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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숙원 '내부등급법 승인' 난제 풀었다 지주사 설립 후 2년10개월 '최단기' 기록, 대형 M&A 등 물꼬

김현정 기자공개 2021-11-02 14:16:19

이 기사는 2021년 11월 02일 10: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금융지주가 금융감독원의 내부등급법 승인을 받았다. 지주사 설립 이후 2년10개월 만에 이뤄진 것으로 금융지주사 중 최단 기록이다. 표준등급법으로 지주사 출범을 하면서 그간 사업 확장에 많은 제약이 따랐다. 이제는 자본비율 상승으로 대형 인수합병(M&A) 길이 열리고 자금운용의 운신 폭도 넓어질 전망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날 우리지주에 내부등급법 승인 통지서를 전달할 예정이다. 10월 27일 외부 승인심사위원회 결과 우리지주는 심사위원들의 통과를 이끌어냈다. 다음 일정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금감원이 내부 서류 정리 절차를 마친 뒤 부원장 최종 승인을 받았다. 내부등급법 최종 승인은 부원장 전결 사항이다. 최종 승인이 마무리되고 이날 우리지주에 공문이 통보된다.

이번 내부등급법 승인은 우리지주의 오랜 숙원사업이었다. 2018년 우리은행은 지주사 설립을 한창 준비하고 있을 무렵 새 지주사에 표준등급법을 적용해야 한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날아들었다. 과거 시중은행들이 지주사로 전환할 때 자본비율 급락을 방지하기 위해 내부등급법을 적용하도록 한 특례조항이 있었으나 2016년 말로 일몰됐고 재적용이 불가하다는 해석을 당국이 내렸다.

자본비율은 금융사의 자산 확대 활동을 제한하는 중요한 규제 기준이다. 자본비율 분모에 해당하는 위험가중자산(RWA) 산출 시 그룹 자체의 내부등급법을 쓰지 않고 표준등급법을 쓰게 되면 RWA가 급증한다.

우리지주는 자본비율 하락으로 전략 선회가 불가피했다. 지주사 전환 이후 ‘공격경영’ 태세로 돌진하려 했으나 ‘보수경영’을 펼쳤다. 출범 당시 카드·종금 뿐인 미니 지주사에 자산운용사, 자산신탁, 캐피탈, 저축은행 등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곳을 위주로 사업포트폴리오를 확장해왔다. 조건부자본증권들을 끊임없이 발행하며 그 나름의 상황에 맞는 재원 마련 행보를 이어갔다.

이와 동시에 내부등급법 승인 획득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었다. 그룹 성장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출범 이후 역량을 집중해서 승인 준비에 속도를 높였다. 더불어 지주 설립 직후 은행, 카드 등 자회사들과 함께 테스크포스팀(TFT)을 구성해 그룹 리스크거버넌스 및 리스크관리시스템 구축 등 전반적인 그룹 리스크관리체계 구축에 힘썼다. 당국 역시 이런 성과를 높게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작년 가계와 소호(SOHO)에 대해 1차 승인이 이뤄졌다. 이번에 외감법 기업과 신용카드가 추가되면서 전부문의 승인을 획득했다. 2019년 1월 지주 출범 이후 2년 10개월 만이다.

이는 지주사 중 최단기 승인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 타 지주사들의 경우 2001~2008년 출범 이후 한참 동안 그룹 내부등급법 모형을 만들지 않아도 됐고 2016년에야 모형을 승인 받았다. 우리지주가 이번 내부등급법 승인에 그만큼 간절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내부등급법 적용으로 우리지주는 자본비율 1.3%p가량의 개선 효과를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가계 및 소호(SOHO) 부문에 대한 승인을 받았을 때에도 자본비율이 1%p가량 올랐다. 3월 말 기준 보통주자본(CET1)비율, 기본자본(Tier1)비율, 총자기자본(BIS)비율이 각각 11.4%, 12.9%, 14.7%가량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자본으로는 2조원, 위험가중자산 기준으로는 약 20조원 가량 여유가 생길 것으로 분석된다.

시기상 내부등급법을 3분기 말 기준 실적에 적용하는 데도 무리가 없다. 잠정치 수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11월 중순 확정치를 내기 전까지 승인이 나온 만큼 9월 말 기준 BIS비율은 내부등급법을 반영한 수치를 공시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회사 사업 확장과 더불어 중대형 M&A에도 길이 열리게 됐다는 점이다. 이성욱 우리지주 재무부문 전무(CFO)는 지난 25일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아직 종합금융그룹으로서 포트폴리오는 미완성인 상태로 증권사 인수를 비롯해 벤처캐피탈, NPL 회사 설립 등을 검토하고 있다"며 "다른 자회사와 시너지가 큰 증권사 인수를 최우선순위로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형 증권사의 경우 위험가중자산 규모가 30~40조원 수준이라 추가 자본확충이 필요하겠지만 중형 증권사 정도는 무리 없이 인수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 밖에 최근 신한금융지주가 손보사 인수를 발표한 가운데 우리지주 역시 보험사 쪽에도 눈을 돌릴 수 있다. 다만 우리지주는 연내 인수를 전제하더라도 마지노선을 경기대응 완충자본 등을 감안해 CET1비율 10.5% 수준은 지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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