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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퀀텀 점프' 르네상스운용, '상장+비상장' 통했다 [thebell interview]이건규 대표, 가치투자 전략 업그레이드…정규봉 대표, 유망 기업 발굴 호흡

양정우 기자공개 2021-11-25 07:45:42

이 기사는 2021년 11월 23일 15: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말 그대로 퀀텀점프(Quantum Jump)다. 흥망성쇠의 주기가 짧은 헤지펀드 업계에서도 르네상스자산운용의 성장세는 유독 두드러진다. 2019년 창업(인수) 당시 80억원 정도였던 운용자산(AUM)이 2년여 만에 3000억원 대에 근접했다.

이건규 공동 대표는 고속 성장의 비결로 시장의 신뢰를 꼽았다. 냉엄한 자본시장의 룰이 지배하는 업계에서 신뢰의 근거는 역시 수익률이다. 고객 기반을 닦던 시기 상장과 비상장 투자를 혼합한 멀티전략(Multi-Strategy) 펀드로 수익을 안겼고 이제 각 스타일에 주력하는 펀드로 개별 수익자의 니즈를 꿰뚫고 있다.

◇창업 2년여 만 'AUM 80억→2800억'…상장·비상장 믹스, 멀티전략 인기

이건규 대표(사진)는 "르네상스운용이 설립 3년차에 AUM 2770억원(전일 기준)을 달성했다"며 "헤지펀드 운용사 중에서도 매우 이례적으로 성장한 건 공동 대표에 대한 시장의 신뢰 덕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두 대표가 업계에서 17년 간 업력을 다지면서 신뢰를 쌓았고 결국 매력적 상품과 우수한 수익률로 확신을 심어줬다"고 덧붙였다.

르네상스운용은 이 대표와 정규봉 공동 대표가 과거 트러스톤멀티자산운용을 인수하면서 문을 열었다. 2019년 당시 옛 전신의 AUM은 100억원을 밑돌았다. 하지만 두 수장이 지휘봉을 쥐자 드라마틱한 반전이 벌어졌다. 그 뒤로 월별 기준 수탁고가 단 한번도 감소하지 않고 성장 가도를 달렸다. 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증시가 추락했던 지난해 3월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본래 르네상스운용은 설립 초기부터 입소문을 탔다. 옛 VIP투자자문(현 VIP자산운용)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이 대표와 신영증권 베스트 애널리스트인 정 대표가 맞손을 잡은 하우스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트랙레코드가 전무한 신생 하우스에 단번에 뭉칫돈을 맡기는 고객은 찾기 힘들다. 두 대표는 한국투자증권 판매 지점을 1곳도 빠짐없이 방문해 PT(프레젠테이션)를 벌일 정도로 발품을 팔았다. 정성껏 판매 채널의 문을 두드리자 돈을 맡기는 고객이 하나둘씩 늘었고 이들에게 기대한 성과를 안기기 시작하자 AUM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설립 초기 환호를 받은 펀드는 상장사와 비상장사 투자를 섞어 균형을 맞춘 멀티 전략 펀드들이었다. 비상장투자는 한번에 큰 수익을 얻을 수 있으나 2~3년 간 수익률이 '0'에 그칠 수 있다는 게 문제다. 상장사 투자의 경우 수익률이 계속 쌓일 수 있는 반면 시장이 출렁일 때 변동성이 치솟는다. 두 자산을 적절히 혼합한다면 서로 단점이 크게 완화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이 대표가 상장사를 정 대표가 비상장사를 각각 전담하고 있다.

멀티 전략 펀드가 흥행에 성공한 후 개별적으로 고객 니즈에 접근하는 스탠스를 취했다. 두 공동 대표가 각자 장기에 맞춰 아예 상장사와 비상장사만 담는 펀드도 내놓고 있다. 근래 들어 가장 '핫'했던 공모주펀드(코스닥벤처펀드 등)도 AUM 확대에 한몫을 했고 최근엔 트렌드로 부상한 상장사 메자닌 펀드에도 주력하고 있다.

◇롱온리 전략 다빈치1호 '시장 압도'…이건규 대표, 가치투자 업그레이드

이건규 대표가 운용하는 펀드 중에서 대표 상품은 '다빈치 1호(2019년 10월 설정)'다. 올해 코스피 지수(21일 종가 YTD 기준)가 3.39% 오른 가운데 다빈치 1호는 52.67%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누적 수익률 기준으로도 코스피 지수는 42.82%, 다빈치 1호의 경우 107.86%에 달한다.

다빈치 1호는 이 대표 특유의 전략이 반영된 롱 온리(long only) 펀드다. 통상적으로 롱 온리는 롱바이어스드(Long-biased)보다 매수 포지션에 더 치중하는 전략을 구사한다. 벤치마크 지수를 추종하지 않고 개별 주식 중심으로 종목을 발굴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에서 올해 상반기까지 수익을 이끈 종목은 DB하이텍, 신성델타테크, 대한제강, 오스템임플란트 등이 대표적이다. 매수 당시 이들 기업의 공통점은 실적이 크게 호전됐으나 시장에서 관심이 적다는 점이다. 당연히 주가가 가치보다 낮은 수준에 머물렀고 분기마다 호실적을 거두면서 뒤늦게 매수세가 몰렸다.

현재 이들 주식은 모두 처분한 상태다. 최근엔 제조업 경기가 전반적으로 악화되면서 전통 제조 기업의 비중을 줄이고 있다. 그 대신 게임과 2차전지 소재 섹터에 주목해 투자 비중을 점차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 대표는 가치투자의 명가인 VIP자산운용의 기틀을 다진 인사 중 하나다. 그 역시 가치투자의 힘을 믿는 펀드매니저다. 다만 보수적 가치투자를 답습하는 게 아니라 그만의 가치투자 철학을 고수하고 있다. 무엇보다 성장 여력을 가미한 유연한 사고가 필요하다고 본다. 짧은 기간만 보유할 수도 있고 성장성에 무게 중심을 싣기도 한다. 전통적 가치투자자라면 파격에 가까운 행보다.

그는 "단지 저평가된 주식을 싸게 사서 장기간 보유하는 전략만으로 과거의 영광을 재현할 수 없다"며 "한국이 저성장 국면에 들어선 이상 성장성을 갖춘 산업이나 기업이 저평가된 타이밍을 노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르네상스운용이 IT는 물론 바이오 섹터까지 투자할 수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르네상스운용은 내년에도 AUM 확대에 주력해 나갈 방침이다. 현재 롱온리 펀드와 상장사 메자닌 펀드, 코스닥벤처펀드 등을 조성할 계획을 갖고 있다. 기존 상품인 코스닥벤처엑티브의 경우 코스피 지수가 19% 가량 상승하는 동안 약 77%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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