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1년 11월 19일 10: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S전선아시아는 매년 최고 실적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올해도 코로나19 확산, 미얀마 군부 쿠데타 등 악재가 많았으나 연간 기준 사상 최대인 매출 8000억원 달성을 바라볼 정도로 외형을 키우는데 성공했다. 이와 함께 재고자산도 덩달아 급증했다. 운전자본 부담이 커지면서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악화됐다.

하지만 재고가 늘고 현금흐름이 악화됐다고 해서 반드시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LS전선아시아의 경우 재고자산 중에서도 미착품(주문했으나 아직 도착하지 않은 원재료)과 원재료 등이 많이 늘었다. 수주를 받았거나 앞으로 수요 증가에 대비해 매입해 비축한 원재료가 많아졌단 뜻이다.

19일 LS전선아시아의 3분기 연결회계기준 매출(누적)은 5803억원으로 집계됐다. 3분기 만에 작년 한 해 5796억원 매출을 뛰어넘었다. 영업이익은 200억원이다. 역시 이미 작년 한 해 이익 규모(161억원) 보다 커졌다.

호실적에도 현금흐름은 좋지 못했다. 3분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 221억원이었다. 1분기와 2분기에도 각각 96억원, 116억원이 순유출됐다.

현금흐름 둔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건 재고자산 증가다. 3분기 현금흐름표를 보면 재고자산 항목에서 720억원을 차감했다. 재고자산을 구매하는 과정에서 그만큼 현금이 유출됐기 때문이다.

다만 LS전선아시아의 재고자산 항목을 들여다보면 제품과 반제품, 원재료, 미착품 등이 고르게 증가했다. 특히 미착품과 원재료, 반제품 증가폭이 크다. 수주 받은 물량을 만들어 팔기 위해 전기동 등 원재료 재고를 비축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LS전선아시아는 베트남과 미얀마에 생산거점을 두고 전력케이블, 광케이블 등을 제조해 베트남 등에 판매하고 있다.

재고자산이 쌓이기만 하고 안 팔려서 현금흐름이 악화된 경우라면 문제가 되지만, 반대로 외형이 커지면서 재고자산이 늘어날 때는 오히려 실적 개선에 긍정적인 신호로 볼 수 있다.

물론 당장 현금 유출이 생기다 보니 일시적으로 자금 부담은 커졌다. 결과적으로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둔화되면서 보유 현금은 작년 말 263억원에서 3분기 말 기준 122억원으로 줄었다. 투자활동현금흐름으로는 138억원 순유입됐다. 153억원 규모 금융자산을 처분했는데 재고자산을 늘리는 과정에서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현금으로 돌린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현재 쌓인 재고가 매출로 이어지고 매출채권 회수 등으로 현금 유입 속도가 빨라지면 현금흐름은 개선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LS전선아시아의 경우 매출 성장에 따라 제품을 더 많이 생산해야 해 재고를 늘리면서 현금흐름이 둔화된 것으로 부정적으로 볼 수 없다"며 "외형에 비해 현금흐름 순유출 규모가 그렇게 큰 것도 아니다"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