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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글로벌 네트워크 점검]삼성SDI, 배터리 투자 안하나 못하나①미국 진출하며 국내외 생산 4각 체제 완성, 생산능력은 여전한 열위

조은아 기자공개 2021-11-09 07:40:33

[편집자주]

인내의 시간은 끝났다. 배터리 분쟁·리콜 사태 등을 거치며 '골든 타임'에 성장통을 앓았던 배터리 업체들은 '뒤가 없는' 공격적 행보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절대적 위치를 점하기 위해 해외 완성차 업체들과의 합작이 주요 수단이다. 더벨은 일사불란하게 뻗어나가고 있는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이노베이션)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분석한다.

이 기사는 2021년 11월 05일 14:1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0월 중순 드디어 삼성SDI의 미국 진출 소식이 전해졌다. 가능성을 놓고 말만 많았는데 완성차 회사 '스텔란티스'와 손을 잡으면서 현실화했다. 다만 찝찝함은 가시지 않는다. 당초 예상보다 적은 물량을 수주하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삼성SDI는 국내 배터리 3사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에 이은 2위지만 존재감은 그리 크지 않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SK온)이 수년 동안 각종 소송을 주고받으며 요란하게 다툼을 벌인 영향도 있지만 삼성SDI의 행보가 그리 적극적이지 않은 데서 이유를 찾는 시각도 있다.

현재 삼성SDI는 한국과 중국, 유럽(헝가리)에 배터리셀 생산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에 스텔란티스와 함께 미국에서 23GWh 규모의 배터리 생산공장을 건설하기로 하면서 생산거점 4각 체제를 이룬다. 특히 전기차 3대 시장인 중국과 유럽, 미국 모두에 현지 생산거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기존 헝가리 공장 편중을 어느 정도 덜기도 했다. 다만 생산규모를 살펴보면 경쟁사 2곳과 비교해 상당히 떨어지는 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5년까지 미국에서 150GWh의 생산능력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특히 최근 스텔란티스로부터 40GWh를 수주하면서 미국 시장 공략에 탄력이 붙었다. 전체 150GWh 가운데 구체적 계획까지 나온 건 115GWh다. 나머지 35GWh 역시 기존 미시간주에 있는 공장을 증설한다는 계획인 만큼 조만간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SK온 역시 지금까지 확정된 것만 해도 150.5GWh에 이른다. 특히 최근 포드와 손잡으면서 포드와 합작공장을 통해서만 모두 129GWh 규모의 공장을 짓는다.

반면 삼성SDI는 당초 스텔란티스 물량을 모두 독식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으나 23GWh규모만 수주하는 데 그쳤다. 향후 생산규모가 40GWh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밝히긴 했으나 아직은 미정이다. 업계에선 삼성SDI가 투자를 주저하는 사이 LG에너지솔루션이 발빠르게 스텔란티스 물량을 일부 가져왔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다른 생산거점인 유럽과 중국 역시 공격적인 두 회사와 비교하면 생산규모가 작은 편이다. 유럽 시장의 경우 LG에너지솔루션이 2017년 폴란드 공장을 준공하고 상업 생산을 시작했다. 연간 생산능력은 약 70GWh다. SK온은 헝가리에서 현재 공장 1곳을 운영 중인데 헝가리에 2곳을 추가로 짓는다. 공장 3곳을 더하면 47.5GWh다.

삼성SDI도 헝가리에 생산공장을 운영 중이다. 헝가리 공장의 생산능력은 30GWh로 추정된다. 삼성SDI는 올해 초 헝가리 공장의 증설 계획을 밝혔는데 증설을 마치면 생산능력이 40GWh 이상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SDI는 증설 계획을 밝히면서 구체적 규모와 시기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중국 공장은 존재감이 가장 미미하다. 삼성SDI는 중국 시안에 배터리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생산능력이 2.5GWh 안팎으로 추정된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은 2015년 중국에 1공장을 세운 데 이어 2019년 2공장을 세우고 증설까지 단행해 올해 준공했다. 현재 중국 공장의 생산능력은 약 20GWh로 알려진다.

SK온은 중국에 3개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최근 네 번째 공장의 건설 계획을 밝혔다. 신설 공장의 생산능력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투자 규모로 볼 때 기존 중국 SK온 배터리 공장 가운데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신설 공장과 기존 창저우 공장(7GWh), 옌청 공장(10GWh), 후이저우 공장(10GWh)을 더하면 중국에서만 40GWh 안팎의 생산능력을 갖출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삼성그룹이 배터리 투자에 그리 적극적이지 않다는 말이 꾸준히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앞서 삼성그룹은 이재용 부회장의 가석방 출소 10일 만에 3년 동안 240조원에 이르는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는데 여기에 배터리 투자 계획도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았다.

재계 관계자는 "배터리는 대표적인 자본집약형 산업으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기술집약적인 반도체, 바이오와 달리 많은 자본을 투자해 시장을 선점하는 게 경쟁력 확보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이 무리하다시피 증설에 나서는 것 역시 규모가 곧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두 회사는 기존에 밝힌 생산능력 목표가 무색할 정도로 여러 차례 목표를 상향 조정하며 추가 증설 계획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삼성그룹은 이들의 '무한 증설' 행보에 동참하기보다는 기술집약적 산업에 투자를 늘리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SDI는 배터리 공장 건설과 수주 소식, 수주 잔고를 적극적으로 공개하는 두 회사와 달리 정보 공개에도 소극적이다. 이번 스텔란티스와의 합작 소식 역시 LG에너지솔루션이 보도자료를 통해 공식적으로 밝힌 것과 달리 기사로 먼저 알려졌다. 각 공장의 생산능력을 명확히 밝힌 적도 없다.

삼성SDI는 내년 이후 후발주자 SK온과 점유율 격차가 본격적으로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올해 7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누적사용량 순위에서 SK온(5위)에 밀려 6위를 보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2025년 LG에너지솔루션은 305GWh, SK온은 214GWh, 삼성SDI는 122GWh의 생산능력을 갖출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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