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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시플로 모니터]삼성SDI, 더 풍족해진 현금유동성차입구조 장기화하고 현금보유액 늘려…스텔란티스 합작 대비 투자 여력 확대

김혜란 기자공개 2021-11-19 07:24:40

이 기사는 2021년 11월 18일 07: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SDI의 올해 재무관리의 키워드는 현금유동성 확대로 요약된다. 차입금 만기구조를 장기화하고 보유 현금을 늘려 유동성을 확충한 점이 눈에 띈다. 미국 진출 등으로 앞으로 대규모 자본적 지출(CAPEX)이 예고된 상황에서 재무구조를 더욱 단단하게 다진 모습이다. 조 단위 투자를 감당할 여력이 더욱 커졌다는 의미다.

17일 삼성SDI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현금 및 현금성자산(유동성 금융상품 포함)은 1조9278억원으로 전년 말(1조6687억원)보다 약 2600억원 늘었다. 올해 3분기까지 CAPEX가 전년 동기 대비 32%(1조6661억원) 증가했으나, 증가분을 상쇄하고도 남을 정도로 현금흐름이 개선됐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전년 동기(1조2764억원) 보다 좋아져 1조5957억원 순유입됐다.

총 차입금은 4조1930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약 2576억원이 늘었다. 하지만 총 차입금 규모보다 눈 여겨볼 점은 차입 구조다. 1년 안에 상환해야 하는 단기차입금의 비중을 줄이고 만기가 긴 장기차입금 비중을 늘렸다.

3분기 말 기준 단기차입금은 약 1조7581억원이다. 지난해 말 2조4275억원에서 약 7000억원 가량 덜어낸 것이다. 대신 장기차입금 비중이 커졌다. 장기차입금은 지난해 말 1조5079원에서 약 9300원이 증가한 2조4349억원으로 집계됐다.

구체적으로 단기차입금에서 전년 말 6800억원이 넘던 '외화장기차입금의 유동성대체'(해외법인이 현지 은행에서 차입한 시설자금)분을 615억원으로 줄였다. 장기차입금 항목 중에선 외화장기차입금이 같은 기간 1조2647억원에서 2조1974억원으로 9327억원 늘었다. 만기가 돌아온 외화장기차입금을 차환하면서 차입구조가 단기에서 장기로 바뀌었다는 뜻이다.

결과적으로 총차입금 중 장기차입금 비중은 58%로 늘었다. 전 분기엔 단기차입금 비중이 62%였는데 이번엔 역전된 것이다.

또 만기가 돌아온 사채 3700억원어치를 차환발행하지 않고 갚았는데, 이 역시 단기차입금 규모 축소에 영향을 줬다. 차입금 규모가 조금 늘긴 했지만, 차입구조의 안정성은 높아진 셈이다.


보유 현금은 2조원 가깝게 늘리고 차입 구조는 장기화한 데다, 연간 2조원 가량의 돈이 유입될 정도로 현금흐름은 좋아졌다. 3분기까지 영업으로 번 돈이 1조6000억원가량이란 점을 감안, 단순계산으로 연간 2조원 규모의 영업현금흐름이 발생한다고 추산했다. 앞으로 공격적 CAPEX가 있더라도 재무에 큰 무리가 없을 정도로 재무구조를 개선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삼성SDI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 성장에 발맞춰 투자를 늘려야 해서 돈 나갈 곳이 많은 상황이다. 삼성SDI가 총 CPAEX 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힌 적은 없다. 하지만 스텔란티스와 합작법인을 세워 2025년 상반기부터 미국에서 최초 연산 23기가와트시(GWh) 규모로 전기차 배터리 셀과 모듈을 생산하기로 했으며 향후 40GWh까지 확장할 수 있단 계획이다.

전기차 배터리 10GWh 캐파를 확보하기 위해 1조원 가량 필요하다고 알려졌는데, 삼성SDI가 절반을 부담한다고 하면 최소 1조원~2조원을 투입해야 한다. 여기에 기존 시설 유지·보수 등에 들어가는 CAPEX가 매년 발생한단 점도 감안해야 한다.

대규모 투자를 앞두고도 기존에 가지고 있던 사채를 차환 발행하지 않고 현금으로 갚은 것은 앞으로 현금흐름 안에서도 수조원 규모 투자를 충분히 충당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렸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금흐름 안에서 수조원 규모 투자를 감당할 수 있을 전망이다. 대규모 투자를 앞두고도 기존에 가지고 있던 사채를 차환 발행하지 않고 현금으로 갚은 것도 이런 재무적 자신감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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