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1년 10월 27일 07: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디슨모터스가 쌍용자동차 인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매출 1000억원도 안되는 중소기업이 매출 3조원의 완성차를 삼키는 그림이다.시장의 이목은 당연히 재무 여력과 조달 계획에 쏠렸다. 3100억원의 인수금액은 중요하지 않다. 인수 이후 쌍용차를 이끌어갈 수 있는 힘, 즉 재무적 체력을 갖췄느냐가 관건이다. 인수 대금은 채무를 갚고 1~2년 운영 자금으로 쓰면 없어질 돈이다. 더욱이 쌍용차는 매년 수천억원씩 적자를 내고 있다.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대표이사가 스스로 밝혔듯이 당장 1조원이 더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과연 이 거금을 어떻게 마련할 수 있을까.
지금부터는 복잡한 머니게임이 펼쳐질 수밖에 없다. 에디슨모터스를 둘러싼 모든 이해 관계자들이 플레이어다. 에디슨모터스는 '키스톤PE'와 'KCGI'를 재무적 투자자(FI)로 초정한 상태다. 다만 FI들은 아무 조건 없이 돈을 빌려주는 자선사업가가 아니다.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투자 안전판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일례로 에디슨모터스는 상장 자회사인 '쎄미시스코'를 활용해 인수 마중물을 모았는데 여기에 돈을 댄 FI도 따로 있다. 해당 투자자는 쎄미시스코 전환사채(CB)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돈을 지원했다. 이 과정에서 액면가로 CB 전환가액을 조정할 수 있는 옵션을 확보했다. 이는 상장기업이 투자자에게 제시할 수 있는 최고의 당근책이다. 에디슨모터스 FI들도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산업은행 대출 요청건은 여러모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에디슨모터스는 쌍용차 자산을 담보로 산업은행에서 최대 8000억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예전에 인도 마힌드라가 쌍용차를 인수할 때도 해줬는데 국내기업한테도 똑같이 지원해줘야 되는 것 아니냐는 논리다.
산업은행에서 대출만 성사되면 머니게임 해법이 쉽게 나온다. FI들이 돈을 태우기가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대출금으로 각종 운영비를 충당할 수 있어서 운신의 폭도 넓어진다.
다만 흘러가는 상황이 복잡하다. 당장 쌍용차 자산을 담보로 빚 잔치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산업은행 역시 아무 것도 보여준 것 없이 다짜고짜 대출부터 해달라는 행보가 탐탁치 않은 모양새다.
자기자금이 부족한 에디슨모터스는 머니게임의 판을 키우는 것 자체가 M&A 전략이다. 제시하는 바는 명확하다. 계획대로만 자금이 모이면 수 년 내 흑자 전환이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혹여 돈을 빌려주지 않으면 '한국의 테슬라' 싹을 자르는 반(反)애국적 처사라는 무언의 압박까지 느껴질 정도다.
에디슨모터스는 쌍용차의 구세주가 맞다. 하지만 부자는 아니다. 쌍용그룹, 대우그룹, 상하이자동차, 마힌드라그룹 등 과거 인수자들과 비교해 체급이 한참 떨어지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자기 자금이 한정적이다. 철저하게 계산적일 수밖에 없다. 머니게임이 펼쳐지고 있는 이유다. 훨씬 더 복잡다난한 쌍용차 M&A 2라운드가 이미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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