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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 액티브 ETF 중소형사 판매창구됐다 [액티브 ETF 대전]②문턱 높아진 판매창구 '돌파구'…6개월 수익률, 중소형 운용사 '생존' 가른다

허인혜 기자공개 2021-11-19 13:23:48

[편집자주]

자산운용업계가 앞다퉈 액티브 ETF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액티브 ETF는 시장의 패러다임을 '규모'에서 '수익률 경쟁'으로 바꾸었다. 이런 이유로 중소형 자산운용사들도 선전하고 있다. 액티브 ETF 펀드는 글로벌 메가 트렌드인 ESG에 집중, 패시브 ETF보다 한 단계 앞선 상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더벨이 액티브 ETF 시장이 확대되는 배경과 펀드 시장에 미칠 영향, 전망 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11월 15일 14: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소형 자산운용사들은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 뛰어들며 한국거래소를 또 다른 대형 판매창구로 활용하고 있다. 높아진 판매사의 문턱을 넘기보다 펀드를 상장해 거래소로 판매하는 새로운 시장을 구축한 셈이다. 다만 판매채널을 통한 투자자 모집과정이 빠지는 만큼 액티브 ETF의 수익률이 생존을 가르는 지표가 될 전망이다.

◇중소형 자산운용사, 액티브 ETF 참전 배경은 '한국거래소' 판매창구

액티브 ETF 시장의 또 다른 특징은 신규 플레이어다. 중형·소형 자산운용사와 사모펀드 태생의 자산운용사들이 잇따라 도전장을 내고 있다. 그동안 ETF 시장에 뛰어들지 않았거나 명맥만 유지했던 자산운용사들도 앞다퉈 액티브 ETF를 출시하는 중이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과 메리츠자산운용, 에셋플러스자산운용, 신영자산운용, 브이아이자산운용 등이 액티브 ETF 시장에 진출했거나 진출을 준비하는 중이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과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메리츠자산운용 등은 아예 패시브 ETF 시장에는 진출하지 않기로 했다.

중소형 자산운용사가 액티브 ETF 시장에 참전하는 주요 배경으로 '판매창구 확보'가 꼽힌다. ETF는 주식처럼 상장돼 거래하는 상품이다. ETF를 상장하면 한국거래소를 하나의 거대한 판매창구로 활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한 자산운용사 ETF 본부장은 "주식형 펀드에 두각을 나타냈던 중소형 자산운용사들이 ETF 시장에 참전하는 데에는 '한국거래소'라는 플랫폼도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한국거래소를 하나의 판매채널로 활용하기 위한 목표를 세웠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소형 자산운용사들은 판매창구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펀드 사고가 이어지면서 판매사들은 빗장을 걸어잠근 상황이다. 펀드 설정액은 펀드 사고 이전으로 회복됐지만 판매고는 자산운용사별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 판매사들이 거래를 이어왔던 대형 자산운용사나 계열사의 펀드만 취급하다보니 중소형 자산운용사의 펀드는 판매 창구를 찾기 어려웠다.

최근 결정된 라임펀드 판매사 징계도 중소형 자산운용사에게 또 다른 악재다. 신한금융투자와 KB증권 등 주요 판매사의 6개월간 사모펀드 판매가 금지됐다. 펀드 환매중단 사고 이후 사모펀드 판매를 축소해온 판매사들은 이번 징계로 아예 판매창구의 문을 닫게 됐다.

중소형 자산운용사들이 직판 등 다양한 활로를 모색해 왔지만 성과는 뜨뜻미지근했다. 펀드 직판을 위해 시스템과 인력을 배치할 만한 여력이 있는 자산운용사가 많지 않았다. 투입 대비 판매고도 높지 않은 상황이다. 2018년부터 직판 시스템 구축에 공을 들인 메리츠자산운용 정도가 직판 비율을 16%까지 끌어올렸을 뿐 다른 자산운용사들의 직접 판매고는 미진하다.

◇'가입 권유' 사라진 상장거래, 수익률이 생사 가른다

향후 6개월이 액티브 ETF 시장의 주요한 기점이 될 전망이다. 6개월간 중소형 자산운용사들이 어떤 트렉레코드를 쌓는 지에 따라 살아남는 자산운용사와 그렇지 못한 곳이 나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사와 은행 등 판매사를 통한 펀드 판매보다 거래소에 상장된 ETF에 투자하는 과정이 더 단순해서다. 투자자가 직접 투자 대상을 골라담는 만큼 수익률에 더 냉정하게 반응한다는 조언이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판매사를 통한 펀드 판매는 투자자를 모집하고 상품을 설명하는 과정이 있다"며 "이 과정에서 펀드의 수익률이 다소 낮더라도 왜 낮은지, 반등 기회는 언제인지 등을 설명해 투자자를 모집하는 일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거래소에 상장된 ETF의 경우 투자자는 수익률을 가장 먼저 고려하게 될 것"이라며 "6개월간 이렇다할 트렉레코드를 쌓지 못하는 중소형 자산운용사들은 일찌감치 백기를 들 수 있다"고 부연했다.

대형사와의 경쟁도 중소형 자산운용사의 숙제다.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패시브 ETF 강자들이 액티브 ETF 시장에서도 선전하고 있다. 네 곳의 자산운용사가 동시 출격한 '메타버스 ETF' 부문에서는 삼성자산운용의 'KODEX K-메타버스 액티브ETF'가 30% 안팎의 수익률을 냈다. 네 개 상품 중 가장 높은 수익률로 같은 기간 기초지수의 성과를 상회한다.

한국거래소가 유사한 테마의 ETF는 동시상장을 유도하다보니 중소형 자산운용사 상품의 유입고가 줄어든다는 반응도 나온다. ETF의 특성상 수수료의 차등이 크지 않은 만큼 동시 상장시 액티브 ETF조차도 대형 자산운용사의 상품을 따라가게 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메타버스 액티브 ETF의 경우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에는 천억원대의 투자금이 몰렸지만 나머지 두 곳의 유입고는 100억원대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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