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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와 IPO ‘택갈이’ [thebell note]

최석철 기자공개 2021-11-26 13:30:10

이 기사는 2021년 11월 24일 07:3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택(Tag)갈이’는 동일한 상품에 브랜드 상품과 가격표를 다르게 붙여서 판매하는 행위다. 주로 의류업계에서 성행한다. 예를 들면 이월상품을 신상품인양 택을 바꿔 달거나 저가 상품에 고급 브랜드 라벨을 달아 비싸게 판매하는 방식이다. ‘파격 할인’을 동반한 홍보 역시 빠질 수 없다.

좋은 상품을 할인가에 구매했다고 만족했던 소비자로선 분통이 터질 일이다. 하지만 원단과 마감 수준 등을 전문가의 눈길로 살펴보기 어려운 소비자로선 단번에 ‘택갈이’를 알아채기는 쉽지 않다.

최근 IPO시장에서도 ‘메타버스 택갈이’가 성행하고 있다. 산업계 전반에서 메타버스 열풍이 뜨거워지면서다. 메타버스 관련주의 고공행진이 이어지고 있으며 정부 주도의 메타버스 산업 육성·지원책이 속속 수립되고 있다.

하지만 메타버스의 실체는 여전히 모호하기만 하다. 가상을 뜻하는 ‘Meta’와 공간을 뜻하는 ‘universe’의 합성어, 또는 현실과 가상이 융합된 세계라는 관념적 개념 외에는 이렇다 할 경계를 찾기 힘들다.

그러다보니 메타버스를 전면에 내세운 IPO기업은 무한대로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기존 VR(가상현실), AR(증강현실), XR(확장현실) 등에 더해 인공지능, 안면인식, 영상콘텐츠, 3D그래픽 등도 관련 업종으로 포함된다. 심지어 전자기기 부품을 만드는 회사까지 메타버스 회사에 납품한다는 이유로 관련 기업으로 언급된다.

메타버스가 언급되기만 해도 투자자의 눈높이가 달라지는 만큼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IPO 실무를 담당하는 인력에게는 수년 전부터 준비해온 IPO 작업에 더해 갑작스럽게 메타버스와 예비 IPO기업의 사업적 지향점간 접점을 만들어야하는 일종의 과제가 생겼다.

하지만 본질적인 사업영역과 기술력 등에는 변화가 없다. 아직 메타버스의 미래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싸이월드와 게임, SNS 등 이미 일상 속 서비스가 메타버스의 ‘과거 사례’로 꼽힌다. 그리 ‘새로운 기술’이 중요하지 않다는 의미다. 택갈이 대상으로는 제격이다.

“증시 입성의 길목에서 이왕이면 더 높은 기업가치를 받기 위한 일종의 전략적 접근에 그칠 확률이 높지 않을까요. 원래 유행은 돌고 돌잖아요”란 한 IB업계 관계자의 말이 귀에 박힌 이유다.

택갈이는 당연히도 불법이지만 관행이라는 이름 아래 여전히 곳곳에서 행해지고 있다. 수익이 짭짤해서다. 하지만 그 손해는 소비자가 고스란히 떠안는다. IPO시장에서는 투자자의 몫이다. IPO라는 중대사를 앞둔 기업일수록 메타버스 ‘택’이 주는 무게감을 느껴야할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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