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차 CB 잡는 코스닥]한주케미칼앤홀딩스, 70% 콜옵션에 '프리미엄' 웃돈투자자 교체 끝에 '메리츠증권' 참여, 최저 '액면가' 조정 조건…자금 활용엔 '담보' 필요
신상윤 기자공개 2021-12-03 08:30:28
[편집자주]
코스닥 기업의 자금줄 역할을 하던 전환사채(CB) 판이 완전히 바뀐다. 지배력과 자산증식 지렛대로 활용됐던 콜옵션에 브레이크가 걸린 탓이다. 수혜자 면면 역시 다 밝혀야 한다. 전환가액 상향 조정도 의무화된다. 그만큼 안전판 두께가 얇아졌다. 바뀐 규정은 2021년 12월1일부터 적용된다. 마지막 과실을 따 먹을 기회는 남아있다. 최근 코스닥 CB 발행 공시가 쏟아지고 있는 이유다. 막차를 타야만 하는 기업들의 속내와 노림수를 더벨이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1년 12월 01일 08:0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하반기 손바뀜을 거친 '한주케미칼앤홀딩스'는 우여곡절 끝에 17회차, 18회차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경영권을 인수할 대주주 교체와 납입 연기 등으로 발행 여부가 불확실했지만 '메리츠증권'이 투자를 결정하면서 시장에 유통될 수 있었다.대신 메리츠증권은 기존보다 유리한 조건들로 CB를 인수했다는 평가다. 특히 발행사가 자금을 사용하면 추가 담보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해 손실 가능성을 최소화했다. 한주케미칼앤홀딩스는 이례적인 70% 콜옵션 카드로 실리를 챙기는 데 그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코스닥 상장사 한주케미칼앤홀딩스는 올해 지배구조 변화 원년을 맞았다. 올해 6월 기존 최대주주가 경영권 이전을 포함한 유상증자를 결정하면서 새로운 대주주 등장이 예고됐다. 당초 '자안코스메틱'을 중심으로 추진했던 대주주 변경은 예상하지 못했던 인수자 측의 오너십 문제로 한달 뒤 주체가 '㈜한창'으로 변경되며 일단락됐다.
다만 대주주 변경과 맞물려 발행이 예고됐던 CB 투자자 확보가 변수였다. 새로운 대주주 ㈜한창이 CB 투자자로 나섰지만 유동성이 부족했던 만큼 직접 나서기에 어려움이 있었다. 지배구조 변경과 맞물려 지난 5월로 예고됐던 발행일도 순연됐다.

결국 지난 10월 한주케미칼앤홀딩스는 17회차, 18회차 CB 투자자를 메리츠증권으로 교체하면서 자금 조달의 마침표를 찍었다. 다만 이 과정에서 한주케미칼앤홀딩스는 기존보다 유리한 조건들을 메리츠증권에 제공해야만 했다.
상향 조정된 이자율이 대표적이다. 메리츠증권은 투자자로 나서면서 표면이자율 2.5%, 만기이자율 6% 조건을 챙겼다. 기존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이 각각 3%였던 것과 비교하면 더 많은 이자 수익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또 전환가액의 최저한도 조정금액을 기존 1930원에서 '액면가(500원)'로 바꿔 사실상 손해를 보지 않는 구조를 만들었다.
여기에 메리츠증권은 CB 투자금을 발행사인 한주케미칼앤홀딩스가 마음대로 사용할 수 없도록 담보 조건도 걸었다. 한주케미칼앤홀딩스가 CB를 발행해 투자를 받았지만 이를 사용하기 위해선 메리츠증권에 추가 담보를 제공해야만 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와 관련 한주케미칼앤홀딩스는 현재 17회차, 18회차 CB에 대해 신탁사가 운용하는 상품을 담보로 제공하고 있다.
발행사인 한주케미칼앤홀딩스는 70% 콜옵션으로 실리를 챙기는 데 그쳤다. 콜옵션 주체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지만 대주주 ㈜한창이 행사할 경우 17회차, 18회차 CB의 70%인 52억5000만원을 사올 수 있다. CB 액면가의 3% 프리미엄을 지급해야 하지만 투자자가 전환권을 행사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지배력 희석 우려는 상쇄할 수 있다.
이와 관련 통상 30~40% 수준에서 결정되는 콜옵션 비율이 70%까지 올라간 데는 이례적이란 평가다. 특히 17회차, 18회차 CB는 발행 직후 전환가액 조정으로 기존 2250원에서 1880원으로 변경됐다. 콜옵션 행사로 확보할 수 있는 주식 수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큰 것이다.
이는 금융당국이 최근 대주주의 지배력 확대 수단으로 CB 악용을 막기 위해 규제를 강화한 부분과 겹치는 부분이다. 금융당국은 CB 발행 규제를 강화해 대주주의 콜옵션 행사를 보유 지분율로 제한하고, 전환가액 조정이 주가 상승 시에는 상향 조정될 수 있도록 했다. 한주케미칼앤홀딩스가 발행한 17회차, 18회차 CB는 이 규제에 적용되지 않는다.
한편, 한주케미칼앤홀딩스는 최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사명을 '한창바이오텍'으로 변경하는 등 대주주 교체 후 체질개선 작업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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