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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지가격 인상 러시]공급부족 '촉발' 신대양제지, 나홀로 수익성 감소⑦자회사 대양제지 화재 발생·상폐 위기...'전문경영인' 대표이사 최초 선임

김서영 기자공개 2021-10-29 07:36:07

[편집자주]

'코로나 19'가 불러온 언택트 소비 트랜드로 지난해 활짝 웃었던 제지업계가 올들어 '울상'을 짓고 있다. 원재료인 펄프와 고지 가격, 해상운임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원가 부담이 가중된 탓이다. 올들어 매 분기 가격 인상을 단행하면서 수익성 방어에 나섰으나 힘에 부치는 모습이다. 더벨이 제지업계의 가격 인상 '러시(rush)' 현상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1년 10월 27일 08: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양그룹은 지주사격인 신대양제지를 중심으로 골판지업을 영위하고 있다. 신대양제지는 골판지 재료인 원지를 생산하는 자회사 대양제지, 골판지 상자를 제조하는 광신판지, 대양판지, 대영포장 등을 자회사로 보유해 수직계열화를 이루고 있다. 대양제지는 골판지상자를 제조하는 계열사에 골판지 원지를 납품해왔다.

지난해 10월 자회사 대양제지에 화재가 발생해 재고로 보유하던 골판지 원지와 초지기(paper machine)가 소실됐다. 대양제지는 전체 골판지 원지 생산량의 7% 가량을 담당해왔다. 택배 물동량 증가로 수요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공급이 부족해지자 원재료 가격이 뛰었고, 판가 인상이 잇따랐다.

원가 부담이 커졌으나 비싼 값에도 골판지 원지를 매입하려는 수요가 뒷받침되면서 다른 골판지업체들은 올 상반기 가파른 실적 상승을 보였다. 그러나 대양제지는 생산중단 상태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면서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이 여파로 모회사 신대양제지의 올 상반기 수익성도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생산 중단' 대양제지 영업적자, 신대양제지 실적도 '주춤'

대양제지는 지난해 말 별도 기준 매출액 1080억원, 영업이익 9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8.9%였다. 고지값이 내림세를 기록했던 2018년에는 영업이익률이 23.5%까지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올 상반기 수익성이 뚝 떨어졌다. 매출액은 34억원, 영업손익은 -48억원으로 나타났다.
(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단위: 백만원)
대양제지의 실적 악화는 최대주주인 신대양제지의 연결 실적에도 영향을 미쳤다. 신대양제지는 대양제지와 마찬가지로 고지값이 저렴했던 2018년 영업이익 16.4%를 기록했다. 수익성은 점차 감소해 지난해 10.6%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 매출액 3342억원, 영업이익 399억원을 벌어들였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률은 1.3%포인트(p) 감소했다.

실적이 눈에 띄게 개선된 다른 골판지업체와는 상반된 모습이다. 올 상반기 아세아제지와 태림페이퍼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말과 비교해 각각 5.6%포인트(p)와 8.9%포인트(p) 급등했다. 양사 모두 역대 최고 실적을 갈아치웠다.

신대양제지는 아세아제지, 태림페이퍼와 마찬가지로 골판지업 수직계열화를 이루고 있다. 신대양제지와 함께 골판지원지를 생산하는 대양제지에서 화재가 발생해 타격이 더 컸다는 분석이다.

대양그룹에서 실질적인 지주사 역할을 담당하는 신대양제지는 골판지 원지 업체인 대양제지(59.3%), 신대양제지반월(100%) 등을 자회사로 보유하고 있다. 골판지상자를 제조하는 광신판지(59.9%), 대양판지(15.03%), 대영포장(45.97%)도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다.

신대양제지 관계자는 "대양제지에서 발생한 화재 사고로 인해 다른 골판지업체 대비 수익성이 주춤했다"며 "대양제지는 여전히 생산이 중단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39년 오너 경영 전통 속 전문경영인 대표이사 '등장'

대양그룹의 모태는 대양제지다. 대양그룹의 창업주는 권혁홍 대양그룹 회장(사진) 10살 위 형인 권혁용 전 대양그룹 회장이다. 권 회장은 1967년 형의 사업을 돕기 시작하면서 제지업계에 입성했다.

권 회장은 1972년 대양제지 공동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고, 1982년에는 대양제지에서 나와 골판지 원지 제조업체인 신대양제지를 설립했다. 그는 권 전 회장과 함께 골판지업 수직계열화 체제를 이뤄냈고, 권 전 회장의 별세 후에는 신대양제지를 중심으로 한 지배구조 개편을 단행했다.

대양제지는 화재 사고 이후 회복이 요원한 상황이다. 올해 2월 영업정지가 결정되면서 코스닥 상장기업인 대양제지는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 발생, 즉 상장폐지 위기에 직면했다. 이에 따라 대양제지는 올해 4월 개선계획서를 제출했고, 코스닥시장본부는 대양제지에 1년간의 개선 기간을 부여했다. 개선 기간 종료일은 내년 6월11일이다.
(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대양제지에 상장폐지 이슈가 발생하면서 골판지업계에서는 대양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이 고개를 들었다. 만약 대양제지의 상장 폐지가 결정될 경우 신대양제지가 대양제지의 지분을 사들여 지배력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대양제지는 대양판지와 광신판지 지분을 각각 65.04%와 39% 보유하고 있다. 신대양제지가 이들의 지분을 인수한다면 지분율은 대양판지 80.04%, 광신판지 98.9%까지 높아진다.

권 회장을 주축으로 한 오너경영 체제에도 변화가 감지됐다. 권 회장은 신대양제지를 설립한 이래로 줄곧 대표이사 자리를 유지해왔다. 단독 대표이사 체제를 유지해 왔던 신대양제지는 권 전 회장의 아들인 권영 대표가 대표이사에 선임되며 각자 대표이사 체제를 이뤘다.

2016년 3월 권영 대표가 임기 만료로 사임하자 권 회장의 아들인 권택환 사장이 각자 대표이사에 올랐다. 권 회장은 올해로 39년째 이사회 의장직을 맡으며 그룹의 의사결정을 직접 내리고 있다. 대표이사단의 구성은 바뀌었으나 권 회장과 그 오너 일가가 경영권을 갖는 형태다.

그러나 올해 3월 이상천 전무가 대표이사에 추가 선임되며 대양그룹의 오너경영 체제가 변화를 맞았다. 이 전무는 신문용지 제조업체 보워터코리아에서 경영총괄(사장)까지 지낸 인물로 지난해 신대양제지로 적을 옮겼다. 이사회 멤버로서 신대양제지 경영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는 인물이다. 대양그룹 사상 처음으로 전문경영인이 대표이사에 오르게 됐다.

'오너 3세'로의 경영권 승계도 이뤄질지 관심이다. 1941년생인 권 회장은 올해로 80세로 적지 않은 나이다. 권 회장은 슬하에 2남1녀를 뒀다. 권 회장은 여전히 신대양제지 지분 15.86%를 보유해 최대주주다. 2대 주주이자 장남인 권 사장의 지분율은 13.75%로 부친인 권 회장의 지분율과 2.11%포인트(p) 차이가 난다. 장녀인 권지혜 부사장과 차남인 권우정 전 이사는 각각 7.08%, 8.02%의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다.

신대양제지 관계자는 "대양제지는 경영개선 계획안에 따라 경영 정상화에 주력할 것"이라며 "현재 지배구조 개편이나 경영권 승계 등은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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