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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십 시프트]김병진 경남제약 회장, 상장사 릴레이 엑시트 '투자금 회수'①ES큐브 이어 '클라우드에어 매각, 고가 프리미엄 덕 1071억 확보

박창현 기자공개 2021-10-28 07:21:37

[편집자주]

기업에게 변화는 숙명이다. 성장을 위해, 때로는 생존을 위해 변신을 시도한다. 오너십 역시 절대적이지 않다. 오히려 보다 강력한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경영권 거래를 전략적으로 활용한다. 물론 파장도 크다. 시장이 경영권 거래에 특히 주목하는 이유다. 경영권 이동이 만들어낸 파생 변수와 핵심 전략, 거래에 내재된 본질을 더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1년 10월 25일 15: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병진 경남제약 회장이 상장사 쇼핑을 멈추고 투자금 회수에 힘을 싣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투자기업의 경영권을 넘겼다. 기업 가치 제고 노력을 통해 경영권 프리미엄도 확실히 챙겼다. 최근 1년간 상장사 처분을 통해 손에 쥔 현금만 1000억원이 넘는다.

김 회장은 코스닥 상장 LED 전문기업 '클라우드에어(옛 라이브파이낸셜)' 경영권 매각 절차를 진행 중이다. 김 회장과 100% 개인회사 '㈜플레이크(옛 장산)'이 보유하고 있는 클라우드에어 경영권 주식 913만주(16.3%)가 매매 대상이다.

인수자는 IT 유통기업 '㈜케이앤커'다. 주당 매매단가는 5473원이며, 전체 거래 대금은 500억원에 달한다. 지난달 계약금 100억원이 오갔고, 이달 말에 중도금(150억원) 지급도 완료됐다. 다음달 2일 잔금(250억원)까지 지급되면 거래가 마무리된다.


시장의 이목은 김 회장의 달라진 투자 전략에 쏠리고 있다. 김 회장은 최근 5년간 가장 활동적인 상장사 M&A 플레이어 중 한 명이었다.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그룹사 진용을 갖춰나갔다. 라이브저축은행(현 ES저축은행)과 경남제약 인수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지난해를 기점으로 확장보다는 자금 회수에 방점을 찍고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먼저 작년 7월에 확장 전략의 꼭짓점이자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던 '라이브플렉스(현 ES큐브)'를 팔았다.

당시 김 회장은 직접 보유하고 있던 라이브플렉스 경영권 주식 1341만여주(16.98%)를 '지에프금융산업제1호주식회사'에 모두 넘겼다. 주당 3184원씩, 427억원이 오갔다. M&A 계약 체결일 당일 라이브플렉스 주가는 1000원도 안 됐다. 인수자 측이 200%를 훌쩍 넘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지불한 셈이다.

동시에 개인회사 ㈜플레이크도 김 회장과 동일한 조건으로 보유 주식을 팔았다. 그 시기 ㈜플레이크는 보유하고 있던 라이브플렉스 4회차 전환사채(CB) 30억원 어치를 모두 보통주로 전환했다. 전환가액은 661원, 전환 주식수는 453만여주였다.

이후 M&A 거래가 진행되자 김 회장과 똑같은 3184원에 보유 주식을 인수자 측에 팔았다. 결과적으로 30억원에 취득한 주식을 144억원에 넘기면서 정확히 1년 만에 114억 원의 차익을 남겼다

이처럼 김 회장은 최근 1년 새 투자 상장기업 2곳을 팔아 총 1071억원의 현금을 손에 쥐었다. 다른 투자자와 함께 지분을 판 것이 아니라 온전히 개인 물량만 팔았다는 점에서 매매 대금은 한 푼도 빠짐없이 모두 김 회장 주머니로 들어갔다.

인수 후 통합(PMI) 작업 노하우와 기업가치 제고 노력이 빛을 발하면서 고가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아낼 수 있었고, 자연스럽게 수 백억원대 투자 차익 실현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라이브플렉스는 손자회사였던 라이브저축은행의 매력도가 부각되면서 고가 매각에 성공할 수 있었다. 실제 인수자도 저축은행업 진출이 숙원이었던 한빛자산괸리대부였다.

클라우드에어는 차량용 LED 패키지 사업의 성장성이 부각된데다 올해 들어 실적 턴어라운드에도 성공하면서 경영권 프리미엄 역시 덩달아 올라갔다. 각종 감사 규제 강화로 회계 이슈에서 자유로운 코스닥 매물이 많지 않다는 점도 몸값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계약 체결일 기준 과거 한 달간 클라우드에어 평균 주가는 1800원 수준에 불과했다. 하지만 M&A 주당 매매 단가는 이보다 3배가량 더 높았다. 인수자가 200%에 달하는 프리미엄을 지불한 거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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