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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림페이퍼, 골판지업계 인식 ‘싹’ 바꾼다 ‘ESG+성장성’에도 관심 저조…공격적 IR·배당 준비

이경주 기자공개 2021-11-26 13:36:29

이 기사는 2021년 11월 23일 16:3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태림페이퍼가 기업공개(IPO)를 발판삼아 골판지업에 대한 투자자 인식 제고에 나설 전망이다.

골판지는 전통산업이라는 고정관념 탓에 그간 투자자는 물론 기업들도 적극적으로 상호 소통하려는 노력이 없었다. 대다수가 상장사지만 정기 기업설명회(IR)를 하는 곳은 한 곳도 없다.

이 탓에 골판지업이 코로나19와 글로벌 ESG 트렌드로 성장산업으로 변모하고 있음에도 아직도 투자자 관심밖에 있다. 시장 1위 태림페이퍼는 정기IR과 배당 등 공격적인 주주친화정책으로 업계 전체에 대한 관심을 환기 시킨다는 포부다.

◇상위 4개 업체 IR 전무…기관·기업 쌍방 무관심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태림페이퍼는 상장한 이후 ‘주주와의 동반성장’을 모토로 주주친화적인 IR정책을 수립하고 실천할 방침이다. 우선 정기 IR을 도입한다. 실적발표 정례화를 통해 매 분기 회사의 현황과 성과를 투명하게 공유한다. 더불어 배당정책을 통해 투자자와 성장 결실도 나누기로 했다.

태림페이퍼는 이 같은 계획을 한국거래소와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태림페이퍼는 올 10월 7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에 상장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한 바 있다. 심사 과정에서 주주친화정책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이다.

골판지 업계 전반에 형성돼 있는 ‘불통’ 이미지를 걷어내겠다는 의미다. 태림페이퍼는 골판지업계 시장점유율이 약 20%로 1위다. 예비 대장주로서 골판지업 전체에 대한 인식 제고에 나섰다.

골판지는 오래된 전통산업이라 폐쇄적이고 보수적인 특징이 있다. 골판지는 택배상자와 농수산물 박스를 만드는데 가장 많이 쓰인다. 전형적인 내수지향형 산업으로 코로나19 전까진 공급과 수요에 큰 변화가 없었다.

공급은 제한돼 있다. 대규모 자금을 요하는 장치산업이라 상위 5개 업체가 과점하는 구조다. 태림페이퍼를 비롯해 아세아제지, 신대양제지, 삼보판지, 한국수출포장공업 등이 지난해 기준 시장 70%를 점유한다. 수요는 GDP(국내총생산)와 연동되는 수준으로 변화가 크지 않다.

이슈가 없는 시장이라 투자자 관심도 크지 않았고 기업도 IR에 소극적이었다. 태림페이퍼를 제외한 상위 4개 업체가 모두 상장사지만 정기 IR을 하고 있는 곳은 현재 전무하다. 신대양제지의 경우 개별 홈페이지도 없는 수준이다. 그룹 홈페이지(대양그룹)에 관계사로 소개되고 있다. IR정보는 당연히 없다. 그만큼 소통 의지가 약하다는 것을 나타내는 사례다.

대양그룹 홈페이지 재무정보 화면 캡쳐

그나마 펜데믹 이후엔 업계 전반적으로 실적 개선이 두드러지자 관심을 갖는 증권사가 생기기 시작했다. KTB투자증권이 올 들어 골판지 종목에 대해 취재해 리포트를 내고 있다. 기업들도 취재에 응대는 하고 있지만 그 수준에 그친다.

전통산업이라는 이미지를 극복하기 쉽지 않은 것이 이유다. 한 골판지 상장사 관계자는 “골판지업 자체가 단순 생활소재로 인식돼 펀드매니저(기관)들 투자대상에도 포함돼 있지 않다”며 “그러다 보니 업종에 대해 공부하려는 애널리스트들도 많지 않고 스몰캡(소형주)으로 잠깐 취급하다가 제약·바이오로 눈을 돌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 측면에서 소통에 적극적이지 않은 영향도 있다”며 “업계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보수적이라 내부정보를 외부에 공유하려 하지 않는다. 애널리스트들이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팬데믹·ESG로 성장산업 전환…업계도 ‘태림’ 역할 기대

반면 상위 5개 업체들은 투자자들의 무관심 속에 올해 괄목할만한 실적 개선을 이루고 있다. 2위 아세아제지는 올 3분기까지 매출(6824억원)이 전년 동기 대비 30.8% 늘었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359억원에서 737억원으로 두 배 이상(105.5%) 증가했다.


신대양제지는 작년 10월 공장 화재로 생산량에 타격을 입었음에도 올해 선방하고 있다. 올 3분기까지 매출(5022억원)은 전년 동기 대비 10.4%, 순이익(529억원)은 15.2% 증가했다. 삼보판지는 같은 기간 매출(3852억원)이 36.2%, 순이익(493억원)은 76.5% 증가했다. 한국수출포장공업도 같은 기간 매출(2317억원)은 18.9%, 순이익(148억원)은 87.8% 늘었다.

4개사 평균 매출증가율(3분기 누적)이 23.9%, 순이익 증가율은 49.5%에 이른다. 4개사 평균 순이익율은 9.7%로 수익성도 좋다. 모든 업체들이 성장과 수익성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 태림페이퍼도 올 상반기 매출(4192억원)이 전년 동기에 비해 18.3%, 영업이익(417억원)은 88.7%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상거래 급증으로 포장재로 쓰이는 골판지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업계에선 소비자들의 소비패턴(비대면 상거래)이 굳어졌기 때문에 위드 코로나 시대에도 골판지는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골판지는 중장기적 확장성도 있다. 탄소중립이라는 글로벌 ESG 흐름에 부합하기 위해 기업 고객들이 플라스틱 대신 골판지를 소재로 쓰는 케이스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스타벅스가 종이 빨대를 도입한 것이 대표적이다. 태림페이퍼의 경우 흐름에 부합해 올 3월 골판지로 만든 친환경 옷걸이를 출시하기도 했다.

공급은 제한적인데 수요는 늘어나며 업종 펀더멘털이 강화됐다. 여기에 ESG스토리까지 갖춘 산업이 됐다. 그런데 대다수 상장사들은 여전히 저평가 상태에 있다.

아세아제지는 23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이 4639억원이다. 올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737억원)을 연환산한 982억원을 대입한 주가수익비율(PER)이 4.7배에 그친다. 신대양제지는 같은 기준으로 PER이 5배, 삼보판지 3.9배, 한국수출포장공업은 5.2배다. 4개사 평균은 4.7배다.

태림페이퍼가 공격적 IR과 주주친화정책을 천명한 이유다. 태림페이퍼는 IPO를 준비하며 IR에 시동을 걸고 있는데 이미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기관과 애널리스트이 '아직 조명이 안된 성장산업'이라고 평가했다는 후문이다.

업계에서도 태림페이퍼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IPO가 투자자 관심이 큰 이벤트이기 때문에 업계 전반의 인식이 제고되는 결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선 관계자는 “태림페이퍼가 IPO를 추진하며 시장에 대한 관심이 늘어날 것”이라며 “산업은 현장에서 체감할 정도로 지속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인식 제고의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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