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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된 'LP 풀'에 속타는 VC [thebell note]

이명관 기자공개 2021-10-29 07:58:09

이 기사는 2021년 10월 28일 08:0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벤처캐피탈 업계는 자금 풍년이다. 기존 모태펀드(한국벤처투자) 정시출자와 한국성장금융의 출자사업에 더해 정부 주도로 추진된 정책형 뉴딜펀드가 추가됐다. 단계별, 분야별로 다양한 출자공고가 쏟아졌고 수십개에 이르는 VC가 위탁운용사로 선정됐다.

여기에 전통 LP로 꼽히는 연기금과 공제회도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출자사업을 진행했다. 저마다 콘테스트를 열고 운용사들에게 자금 출자를 확약했다. 이렇게 위탁운용사로 선정된 VC는 앵커 출자금을 기반으로 펀드레이징에 나섰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펀드레이징을 걱정하는 VC는 거의 없었다. 저금리 기조 속에 시장에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민간 자금과의 매칭도 어렵지 않게 이뤄질 것이란 기대감이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다수의 VC가 기한 내에 펀드 결성을 못했다. 물론 결성 기한을 연장하면서 펀드레이징 실패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 민간 자금과의 매칭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민간 자금 매칭은 VC에게 최대 고민거리다. 정책자금이 유동성 확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국내에서 정부기관을 제외하고 벤처캐피탈에 출자할 만한 출자 기관은 많지 않은 편이다. 대부분이 캐피탈사들이다. 그마저도 많은 위탁운용사들이 몰리면서 캐피탈사들의 출자 재원이 일찌감치 소진되기 일쑤다. 일부 캐피탈사는 수익성을 장담하기 어려운 창업초기 등에는 출자를 꺼려하기도 한다.

트랙레코드가 뛰어난 일부 대형 VC는 보수적인 시중은행으로도 눈을 돌렸다. 업력이 긴 VC는 과거 투자로 인연을 맺었던 기업에까지 손을 내밀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벤처투자가 고위험으로 분류되는 탓에 실제 출자금 규모는 많지 않다. 더욱이 트랙레코드도 부족하고 업력도 짧은 중소형 VC에게는 먼 나라 이야기다.

만약 기한 내 펀드 결성에 실패하면 결과는 뻔하다. 확약된 출자금을 반환하고 페널티도 피할 수 없다. 문제는 '신뢰'에 금이 간다는 점이다. 한번 주홍글씨가 새겨진 VC의 이후 행보는 가시밭길일 수밖에 없다.

현재 정부의 벤처투자 시장 활성화 정책은 표면적으로 보면 나름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제2의 벤처붐이라 불릴 정도로 충분한 양적 성장을 이뤄냈다. 다만 현재의 펀드레이징 상황을 보면 이 같은 성장세가 지속성을 갖지 못할 수도 있어 보인다. 사실상 민간 자금은 정체된 상황에서의 성장이기 때문이다. 성과에 도취되기 보다 민간 자금을 벤처투자 시장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유인책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기인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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