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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이지한 기업가 어디 없나요 [thebell desk]

김용관 산업1부장 겸 부국장공개 2021-12-09 07:36:30

이 기사는 2021년 12월 08일 08: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스페이스X(엑스)와 블루오리진, 버진갤럭틱의 민간 우주 경쟁이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다. 사람들은 우주라는 미지의 세계를 개척하는 그들을 흥미롭게 지켜보는 중이다. 억만장자 괴짜들의 불꽃튀는 경쟁 덕에 꿈같이 여겼던 우주 여행이 현실화되고 있다.

테슬라로 유명한 일론 머스크는 2002년 스페이스X를 설립하고 로켓 개발에 뛰어들었다.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는 머스크보다 앞선 2000년에 블루오리진을 설립하고 우주로 눈을 돌렸다. 머스크보다 훨씬 더 요란한 인물, 리처드 브랜슨은 2004년 버진 갤럭틱을 설립하며 우주관광 사업에 본격 투자를 시작했다.

혁신과 경쟁. 이들을 상징하는 두 단어다. 인터넷으로 음반과 책을 주문하고 장난감과 식품, 약품을 사는 온라인 쇼핑을 일상으로 만든게 베이조스의 아마존이다. 전기차 시대의 도래를 예측한 머스크의 테슬라는 혁신의 상징과도 같다. 테슬라는 전기차의 대명사다. 브랜슨의 혁신과 도전은 회사명에서 잘 드러난다. "우리가 새로 시작하는 사업들에 우리는 모두 '초짜(Virgin)'니까 그룹 이름이 버진입니다."

혁신을 위해서는 기존 질서의 ‘파괴’가 불가피하다. 항공우주산업의 올드 보이인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규칙을 무너뜨리고 그들만의 새로운 '스페이스'를 창조하고 있다. 3년전 스페이스X의 팰컨 헤비 로켓이 우주로 갔다가 다시 지구에 착륙하는 그 순간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경이로웠다. 일회용인 로켓을 다시 사용한다고? 꿈같은 일이 벌어진 것이다. 그 순간 머스크는 처음으로 모형 자동차를 선물받은 어린이처럼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발사하자마자 폭발했던 수많은 팰컨 로켓은 성공을 위한 과정에 불과했다. 이제 로켓 재사용 시스템은 이들에게 표준이다. 지난 7월에는 블루오리진의 뉴셰퍼드와 버진갤럭틱의 VSS유니티가 우주 관광을 위한 시험 비행에 성공했다. 베이조스와 브랜슨은 본인들이 직접 우주 비행에 나서는 호기를 부렸다.

이제 스페이스X의 유인 우주비행만 남았다. 살면서 이런 전율을 느끼는 경우가 몇번이나 있을까. 닐 암스트롱이 달에 첫발을 내딛었을때 이런 감동이었을까. 팰컨 로켓에 스포츠카를 실어 우주로 보낸 머스크는 아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게 새로운 여행 방식이란다." 우주 탐험을 직접 눈으로 목격한 미국 어린이들은 우주 비행사와 화성을 꿈꾸고 미래를 꿈꾼다.

50년전 달 탐사를 위한 미국과 소련의 국가간 우주 경쟁에 이어 기업가들의 경쟁은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내고 있다. 우주 시대가 진짜 한발 가까이 다가온 것 같다. "아침에 눈을 뜨면 펼쳐질 삶과 미래에 대해 기대해야 한다. 화성은 나에게 그런 의미다." 머스크의 말처럼 접근 방식은 다르지만 이들의 목표는 크게 다르지 않다. 인류가 우주 그리고 다른 천체에서 거주할 수 있는 환경을 모색하는 것이다.

신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처럼 한 기업의 CEO를 뛰어넘어 미래를 꿈꾸는 탐험가다. 자존심을 넘어 목숨까지 건 경쟁은 치열하지만 숭고하다. 막대한 부를 축적한 억만장자들의 허영심을 채우기 위한 '쇼' 정도로 폄하하기도 하지만 결국 '인류의 담대한 도전'이다. 점점 뜨거워지고 자원이 고갈되는 지구를 대체할 광활한 우주는 충분히 도전할 대상이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LG와 SK의 배터리 전쟁이 치열하게 펼쳐졌다. 결과와 상관없이 경쟁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생존할 수 있는 힘을 축적했을 것이다. 최고 수준까지 올라온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그 결과다. 결국 경쟁은 혁신을 낳고 혁신은 성공을 낳는다.

인류는 고사하고 국민들의 보다 나은 내일을 위한 혁신과 경쟁을 꿈꾸는 기업가들이 얼마나 될까. 아직도 19세기의 죽창가나 동학혁명을 거론하는 우리 현실에서 머스크나 베이조스 같은 이들의 미친 도전을 이해하기는 힘들 것이다. 기업을 본인의 놀이터로 여기는 오너, 매일 SNS에 회사일과 상관없는 소일거리나 올리는 오너. 아직도 갈 길이 멀다.

허황된 꿈이지만 엄청난 일을 꾸미는 그런 기업가는 우리 주변에 없을까. “우리는 함께 정신나간 일(crazy things)을 하고 그걸 일상으로 만듭니다.”(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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