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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지배구조 재편 정지작업? 금융사 정리 끝났다 [현대카드·캐피탈 경영권 재편]②계열사 지배력 강화 움직임 중 이뤄진 변화 주목

고설봉 기자공개 2021-11-30 07:55:09

[편집자주]

현대차그룹 금융계열사에서 최근 심상찮은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바로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의 분리 움직임이다. 지분 변동을 수반한 것까지는 아직 아니지만 경영권을 두고서는 총수일가 사이에 확실한 변화가 감지된다. 이들 금융계열사는 과연 어떤 이유로 이별을 준비하고 있는 것일까. 경영권과 지배구조, 주력사업부문 등에 대한 분석을 토대로 그 배경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11월 25일 10:0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카드와 현대캐패탈 경영권 교체를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서막'으로까지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는 평가도 있다. 기본적으로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이 그룹사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그리 높지 않다는 점 때문이다. 다만 이번 변화가 지분 변동을 수반했던 만큼 현대차그룹 지배구조와 맞물려 볼 수밖에 없는 면이 분명 있다.

이번 현대차그룹 금융계열사 경영권 교체 과정에 지분 변동을 수반한 곳은 현대카드다. 현대카드의 재무적투자자(FI)들이 매각한 지분을 현대커머셜과 대만 푸본금융그룹이 각각 인수했다. 푸본그룹은 현대카드와 협력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과거부터 현대카드를 중심으로 경영활동을 펼친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의 우호세력이란 해석이 나온다.

현대차그룹이 처한 상황과 맞물려 종합적으로 맞물려 봐도 이번 현대캐피탈 경영권 교체는 의미가 크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중심의 지배구조 개편이 임박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는 평가다.

우선 현대차그룹은 2018년 3월 현대모비스를 투자·핵심부품 사업부문과 모듈&A/S부품 사업부문으로 인적분할해 모듈&A/S부품 사업부문을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한다고 밝혔다. 동시에 기아와 현대제철, 현대글로비스 등은 보유하고 있던 현대모비스 지분을 정몽구 명예회장과 정의선 회장 등 대주주에게 처분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에서 '기아→현대모비스'의 고리를 끊을 계획이었다. 현대차그룹 지배구조를 개편과 함께 ‘포스트 정몽구’ 시대를 맞이하기 위한 조치였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싸늘했다. 주주들은 해당 개편안에 크게 반발했다. 2018년 지배구조 개편안의 핵심이던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 모두 상장사인 만큼 시장 참여자들의 반발이 곧 지배구조 개편 중단으로 이어졌다.

현대글로비스는 정 회장이 유의미한 지분을 보유한 몇 안되는 회사 중 한 곳이다. 정 회장은 2021년 11월 현재 현대글로비스 23.29%, 현대엔지니어링 11.72%를 각각 보유 중이다. 다른 핵심 계열사 지분은 미미하다. 현대차 2.62%, 기아 1.74%, 현대모비스 0.32% 지분만 갖고 있다.

정 회장의 상황을 고려하면 현대차그룹은 어떻게든 현대글로비스와 현대엔지니어링을 활용해 지배구조 개편을 해야 한다. 사실상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현대모비스 지분을 정 회장이 확보하는 게 핵심이다. 그 일환으로 정 회장의 개인 지분율이 높은 현대글로비스에 현대모비스를 합병하는 개편안이 2018년 시도된 것이다.

그러나 시장의 저항에 부딪히며 당시 지배구조 개편은 한발짝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이후 3년이 지난 2021년 11월 현재까지 현대차그룹은 지분 변동을 수반한 지배구조 개편을 하지 못하고 있다. 순환출자 고리조차 여전히 못 끊고 있다.


다만 지난 3년여 동안 지분 변동 외 경영권을 두고서는 의미있는 변화들이 이뤄졌다. 정 명예회장을 비롯한 오너일가 및 각 계열사 지분에는 변동이 없었지만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 경영권에는 큰 변화가 있었다. 주요 계열사 경영권은 모두 정의선 회장을 중심으로 승계됐다.

지배구조 개편에 실패한 뒤 6개월이 지난 2018년 9월 현대차그룹은 대대적인 인사를 단행한다. 정 회장은 부회장에서 총괄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이 과정에 ‘정몽구 사단’의 핵심 인물인 설영흥 전 고문이 퇴임하고, 김용환 전 현대차 부회장은 계열사로 전보됐다. 이와 함께 4인 부회장 체제도 종식됐다. 주요 사장단도 교체됐다.

2019년 1월 정 회장은 최초로 현대차그룹 시무식을 주재했다. 그가 전면에 나서 그룹 경영전반을 챙긴다는 의미였다. 그리고 그해 3월 정 회장은 현대차 대표이사(사내이사)에 올랐다. 이전까지 정 회장이 등기임원을 맡았던 주요 계열사는 기아가 유일했다.

이후로도 정 회장의 경영권 강화 움직임은 계속됐다. 정 회장은 지난해 3월 현대모비스 대표이사에 올랐다. 현대모비스는 정 명예회장이 지금의 현대차그룹 토대를 만든 핵심 법인이다. 사실상 현대차그룹 최상위 지배회사여서 이곳의 대표이사가 된다는 것은 상징성은 크다. 이어 지난해 10월 정 회장은 마침내 현대차그룹 회장에 올랐다.

지분 변동을 수반한 지배구조 개편에 실패하자 경영권 확보로 전략을 전환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난 3년 동안 정 회장은 주요 계열사 지분 확보 등 실질적인 지배권을 확장하는 대신 전 계열사에 걸쳐 경영권을 틀어쥐는 데 주력했다. 일련의 과정을 거치며 승계의 발판을 마련하고 나선 것이다.

결국 현대캐피탈의 경영권 확보도 그 연장선으로 봐야 한다는 평가다. 계열사간 지분 거래 및 순환출자 해소등 본격적인 지배구조 개편에 앞서 주요 계열사의 경영권을 정 회장이 확보하기 위해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의 경영권 분리도 단행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

업계에선 현대캐피탈 경영권 확보를 정 회장을 중심으로 가야 할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재편의 마지막 정지작업이란 시각도 있다. 정 회장은 그동안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 등 주요 계열사에 대한 경영권 확보를 마쳤고 이제 금융계열사 정리 작업까지 마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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