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벤처투자법 사각지대]규정 미비·부처 해석 ‘엇박자’...'K-벤처펀드' 좌초 위기①비하이-키움자산 Co-GP 펀드 결성 막판 암초…"제도 미비 탓 무산 가능 안타깝다"

이종혜 기자공개 2021-11-10 07:34:00

[편집자주]

2020년 8월 제정된 '벤처투자 촉진에 관한 법률(벤처투자법)'에서 허점이 발견되고 있다. 실제 적용과정에서 자본시장법과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시행령과의 충돌은 물론 부처 간의 이견 등으로 '민간 투자 활성화'라는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 더벨은 문제가 되는 법규와 상황을 짚어보고 향후 해결책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11월 05일 07:3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첫 스마트 물류, 자율주행 벤처투자 펀드가 결성을 눈앞에 두고 정부 부처간 엇박자로 좌초 위기에 봉착했다. 펀드 조성의 발목을 잡은 것은 작년 8월 제정된 벤처투자 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벤처투자법)의 ‘벤처투자조합’에 관한 법령 미비와 금융당국의 포지티브 규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 자회사인 키움투자자산운용과 LLC형 벤처캐피탈(VC) 비하이인베스트먼트는 함께 650억원 규모의 자금을 모아 ‘키움-비하이 스마트물류·시티’ 결성을 목전에 두고 있었다. 이 펀드는 한국모태펀드 2차 정시 출자사업의 국토교통 스마트 디지털융합분야에 출자 제안서를 제출해 운용사(GP) 지위를 따내면서 결성에 돌입했다. 특히 이 출자사업은 국토교통부가 예산을 각출해 모태펀드에 출자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펀드 조성 난항, '벤처투자법 vs 금융사지배구조법 시행령' 팽팽한 해석 차이

결론적으로 현재 펀드 조성은 사실상 요원한 상황이다. 작년 8월 제정된 벤처투자법과 금융사지배구조법의 시행령 단계의 체계 정합성 문제로 중소벤처기업부와 금융위원회가 다른 해석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벤처투자법은 기존에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벤처기업육성법)과 중소기업창업지원법(창지법)에 분산되어 있던 벤처투자 관련 내용들을 통합해 독자 법안화했다. 두 법에 혼재되어 있던 중소기업창업투자조합과 한국벤처투자조합을 떼어내어 ‘벤처투자조합’으로 일원화했다.

또 VC에만 국한됐던 벤처투자 펀드 설립·운용 주체를 창업기획자,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으로 확대했다. 벤처생태계에 민간자금의 유입을 활발하게 만들면서 그간 벤처투자펀드에 출자만 할 수 있었던 증권사, 자산운용사는 VC와 공동 운용사로 벤처투자 펀드를 설립이 가능해졌다.

문제는 키움자산운용이 벤처투자조합을 결성 후 겸영업무의 사후신고를 검토하면서 발생했다. 금융관련 법령에 벤처투자촉진법이 누락돼 있는 것을 발견했다. 금융관련법령은 자본 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하 자본시장법)의 금융투자업자의 겸영업무 보고 의무에 관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40조에 규정돼 있다.

자본시장법에서 사용되는 중요 법령인 ‘금융관련법령’의 의미는 자본시장법이 아닌,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금융사지배구조법)의 시행령에 정의됐다. 해당 시행령에는 기존의 벤처기업육성법, 창지법은 규정되어 있지만 해당 법들이 통합된 벤처투자법은 명시적으로 포함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다.

금융위원회는 벤처투자법 누락 사유를 근거로 자산운용사는 벤처투자조합 운용을 영위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위 관계자는 "아직 법규가 모호하고 선례가 잘 없어서 가능한지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다른 정부 기관 관계자는 "금융위원회 입장에서는 상위법은 변경됐지만 시행령이 바뀌기 전까지는 원칙적으로는 안 된다고만 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법조계에서도 입법상 불비, 법체계 정비상 미비에 해당한다고 지적한다. 하정림 태림 변호사는 “벤처투자법 제정 당시 법 제정 이유는 벤처기업육성법, 창지법의 벤처투자 관련 사항을 통합한 것이라고 명시하고 있으므로 금융관련법령에 현행 벤처투자법도 포함되어야 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라며 “그러나 아직 시행령 자체가 제정법에 맞게 개정되지 못한 부분이 있어 해석의 차이가 생긴 것으로 보이고 시장 당사자들의 피해로 돌리기보다는 각 담당 부처간 협의, 시행령 개정 작업을 통해 해결될 수 있는 문제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금융위의 강력한 규제와 정부 부처 간 엇박자가 벤처 생태계 육성을 위해 뛰는 시장 플레이어들에게 혼선만 주고 있다는 의견이다. 업계 관계자는 “벤처투자촉진법을 제정한 중소벤처기업부와 강력한 규제만 일관하는 금융위원회가 충돌하면서 벤처투자조합 결성이 어렵다고 들었다”라며 “현재 많은 증권사, 자산운용사가 벤처투자를 원하는 투자자들에게 다양한 금융상품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인데, 현 상황은 정부의 벤처기업 육성 정책 일관성에 위배된다”고 말했다.

모태·산업·성장금융 모두 참여, 스마트물류·시티 첫 대형 펀드 결성 답보

이 펀드의 함의는 컸다. 스마트물류·시티 섹터에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최초의 펀드이기 때문이다. 주목적 투자분야는 드론, 스마트물류, 자율주행차, 스마트건설, 그린 리모델링 등이다. 해당 섹터 스타트업을 발굴, 육성해 물류 선진화와 모빌리티 등 미래 먹거리 산업을 육성할 계획이었다.

비하이인베스트먼트는 현대자동차, 반도체, 자율주행차 등 모빌리티 등 산업군 경험이 있는 심사역을 전진 배치했다. 해당 섹터의 전문성을 토대로 최종 GP로 선정됐다. 초기기업 발굴에 역량을 갖춘 VC와 52조원 규모의 키움투자자산운용이 함께 펀드를 운용하며 시너지를 낸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그 결과 펀드에 뜻을 모은 출자자들이 늘어나면서 애초 계획했던 규모보다 크게 조성됐다. 특히 모태펀드와 산업은행, 한국성장금융, 소위 3대 앵커 LP들이 참여하는 최초의 펀드였다. 은행, 지자체, 대기업이 연달아 출자를 확정하며 총 650억원 규모가 됐다.

현 상황과 관련 키움자산운용 관계자는 “아직 진행 중인 사안이라 어떤 의견도 밝힐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 펀드에 참여의사를 밝힌 출자자 관계자는 “전기차, 자율주행차, 물류 선진화, 스마트시티·건설 등은 글로벌에서도 경쟁이 치열한 산업군으로 시장 선점이 중요한 상황이다"라며 "국내에서 출범할 첫 규모의 펀드였기 때문에 출자를 결정했는데 이러한 제도적 미비로 무산될 수 있다니 안타깝다”라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특별시 중구 무교로 6 (을지로 1가) 금세기빌딩 5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