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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파이낸스 3.0 리뉴얼]"핵심 수익원 안정, 신사업으로 디테일 더한다"⑥이병현 하나은행 뉴욕지점장

김현정 기자공개 2021-11-26 07:15:19

[편집자주]

금융사의 해외사업은 단순 본점지원 성격의 1.0, 현지화에 집중했던 2.0을 넘어 투자금융(IB)에 주력하는 3.0 시기를 걷고 있다. 이런 가운데 만난 '코로나19' 사태로 경험하지 못한 환경이 시작됐다. 금융사들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지난해 '언택트' 업무 정착에 주력했다. 올해는 이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는 '리뉴얼'에 힘을 쏟은 시기다. 글로벌 각지에 진출한 금융사들은 1년 동안 어떤 변화를 맞이했는지, 또 어떤 전략을 준비 중인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11월 25일 09:1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은행 뉴욕지점은 최근 IB(투자금융)딜 역량에 물이 올랐다는 평을 받고 있다. 과거 참여기관에 머물러있던 데서 이제 굵직한 딜을 주선하는 수준에까지 이르렀기 때문이다. 주선 금융기관은 추가 수수료를 얻어가기 때문에 지점 내 수수료이익도 해를 거듭할수록 증가하고 있다.

다양한 신사업도 추진 중이다. 지점 설립 30년 만에 마련한 양도예금증서(CD) 발행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유동성 관리를 위한 채권매입 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하나은행 뉴욕지점의 진취적인 행보를 이병현 하나은행 지점장(사진)으로부터 들어봤다.

◇IB사업 대량 딜 주선자로 자리매김...주선수수료 '쏠쏠'

이 지점장은 2019년 7월 뉴욕으로 발령받은 뒤 지점의 수익창출과 글로벌IB 명성 확보에 온힘을 기울였다. 2010년부터 홍콩지점 팀장으로 3년 5개월을 근무한 경험이 있는 만큼 전통 금융시장에 밝은 인물이다. 경쟁이 치열한 뉴욕 시장에서 입지를 차곡차곡 쌓으며 IB 플레이어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최근 하나은행 뉴욕지점의 대표적 IB사업 성과는 올 7월 클로징한 오피스 담보대출 주선 건을 들 수 있다. 1억8000만 달러 규모의 대형 딜이었다.

미국 주요 IT기업이 통째로 임차 중인 오피스 빌딩이었는데 해당 글로벌 기업의 요구사항도 많았고 참여금융기관들 사이 의견도 많아 주선자로서 품이 많이 들어간 거래였다. 한국에 있는 하나은행 IB부문과 협업을 통해 성공적으로 딜을 클로징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그는 "턴키 방식의 딜이었고 하나은행이 발주단을 모집하는 주선자 역할이었다"며 "참여 대주주단 니즈도 받아들이고 조율 과정이 쉽지 않았지만 그만큼 보람이 컸던 딜"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 뉴욕지점은 IB딜에서의 위상이 날로 높아져간다는 설명이다. 과거 '단순 참여자' 역할과 달리 최근에는 '주선은행'으로서 글로벌 IB 플레이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IB시장에서 인지도가 높아지면 단순 참여자(participant)에서 서브언더라이터(sub Underwriter), 코어 어레인저(Core Arranger), 리드 매니저(lead manager)로 타이틀을 높여갈 수 있다. 단순 참여의 경우 금리성 이자이익만 향유하는 데 비해 타이틀이 높아질수록 역할도 커지고 추가로 수수료 이익을 얻는다.

이 지점장은 "대출금액 자체가 크면 최소 4곳~6곳의 금융기관이 참여해야 하고 이렇게 이해당사자가 많아지면 주선자가 이들의 의견을 조율하고 통일하는 데 더 힘이 든다"며 "그래도 하나금융은 계열사들이 든든하기 때문에 이런 딜들을 적극적으로 소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9년 이후 한국 자금이 미국으로 어마어마하게 유입되면서 뉴욕시장 내한국 시중은행들의 위상이 높아진 영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계 운용사들은 최근 수년 간 미국 시장 내 오피스 빌딩, 물류창고, 쇼핑몰, 에너지 등 여러 투자를 단행했다. 한국계 기업들은 배터리 사업 등을 위해 미국에 공장을 짓고 생산을 진행 중이다.

과거에는 한국계 운용사들이 에쿼티를 담당하고 로컬 은행들이 선순위에 참여했지만 지금은 한국계 은행들이 로컬 은행들의 역할을 대체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국내 배터리 기업이나 자동차 기업들의 미국 내 자금수요에 국내 시중은행들이 재빨리 대응하고 있기도 하다.

이 지점장은 "국내 상당히 밸류업돼있는 고객들의 입맛을 맞추기 위해 많은 자산운용사들이 미국으로 돈을 싸들고 나왔다"며 "아무래도 에쿼티를 투자하는 운용사의 입김을 무시할 수 없는 만큼 미국 시장에서 한국 운용사들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으며 은행 역시 이에 보조를 맞춰 시장을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은행 뉴욕지점 사무실 입구.

◇다양한 신사업 모색, CD발행 세팅·채권매입 추진

하나은행 뉴욕지점은 은행을 더욱 안정적인 구조로 만들어 나가기 위해 다양한 신사업을 추진 중이다. 지난 9월 양키(Yankee) CD(양도예금증서) 프로그램을 세팅한 게 대표적이다. 미국에 진출한지 30년 만의 일이다.

뉴욕지점은 현재 하나은행 미주 점포 내 자금 허브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기관 차입금, 현지 미국 투자기관 대상 USCP(기업어음)발행, 예수금 등이 주된 자금조달 수단이다.

뉴욕지점은 안정적인 저비용성 조달 수단을 추가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 아래 CD발행 기반을 만들기로 했다. 이는 미국 현지에서 하나은행의 입지가 꽤 탄탄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나은행이 CD를 발행하면 JP모건이나 씨티증권 등 메이저 미국 금융기관이 중개를 하고 이를 시장에서 사는 곳이 있어야 한다. 감독당국과 중개기관에서 하나은행을 CD발행 사업자로 인정한 건 마켓 플레이어로서의 하나은행을 인정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지점장은 "양키 CD 프로그램 갖춰서 외국계은행으로 6개월짜리 돈을 빌린다고 하면 0.4% 절반 정도의 금리인 0.2% 정도로 싸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며 "과거에는 에이전시 입장에서 CD를 발행한 사례가 없는데 이제 하나은행 이름으로 CD를 발행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 밖에 채권 매입도 신규 사업 분야로 구상 중이다. 지난해 10월 볼커룰(Volker rule) 규제가 완화되면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열린 덕이다. 볼커룰은 과거 리만브라더스 사태 이후 금융사가 자기자본을 통해 위험투자를 하지 못하도록 제한한 규제다. 이 때문에 파생이나 채권투자가 억제됐는데 작년 그 빗장이 완화됐다.

뉴욕지점의 채권 투자는 유동성 비율 관리를 위한 일이다. 채권은 안전자산이기 때문에 자산 포트폴리오 가운데 어느 정도 규모를 확보해놓으면 지점 내 유동성이 개선되는 효과를 낸다.

이 지점장은 "금리가 상승추세라 채권 가격이 계속 떨어지는데 시점에 대한 의사결정과 맞물려 채권매입 사업을 고민 중"이라며 "차익 목적으로 채권투자하는 곳도 있지만 하나은행 뉴욕지점은 전적으로 유동성 관리 차원에서 추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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