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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지가격 인상 러시]'생리대 파동' 극복 깨끗한나라, 올해는 고지값 걱정④백판지 매출 비중 52%, 영업이익률 8.32%p↓...'오너3세' 최현수 사장 경영능력 주목

김서영 기자공개 2021-10-26 09:23:10

[편집자주]

'코로나 19'가 불러온 언택트 소비 트랜드로 지난해 활짝 웃었던 제지업계가 올들어 '울상'을 짓고 있다. 원재료인 펄프와 고지 가격, 해상운임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원가 부담이 가중된 탓이다. 올들어 매 분기 가격 인상을 단행하면서 수익성 방어에 나섰으나 힘에 부치는 모습이다. 더벨이 제지업계의 가격 인상 '러시(rush)' 현상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1년 10월 21일 16:2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진실된 마음으로 깨끗한 미래를 만듭니다.'

깨끗한나라의 경영 비전이다. 깨끗한나라는 2017년 발생한 생리대 파동으로 위기를 겪었다. 유해물질 불검출 결과를 통보 받기까지 그 여파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수익성에 직격탄이 됐다.

2019년 우호적인 시장상황을 등에 업은 제지 사업부문의 활약으로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그러나 올들어 주요 원재료인 고지와 펄프 가격이 급등하면서 다시 하락 기류를 타는 모습이다. 해상운임 상승도 큰 타격을 입혔다. 한 차례 위기를 극복한 '오너 3세' 최현수 사장의 경영 능력이 다시금 발휘될지 주목된다.

◇'실적 방어' 역할 PS사업부, 원재료값 상승 탓 수익성 약화

깨끗한나라는 휴지, 물티슈, 생리대 등을 생산하는 기업으로 대중에 친근한 생활용품 업체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깨끗한나라는 지난해 기준 전체 매출의 52%가 제지사업, 즉 PS(Paper Solution)사업부에서 나오는 제지업체다. 깨끗한나라의 제지업은 '백판지' 생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백판지는 산업용지군의 하나로 제약, 화장품, 생활용품, 제과, 문구 등의 포장재로 사용된다.

백판지의 주요 원재료는 재생펄프(고지)로 판지심면용으로 사용된다. 올 상반기 고지 매입 비용으로 475억원을 지출해 전체 원재료 매입 비용의 60%를 차지한다. 고지 다음으로 원재료 매입 비중이 높은 것은 펄프다. 펄프는 판지표면용으로 쓰이며 깨끗한나라의 주요 제품인 화장지 생산에 주로 사용된다. 올 상반기 펄프 매입 비용은 191억원으로 비율로 따지면 23.8%에 해당한다.

한동안 PS사업부는 깨끗한나라의 전체 수익성을 견인하는 역할을 했다. PS사업부의 영업이익률은 2016년부터 2018년 3년 동안을 제외하면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 2017년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중국 정부가 환경보호의 일환으로 고지 수입을 막으면서 국내 고지량이 늘어나 가격이 내려가는 우호적인 시장 환경이 조성됐다. 이에 PS사업부는 이듬해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지난해 9.8%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PS사업부가 수익성을 높여가던 당시 또 다른 사업부문인 HL(Home&Life)사업부는 악재를 만났다. 2017년 깨끗한나라의 대표 생리대 브랜드인 '릴리안'과 관련해 생리대 유해물질 파동이 일었다. 이 사건으로 인해 HL사업부분은 2017년부터 3년간 적자의 늪에 빠졌다. 영업손실률은 2018년 -11.9%까지 떨어졌다. 이후 국제인증전문기관 조사를 통해 유해물질 불검출 판정을 받았지만 장기간 후유증을 앓아야 했다.

이 기간 깨끗한나라의 전체 영업손실률은 -4% 수준이었다. PS사업부의 수익성 제고가 이뤄지는 시기와 맞물리면서 수익성을 방어하는 역할을 한 셈이다. 깨끗한나라는 이와 더불어 매출원가를 절감하기 위한 자체 노력도 기울였다. 전체 매출 대비 매출원가의 비중은 2018년 91.7%에서 지난해 78.4%까지 떨어졌다.

이러한 노력으로 깨끗한나라는 가파른 실적 성장을 이뤘다. 생리대 파동 발생 2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019년 매출액 5938억원, 영업이익 39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수익성 강화가 더욱 두드러졌다. 지난해 깨끗한나라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5902억원과 505억원으로 8.56%의 영업이익률을 나타냈다. 1년 새 영업이익률이 7.89%포인트(p) 급등한 것이다.

그러나 올들어 상황이 나빠졌다. 주요 원재료인 고지와 펄프 가격이 상승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깨끗한나라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고지 가격은 1kg당 224원으로 지난해 188원과 비교해 19% 급등했다. 같은 기간 펄프 가격도 1kg당 584원에서 624원으로 9.9% 올랐다. 이에 따라 깨끗한나라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3.44%로 작년 동기(11.76%)보다 8.32%포인트(p) 떨어졌다.

깨끗한나라 관계자는 "올해 4월을 시작으로 목표 인상률에 맞춰 여러 차례 가격 인상을 단행해왔다"며 "구체적인 판가 인상률을 외부로 밝히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전체 매출 가운데 수출 비중이 50% 정도로 해상운임 폭등의 영향을 크게 받아 매출원가 부담이 가중됐다"고 설명했다.
(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단위: 백만원)
◇수익성 강화 '키맨' 장녀 최현수 사장, 판 바뀐 지분율 향방은

깨끗한나라의 대표이사는 최현수 사장(사진)과 김민환 부사장이다. 이들은 2019년 2월 각자 대표이사에 선임돼 깨끗한나라의 경영을 이끌고 있다. 최 사장은 깨끗한나라의 위기 속 경영권을 잡았다. 그가 대표이사에 올랐던 2019년은 생리대 파동에 따른 여파로 HL사업부의 영업손실률이 -11.9%까지 떨어진 해다.

1979년생으로 올해 42세인 최 사장은 최병민 깨끗한나라 회장의 장녀이자 최화식 대한펄프공업 창업주의 손녀로 '오너 3세'다. 최 회장은 슬하에 1남2녀를 두고 있다. 최 사장은 미국 보스턴대에서 심리학을 전공했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2006년 깨끗한나라 마케팅부에 입사했다.

최 사장은 경영기획실장(이사)과 생활용품사업부장(전무)을 역임하며 10여년 간 깨끗한나라에 몸담았다. 지난해 영업이익률 8.56%를 기록하며 생리대 파동에 따른 적자 상황을 타개한 경영 능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3월 사장으로 승진했다. 사장 승진 1년여 만에 제지업 원재료값 상승이라는 비우호적인 경영 환경을 맞닥뜨리게 됐다. 관련 업계에서는 고지와 펄프 등 원재료 가격의 변동에 흔들리지 않는 수익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최 사장의 경영 과제로 지목된다.

깨끗한나라는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정관 변경을 결의해 △문서 이동 및 파쇄업 △먹는샘물 제조 및 판매업 △각종 부직포 및 기타 섬유관련 제품의 제조 판매 및 수출입업 △펄프 몰드 제품 제조 판매 및 수출입업 등을 사업목적에 추구했다. 깨끗한나라는 사업 다각화를 위한 정관 변경이라고 설명했다. 또 코로나19 사태에 발맞춰 KF94 등급 마스크와 손소독제, 손소독 티슈 등 위생용품을 출시했다.

경영 위기 속 최 사장의 리더십이 주목받으면서 오너 기업인 깨끗한나라의 지배구조에도 관심이 쏠린다. 깨끗한나라의 경영은 최 사장이 맡고 있으나 최대주주는 그의 남동생 최정규 이사다. 현재 보통주 16.12%를 보유하고 있는 최 이사는 지난해 3월 기타비상무이사에 선임돼 경영에 일부 참여하고 있다. 보통주 기준 최 사장의 지분율은 7.7%, 부친 최 회장의 지분율은 3.46%다.

최 이사는 2013년까지만해도 지분이 '0'이었으나 외삼촌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등판으로 상황이 역전됐다. 2009년 구 회장은 존폐 위기에 놓인 깨끗한나라를 살리기 위해 희성전자를 앞세워 경영권을 인수해 지분율 72%를 보유하며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끗한나라는 고강도 구조조정을 거치며 재무구조 개선을 이뤘고 2014년 7월 다시 최 회장 일가에 경영권을 넘겼다. 이 과정에서 희성전자 지분의 절반을 최 이사(24.51%)에 넘겼다. 이후 현재까지 지분 구도가 유지되고 있다.
(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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