심해지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생산라인은 자주 멈춰서지만 1년 넘게 억눌린 소비 심리는 분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벨은 주요 기업들의 재고자산이 재무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10월 15일 10: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DL이앤씨의 용지 재고가 1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DL이앤씨 재고자산의 대부분을 용지가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올해 1월 DL(옛 대림산업)에서 분할된 후 디벨로퍼 전략을 강조하고 있는 DL이앤씨의 의지가 드러나는 대목이다.지난 상반기 말 기준 DL이앤씨 재고자산은 9674억원을 기록했다. DL이앤씨 재고자산 중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자산은 용지다. 용지는 9313억원으로 전체 재고자산 중 96%에 달한다.
DL이앤씨 관계자는 “경남 거제와 인천 검단신도시 등에서 개발 부지를 확보했다”며 “이 자산이 용지로 집계됐다”고 말했다.
건설사 재고자산은 일반적인 제조업체와 다른 자산으로 구성된다. 제조업의 재고자산은 회사가 생산해둔 제품 혹은 생산 중인 제품, 원재료 등으로 이뤄진다. 반면 주택 사업을 중심으로 하는 국내 대형 건설사의 경우는 주택을 지을 수 있는 땅(용지)과 짓고 있는 주택(미완성주택), 다 지었지만 팔리지 않은 주택(완성주택)이 재고자산에서 상당 비중을 차지한다.
DL이앤씨 재고자산 중 96%가 용지라는 것은 회사가 개발사업을 위한 토지 확보에 그만큼 힘을 쏟았다는 의미다. DL이앤씨는 1월 분할 신설 후 디벨로퍼 역량에 집중해 고수익 중심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를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구체적인 목표로 2023년까지 전체 주택 수주 비중에서 디벨로퍼 수주 비중을 약 30%로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했다.
용지 증가는 과거 대림산업 시절과 비교하면 더욱 눈에 띈다. 2017년 4734억원이던 용지 자산은 2018년 5174억원, 2019년 6739억원으로 매년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기업 분할 과정에서 회계 처리로 인해 용지가 공시되지 않았지만 증가세를 이어갔을 것으로 예상된다.
DL이앤씨가 확보한 대형 용지 중 경남 거제 현장은 빠르게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e편한세상 거제 유로아일랜드 부지는 2018년 10월 당시 대림산업이 거제빅아일랜드PFV로부터 사들인 땅으로 2019년 10월 분양해 완판에 성공했다.
DL이앤씨는 경남 거제에서 개발사업을 이어가 e편한세상 거제 유로스카이를 지난 4월 분양했다. 이 부지 또한 역시 거제빅아일랜드PFV로부터 지난해 6월 1019억원에 매입한 것이다.
상반기 말 기준 e편한세상 거제 유로아일랜드는 공사 진행률 53%, e편한세상 거제 유로스카이는 공사 진행률 4%를 기록 중이다. 용지는 공사 진행률에 따라 원가 처리가 이뤄지기 때문에 사업이 빨라질수록 용지도 줄어든다.
DL이앤씨 재고자산 대부분이 용지이기 때문에 나머지 재고자산의 상태에도 관심이 간다. 용지 외 재고자산이 적다는 것은 건설사 주택 사업을 위협하는 미분양 주택이 적다는 뜻이기도 하다.
상반기 말 기준 DL이앤씨 완성주택은 1억원에 불과했다. 완성주택은 공사가 완료되었음에도 미분양인 주택을 나타내는 계정이다. 최근 부동산 청약시장에 주택 수요자가 몰린 덕에 완성주택이 낮은 수치를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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