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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취 감춘 사무라이본드, 조달 재개 언제쯤 한일 무역갈등 후 발행량 제로…정치적 이슈, 금리 경쟁력 부족 맞물려

피혜림 기자공개 2021-11-12 07:24:39

이 기사는 2021년 11월 10일 07: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물(Korean Paper) 이종통화 조달의 한 축을 차지했던 사무라이본드(엔화표시채권)가 자취를 감췄다. 2019년 한국과 일본과 무역갈등이 고조된 후 2년여간 발행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최근 롯데지주가 사모 형태로 발행하긴 했으나 공모 조달은 요원한 상황이다.

양국간 정치적 갈등 등이 사무라이본드 조달을 가로막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올들어 달러화채권의 금리 메리트가 높아진 점 역시 장애물로 작용했다. 오랜 기간 발행이 중단됐다는 점에서 2022년에는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린다. 내년 1월 사무라이본드 만기를 맞는 한국석유공사는 일찌감치 달러채로 조달을 선회한 상황이다.

◇사무라이본드, 올해도 공모 발행 '제로'

2021년 공모 한국물 시장에서 발행된 사무라이본드는 한 건도 없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시장에서 자취를 감춘 것이다. 올해 대부분의 한국물 조달이 마무리 됐다는 점에서 사무라이본드 공백은 2년간 지속되는 모습이다.


사무라이본드 발행이 끊긴 건 2019년 하반기부터다. 사무라이본드는 2019년 7월 KT의 300억엔 규모 조달을 끝으로 공모 시장 내 발행이 없었다. 2018년 6년만에 최고 발행량을 기록하는 등 호조를 이어갔던 것과 대조적이다. 2019년 상반기까지도 조달세를 지속했으나 한일 무역 갈등이 본격화된 후 돌연 모습을 감췄다.

엔화의 경우 달러·유로화와 함께 G3 통화로 분류된다. 한국물 시장 내 사무라이본드의 위상이 상당했던 배경이다. 하지만 발행 중단이 장기화된 탓에 이슈어들은 쉽사리 재개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 양국간 갈등이 해결되지 않은 점 역시 부담 요소다.

올해의 경우 이종통화 조달의 이점이 희미해진 점도 이같은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미국 저금리 기조 등으로 달러채 금리 경쟁력이 부상하자 대부분의 이종통화가 경쟁력을 잃었다. 엔화채권 역시 비용 측면의 메리트가 약화돼 이슈어들의 외면이 더욱 가속화됐다.

◇롯데지주, 사모 발행 주목…시장 조달 재개는 '글쎄'

오랜 공백 탓에 시장 대응력 역시 떨어지고 있다.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는 리보(Libor) 금리 산출 중단 등에 대비해 변동금리부채권(FRN)을 대체 지표와 연계해 발행하는 흐름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에 따라 사무라이본드 시장 또한 일본의 리보 대체지표인 토나(Tonar, Tokyo Overnight Average Rate)를 활용하고 있다.

통상 새 지표 등장 시 국책은행 등이 선제 발행에 나서 벤치마크 역할을 했다. 하지만 사무라이본드의 경우 오랜 기간 조달이 이뤄지지 않아 이같은 역할을 최근 민간기업이 해낸 양상이다. 롯데지주는 올 10월 85억엔 규모의 사모 사무라이본드 발행에서 국내 이슈어로는 최초로 토나 미드스왑(Tonar mid-swaps)을 금리 기준점으로 활용했다.

공모 사무라이본드의 등장은 내년 상반기에도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정치적 이슈가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던 탓에 이같은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현 상황에선 이슈어들이 섣불리 움직일 수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근 달러채 조달 금리가 상승하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사무라이본드의 경쟁력을 입증하기란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서 사무라이본드가 아닌 달러채를 택한 곳도 등장했다. 최근 한국석유공사는 2022년 1월 발행을 목표로 글로벌본드 조달 준비에 나섰다. 한국석유공사의 경우 내년 1월 700억엔(약 6억 3839만달러) 규모의 사무라이본드가 만기를 맞지만 해당 시장 대신 달러화 조달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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