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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개편안 긴급점검]판매사, 전문투자자에 ‘올인’...일반투자자 사실상 포기개인고객 판매 절차·관리 부담, 전문투자자 등록 유도

윤기쁨 기자공개 2021-11-26 07:27:46

[편집자주]

10월 21일, 각종 사건사고로 성장통을 겪고 있던 사모펀드 시장에 새로운 룰(rule)이 생겼다. 정부가 전문투자형과 경영영참여형 사모펀드의 장벽을 무너뜨린 것이다. 진입장벽을 낮춘 후 400조원대로 급팽창한 사모펀드 시장의 투자자 보호와 규제 일원화란 큰 그림속에서 나온 개선안이다. 중장기적으로 주요 플레이어들의 비즈니스에도 적잖은 영향이 예상된다. 제도 개선의 핵심과 영향, 현장 반응을 더벨이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1년 11월 24일 15:0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까다로워진 사모펀드 가입 절차와 판매사 책임 강화로 판매사들의 부담이 커졌다. 일부 판매사들은 기존 일반투자자 고객을 전문투자자로 전환하는 묘책을 내놓고 있다.

이번 사모펀드 개편안은 일반투자자 보호 성격이 강하다. 기관 전용과 달리 일반 전용 사모펀드는 일반투자자 참여 조건이 3억원으로 상향되는 등 가입 조건이 강화됐다. 동시에 이들에 대한 판매사의 의무와 책임도 커지면서 판매사 입장에서는 일반투자자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일부 PB센터에서는 신규 일반투자자 고객 유치도 꺼리는 모습이다. 금소법 여파로 투자설명 업무가 과중한 상황에서 이들에게 고위험 상품을 판매하는 것도 부담이다. 이에 기존 고객들을 대상으로 전문투자자로 전환을 요구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까다로운 가입 절차, 일부 지점 일반투자자 ‘기피’

지난달 21일부터 시행된 자본시장법 개정안에 따르면 판매사는 일반투자자에게 사모펀드를 판매할 경우 다양한 의무와 책임을 수행해야 한다.

먼저 일반투자자에게 ‘핵심 상품설명서’를 교부해야 한다. 핵심 상품설명서에는 투자판단에 필요한 △펀드·운용사 명칭 △투자목적·투자전략 △투자대상자산 △운용위험 △환매 관련 사항 등 필수 기재 사항이 포함돼야 한다.

또 판매사는 불합리한 운용 행위가 있는지도 감시해야 한다. 판매사는 운용사가 해당 핵 상품설명서에 부합하게 운용되고 있는지 등을 수시로 확인한다. 일반 사모펀드를 운용하는 운용사는 펀드 운용보고서도 분기별로 작성해 제출해야 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부담은 더욱 크다. 라임·옵티머스 사태 이후 판매 환경도 녹록지 않아지면서 일반투자자의 신규 가입 문의조차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전문투자자는 금융투자상품에 대한 전문성과 자산 규모를 기준으로 ‘투자에 대한 위험 감수 능력이 있는 자’로 정의한다. 교육이나 설명 동의 절차를 생략할 수 있고, 손실이 났을 때 판매사가 가지는 부담도 덜하다.

실제 금융감독원은 옵티머스 펀드 보상과 관련해 일반투자자와 전문투자자를 구분해 원금을 환불하도록 권고하기도 했다. NH투자증권은 옵티머스 사모펀드 일반투자자 831명에게만 원금을 돌려주는 걸로 결정을 내렸다. 전문투자자로 가입한 5명 개인 고객에 대해서는 배상금을 지급할 수 없다고 밝혔다. 판매사가 손실위험을 책임질 수 있는 기관이나 전문투자자를 선호하는 건 이 영향이다.

고액자산가가 포진해있는 일부 강남 PB센터의 경우 전문투자자 자격을 이미 확보하고 있는 일반투자자가 많다. 요건이 되는 고객들을 중심으로 전환을 권유하거나 반대로 지점을 통해 문의하는 고객도 늘고 있다.

한 증권업계 PB는 ”사모펀드 관련 문제가 터질 때마다 불완전판매 이슈가 떠오르기 때문에 우리로서도 일반투자자가 부담스럽다“며 ”전문투자자는 어느정도 손실을 부담할 수 있고, 판매 절차도 훨씬 간단하기 때문에 선호한다“고 말했다.


◇어렵지 않은 등록 요건, 전문투자자 수 증가 전망

전문투자자는 투자 기법과 규모 면에서 일반투자자와 차이가 크다. 전문투자자는 일반투자자와 달리 투자권유 규제를 받지 않으며 사모펀드 최소 투자금액 제한이 없다. 일반투자자가 사모펀드에 투자하려면 최소 3억원 이상이 필요하다.

개인이 전문투자자 자격을 받기 위해서는 일정 요건을 갖춰 금융투자회사에 전문투자자 심사를 신청해야 한다. 이후 해당 금융투자회사가 심사 후 개인에게 전문투자자 자격을 부여하는 구조다. 금융투자회사가 요건을 갖추지 못한 개인을 전문투자자로 등록하면 불건전 영업행위로 당국의 제재를 받는다.

일반투자자가 전문투자자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1년 이상 월말 평균잔고 5000만원 이상 △금융투자상품 계좌개설 1년 이상 등의 필수 요건을 갖춰야 한다. 여기에 선택 요건인 △연소득 1억원(부부합산 1억5000만원) △순자산 5억원 이상 △특정분야 1년 이상 종사자 중 1개를 충족하면 된다.

가령 회계사나 변호사, 변리사 등 국가 공인자격증을 보유한 자나 금융투자업 종사자(선택 요건)의 평균 잔고가 5000만원 이상(필수 요건)이라면 전문투자자로 손쉽게 전환할 수 있다.

또 다른 증권사 PB는 ”기존 일반투자자 고객 중 사모펀드 투자를 활발히 했던 분들이 먼저 물어보는 경우가 가끔 있다“며 ”그동안 굳이 전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을 뿐, 등록 요건이 어렵지 않아 앞으로 전문투자자 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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