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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로 본 생보업 판도변화]코로나19에 사업비율 약화? '빅3'는 '황금률'⑥최적비율 '10%대', 업계 평균 16.6%…삼성·교보·한화 평균 11%대 유지

김민영 기자공개 2021-11-08 07:26:07

[편집자주]

과거 고금리 시절, 생명보험사는 모기업에 현금을 공급하는 ‘캐시카우’ 역할을 했다. 그러나 저금리 시대에 접어든 현재, 보험사들은 주어진 대규모 자산을 운용하는 데 골치를 앓고 있다. 십 수년 간 유지돼 온 ‘빅3’ 중심의 경쟁 구도도 금융지주가 앞장선 M&A가 활발해지면서 변화가 감지된다. 더벨은 금융사들이 제공한 다양한 데이터를 정밀 분석해 보험업권의 판도 변화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11월 05일 16: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업비율(보험료 수입/사업비)은 보험사 영업 효율성을 측정하는 대표적인 지표다. 사업비 지출을 감수하더라도 공격적인 영업을 하면 자연스럽게 사업비율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반면 출혈 경쟁을 지양하면서 영업 축소에 나서면 사업비 지출이 줄어 사업비율은 떨어지게 된다.

보험업계에선 사업비율의 황금률을 ‘10~20%’로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 영향으로 최근 업계 전반의 사업비율이 일시적으로 약화한 모양새다. 다만 삼성·교보·한화생명 등 일명 '빅3'는 여전히 안정적 사업비율을 유지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그만큼 공고한 시장지배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사업비율 상승 추세…작년과 올해 코로나 영향 일시적 하락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을 통해 국내 22개 생보사들의 사업비율을 살펴본 결과 2016년 1분기 12.04%를 기록한 이후 작년 3월(20.25%)까지 사업비율이 지속적으로 올라가는 추세를 보였다. 그러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일시적 하락세로 돌아서 올해 6월 말 기준 16.59%까지 떨어졌다.

코로나19가 대면영업 위주인 생보업계에 영향을 미쳤다. 작년 2분기부터 이어진 코로나19 확산으로 설계사 채널, 법인보험대리점(GA) 채널 영업이 줄었다. 특히 생보사들은 보험료가 비싸고, 가입기간이 긴 생명보험, 종신보험 등 상품을 많이 팔아 대면영업 비중이 높은 편이다.


코로나19와 관계없이 최근 몇 년 간 현저히 낮은 사업비율을 보인 생보사는 푸본현대생명으로 나타났다. 2017년 말까지 17.10%를 기록할 정도로 평균 수준에 가까웠는데 이듬해부터 이어진 영업 축소 기조로 사업비율이 낮아졌다. 푸본현대생명은 올 6월 말 3.67%의 사업비율을 기록했다. 업계 최저 수준이다.

비대해진 사업비 지출 구조 개선을 위해 실적이 저조한 파이낸셜 플래너(FP)와 계약을 해지하면서 지점을 줄였고, GA 채널 제휴도 끊는 등 개인영업을 축소했다. 대신 한 번에 큰 규모의 보험료가 들어오는 퇴직연금 유치에 적극 나섰고, 방카슈랑스나 텔레마케팅(TM) 채널 위주로 영업망을 구축했다.

사업비율은 3%대로 떨어졌지만 설계사와 GA 채널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에서 더 이상 이 채널을 외면할 수 없는 한계에 직면했다. 푸본현대생명은 결국 지난달부터 GA와 제휴를 맺어 개인영업에 나서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 4분기부터는 사업비율이 어느 정도는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푸본현대생명과 정반대 행보를 보인 곳도 있다. 공격적 영업 확대에 나선 미래에셋생명이 그렇다. 미래에셋생명의 사업비율은 2019년까진 10%대 후반을 유지하다 작년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 활황에 따라 변액보험 판매가 급증하면서 사업비율이 20%를 넘었다. 이 회사의 사업비율은 6월 말 기준 27.36%에 달했다.

미래에셋생명의 변액보험 시장점유율은 60%를 넘고, 변액보험 부문 방카슈랑스 점유율은 80% 이상이다. 또 올해 3월 단행한 제판분리(보험상품 제조와 판매 분리)로 인해 GA자회사 미래에셋금융서비스를 설립하는 데 든 비용이 약 200억원 넘게 나가는 등 대규모의 사업비 지출이 있었다.

사업비율만 놓고 보면 사실상 우리나라에서 영업을 중단한 것으로 보이는 회사도 엿보인다. 외국계인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의 사업비율은 86.17%에 달했다. 보험료 수입 규모 자체가 작아 보험료의 증감에 따라 사업비율 변동이 크긴 하지만 국내 영업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같은 외국계인 처브라이프는 33.74%, 메트라이프는 22.54%의 사업비율을 기록했다.

다만 카디프생명은 “저축보험이나 보장성 보험 등 일반계정 수입보험료를 기반으로 사업비율을 측정하면 저축보험을 판매하지 않고 변액보험에 집중하고 있는 당사의 포트폴리오 구성의 경우 상대적으로 큰 사업비를 집행하는 것처럼 실제와 다르게 왜곡돼 보일 수 있다”며 “일반계정과 특별계정의 수입보험료를 함께 반영해 계산한 사업비율은 약 11%”라고 설명했다.

◇‘빅3’ 사업비율 ‘안정적’ 흐름…공고한 시장지배력 반증

그렇다면 생보업계 빅3(삼성·한화·교보생명)의 사업비율은 어떨까. 빅3의 사업비율은 안정적 흐름을 보였다. 최근 5년 간 사업비율이 차츰 증가하다가 코로나19 영향을 받은 작년과 올해 다소 내려갔다.

삼성생명의 사업비율은 2016년 3월 8.41% 이후 2019년 3월 14.02%까지 꾸준히 상승했다가 현재 10%대 초반을 유지하고 있다. 올 6월 말 기준 사업비율은 11.02%를 기록했다.

한화생명과 교보생명도 2016년 3월 각각 7.26%, 10.51%를 기록한 뒤 10%대 초반에서 오르락내리락하고 있다. 6월 말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의 사업비율은 각각 13.51%, 10.81%를 기록했다.

빅3는 사업비율 ‘황금률’을 유지하는 모습이다. 그만큼 빅3의 보험료 수입이 안정적이고 사업비 지출 변화 폭도 작다는 의미다. 이는 빅3의 시장 지배력이 공고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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