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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vs 현대건설, CEO 전공 따라 달라진 수주 구성 플랜트 출신 오세철, 해외 먹거리 두배…강남 'H벨트' 주역 윤영준, 국내주택 집중

신민규 기자공개 2021-11-10 07:34:07

이 기사는 2021년 11월 08일 14: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수장을 바꾼 효과를 제대로 보고 있다. CEO 이력에 따라 수주 곳간이 상반된 프로덕트 위주로 채워진 점이 관전 포인트다.

삼성물산은 플랜트 강자인 오세철 사장이 자리에 오른 후 해외수주 실적이 두배로 뛰었다. 재직기간 35년 대부분을 해외 건설현장에서 보낸 만큼 굵직한 수주전을 직접 챙긴 결과로 보인다.

반대로 현대건설은 강남권 'H벨트'를 완성시킨 윤영준 사장이 오른 후 국내부문에 집중했다. 10조원대 국내 건축주택 수주고를 유지했다. 주택사업 마진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복안으로 해석된다.

시공능력평가 선두를 다투는 두 건설사 수장은 상반된 이력을 갖고 있다. 삼성물산의 오세철 사장이 해외 현장통으로 구분된다면 현대건설의 윤영준 사장은 전통의 주택사업 강자로 통한다.



오 사장은 2015년부터 플랜트사업부를 이끌었다. 이전까지 다수의 해외현장을 거친 베테랑으로 통한다. 1990년대에는 말레이시아 KLCC 현장, 싱가포르 JTC 현장 등을 거쳤다. 2004년에는 아부다비투자청 건축작업을 현장소장 자격으로 지휘했다.

올해 건설부문 수장에 오른 후에도 플랜트사업부에 대한 지원 역할은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내부적으로 '탈석탄' 선언 이후 신재생 에너지 프로젝트로 수주 체질을 개선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었다.

당초 플랜트사업부 후임자로 김완수 부사장을 앉혔는데 안식년으로 자리를 비우게 된 점도 작용했다. 승진 인사로 올린 인물이 빠지면서 소병식 전무가 자리를 대신했다.

오 사장이 플랜트사업을 적극 지원한 덕에 해외수주 실적은 수직 상승했다. 코로나19 이후 재개된 수주전에서 직접 입찰을 챙길 정도로 의지를 보였다. 카타르 액화천연가스(LNG) 탱크 건설공사가 대표적인 예다. 지난 3월 1조8500억원 규모로 탱그 3기 공사를 따낸뒤 증액계약을 맺어 총 5기 공사로 규모를 키웠다. 수주규모는 2조4000억원에 육박했다.

삼성물산의 3분기 수주고를 보면 국내는 소폭 줄어든 반면 해외는 2배 늘었다. 해외수주는 2조2000억원대에서 4조6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이중 절반을 카타르 LNG 탱크가 차지한 셈이다.


현대건설은 이와는 반대의 수주 구성을 보인 케이스다. 국내 물량이 늘었고 해외 수주는 감소세를 보였다. 해외에서 조단위 수주를 따내긴 했지만 전년대비 2조원 가량 줄어든 5조6000억원대에 머물렀다. 반면 국내수주는 14조원에서 18조원으로 27% 늘었다. 국내 토목 물량을 줄인 점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건축주택부문 비중이 컸다.

국내 주택부문 성과는 윤영준 사장이 전폭적인 지원을 한 결과로 해석된다. 윤 사장은 국내 프로젝트 중에서도 '주택사업'에 특화된 경력을 쌓았다. 사업관리실장, 공사지원사업부장을 거쳐 주택사업본부장 자리에 올랐다.

주택사업본부장 시절 강남권 'H벨트'를 완성시킨 이후 부사장 타이틀을 달고 한남3구역 시공권을 따내 입지를 굳혔다. 본부장 출신으로 부사장을 단 케이스가 10년만에 처음이었던 데다가 이후 수주전에서도 승승장구하면서 주택사업 위상을 끌어올린 인물로 평가된다.


현대건설은 그동안 덩치에 비해 낮은 수익성이 해결과제 중 하나로 꼽혔다. 마진이 상대적으로 높은 주택사업에 역량을 실은 것도 이익률 개선을 위한 취지가 컸다. 최상위 아파트 브랜드를 내세워 한강변 'H 벨트'를 완성하는 것이 전체 실적을 좌우할 수 있는 셈이다.

결과적으로 현대건설은 국내주택을 통한 실적 개선을 꾀한 반면 삼성물산은 해외수주를 통한 포트폴리오 균형에 초점을 뒀다. 당장 매출 외형에 영향을 미치려면 시간이 필요한 편이다. 수주 구성과 공사기간 준수 여부에 따라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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