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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글로벌 네트워크 점검]'각형' 주력하는 삼성SDI, 글로벌 수주확대 유리할까②국내 유일 '각형 배터리' 생산...배터리 헤게모니 어디로?

조은아 기자공개 2021-11-10 07:42:48

[편집자주]

인내의 시간은 끝났다. 배터리 분쟁·리콜 사태 등을 거치며 '골든 타임'에 성장통을 앓았던 배터리 업체들은 '뒤가 없는' 공격적 행보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절대적 위치를 점하기 위해 해외 완성차 업체들과의 합작이 주요 수단이다. 더벨은 일사불란하게 뻗어나가고 있는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이노베이션)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분석한다.

이 기사는 2021년 11월 08일 07:3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SDI는 국내 배터리 3사 가운데 유일하게 각형 배터리를 주력으로 삼고 있다. 현재 각형과 원통형 2가지를 모두 생산 중이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SK온)은 파우치형을 주력으로 내세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원통형도 생산하고 있지만 SK이노베이션은 파우치형만 양산해왔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이제 막 개화 단계로 어느 배터리가 주력이 될지를 놓고 다양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앞으로는 기존 리튬-이온 전지의 단점을 보완한 전고체 배터리가 '게임 체인저'로 떠오를 것으로 보이는데 전고체 배터리의 형태를 놓고도 엇갈린 전망들이 제기된다.

전기차에 탑재되는 배터리는 형태에 따라 각형, 원통형, 파우치형으로 나뉜다. 각형 배터리는 각진 상자 모양으로 알루미늄 캔으로 둘러싸여 있다. 외부 충격에 강해 내구성이 뛰어나고 안전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에너지 밀도가 상대적으로 낮아 주행거리가 짧은 편이다. 또 알루미늄 캔을 사용해 무겁고 제조 공정이 상대적으로 복잡하다는 점도 단점으로 꼽힌다.

원통형 배터리는 일상생활에서 쓰이는 건전지와 비슷한 모양이다. 가장 전통적 형태로 외관이 견고하며 크기가 규격화돼 있어 생산 비용이 저렴하다. 안정적 수급이 가능한 점도 장점이다.

부피당 에너지 밀도가 높지만 다른 형태의 배터리와 비교해 용량이 상대적으로 작다. 이런 이유로 원통형 배터리를 전기차에 탑재하려면 여러 개의 배터리를 하나로 묶어야 한다. 원통형 배터리의 개별 가격은 저렴하더라도 전기차 배터리로 만들기 위한 배터리 시스템 구축 비용이 많이 든다는 점이 단점으로 지목된다. 경량화가 어렵고 내구성이나 안전성이 떨어진다는 일부 지적도 있다.

파우치형 배터리는 주머니와 비슷한 형태다. 가장 진화한 형태의 배터리로 꼽히며 에너지 밀도가 높다. 내부 공간에 빈틈이 없기 때문에 공간 효율성이 높아지면서 에너지 용량도 커졌다. 외관이 단단하지 않아 여러 모양으로 제작이 가능하고 구부리거나 접을 수도 있다. 완성차 회사가 요구하는 다양한 형태의 배터리를 만들 수 있으며 무게 또한 상대적으로 가볍다. 다만 생산원가가 다소 높은 편이다.


최근 몇 년의 추세를 살펴보면 파우치형 배터리의 수요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파우치형 배터리 점유율은 2018년 14.4%에 그쳤으나 2020년 27.8%까지 치고 올라왔다. 반면 2018년 시장의 29%를 차지했던 원통형 배터리는 2020년 23%까지 점유율이 낮아졌다. 각형 배터리는 2018년까지만 해도 전체의 56.6%를 차지했는데 2020년 점유율은 49.2%로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다만 아직까지는 어떤 형태의 배터리가 최종 승자가 될지는 알 수 없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회사들이 탑재할 배터리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기준은 결국 주행거리와 안전성을 비롯한 성능"이라며 "배터리 형태는 부수적인 것으로, 어느 형태의 배터리가 됐든 주행거리와 안전성에서 가장 뛰어나면 된다"고 말했다.

차세대 배터리로 손꼽히는 전고체 배터리가 어느 형태에 가장 적합한지를 놓고도 다양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고체 전해질을 적용한 배터리다. 충격이나 훼손에 강한 데다 주행거리도 늘릴 수 있어 '꿈의 배터리'로 통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차세대 배터리에서도 파우치형을 내세우고 있다. 에너지 밀도 등에서 다른 형태보다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정근창 부사장은 6월 열린 'LG에너지솔루션 이노베이션 포럼'에서 "전고체 배터리 적용을 고려하면 파우치형의 경쟁력이 뛰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폭스바겐은 3월 2030년까지 자사 전기차의 80%에 각형 배터리를 탑재할 것이라는 계획을 내놓으며 "각형 배터리는 그룹이 향후 5년 안에 비약적 도약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는 전고체 배터리로 전환하는 데 있어 최적의 조건"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삼성SDI 역시 전고체 배터리에서도 각형 배터리를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삼성SDI는 각형 배터리를 주력으로 하면서 원통형 배터리 관련 기술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다양한 수요를 흡수해 고객 다변화를 꾀한다는 계획이다. 새로운 형태의 배터리를 개발하고 상용화하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가지만 장기적 성장세를 고려할 때 여러 형태의 배터리를 생산하는 게 낫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스텔란티스가 최근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두 곳과 각각 합작법인을 세우기로 한 이유도 산하에 거느리고 있는 브랜드가 많아 다양한 형태의 배터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전영현 삼성SDI 사장은 이달 초 '배터리 산업의 날'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고객사가 파우치형, 각형, 3원계, 전고체, 4680 원통형 배터리 등 다양한 형태의 배터리를 요구하고 있으니 전지협회에 속한 모든 소재사와 제조사는 그에 맞춰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삼성SDI는 원통형 배터리의 미래도 밝게 보고 있다. 최근 삼성SDI는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올해 전기차 원통형 배터리 시장은 75GWh 규모"라면서 "매년 20% 이상 성장세를 이어가 2025~2026년에는 170~180GWh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리튬-이온 전지와 전고체 배터리<출처=SK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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