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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지주회사 전환]'지주사 디스카운트' 극복할까SK·LG도 적용받는 국내 특유의 법칙, '더블 카운팅'은 이미 현실

박기수 기자공개 2021-12-14 08:21:14

이 기사는 2021년 12월 10일 10: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가 밝힌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는 이유는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기 위해서다. 포스코는 기업설명회 등에서 철강산업에 대한 시장 평가가 그리 높지 않다는 점을 스스로 언급하는 등 주가가 기업의 현주소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을 아쉬워했다. 이번 지주사 전환의 목적 중 하나는 결국 '주가 부양'인 셈이다.

'지주사 체제 전환=주가 부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포스코의 근거 중 하나는 '철강 회사' 프레임의 탈피다. 포스코그룹은 철강 사업이 메인이지만 포스코에너지·포스코케미칼·포스코인터내셔널 등 굵직한 계열사에서 에너지·소재 사업 등을 힘있게 추진하고 있다. 지주사로 전환할 경우 '철강업 회사'로 평가받는 현재 상황에서 벗어나 그룹 전체 포트폴리오를 토대로 기업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다는 의도가 섞여 있는 셈이다.

문제는 '지주사 할인(디스카운트)'이다. 지주사 디스카운트는 지주회사가 통상의 사업회사보다 투자자들로부터 저평가받는 현상을 뜻하는 개념으로 국내 주식시장에서만 발생하는 특유의 현상이다. 지주사 디스카운트의 원인으로는 모회사·자회사 동시 상장으로 인한 '더블 카운팅'과 투자자들의 미진한 관심 등이 꼽힌다.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포스코그룹도 이 경우에 해당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물적 분할 방식으로 지주사 전환이 진행된다고 가정할 경우 포스코는 포스코홀딩스(가칭, 상장사)와 포스코 사업회사(비상장사 자회사)로 나눠진다. 추후 포스코 사업회사가 재상장 절차를 밟을 경우 또 다시 '더블 카운팅'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포스코 사업회사가 당분간 비상장으로 남을 경우에도 '더블 카운팅'은 피할 수 없다. 이미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포스코케미칼 등 대형 계열사들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돼있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과 SK텔레콤을 품고 있는 SK㈜나, LG화학과 LG전자를 품고 있는 ㈜LG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은 그림인 셈이다.

이들은 이미 '지주사 디스카운트'에 시달리고 있다. 증권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기준 SK㈜와 ㈜LG의 주가는 순자산가치(NAV)의 50% 이상을 할인받고 있다. 지주사의 실제 가치가 제대로 고려되지 않은채 '할인'이 당연시되는 현실에서 포스코도 예외가 될 수 없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지주사 할인 현상을 뒷받침하는 국내 학술 연구도 있다. 2019년 한국증권학회에 발행한 '한국주식시장의 지주회사 디스카운트' 논문에 따르면 △지주회사의 디스카운트 현상이 실재하고 △디스카운트 현상이 자·손자회사 혹은 사업형 자주회사에는 발생하지 않으며 ·지주사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저조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이 논문에서는 지주회사의 장부가치 대비 시장가치의 수치가 상당히 낮다는 근거를 제시했다.

이런 탓에 업계는 포스코가 물적 분할을 단행할 경우 주주 반대의 난관이 발생할 수 있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가 철강업 프레임에서 벗어나기 위해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지만 이미 비철강업 기업들은 상장돼있는 상태"라면서 "물적분할이 이뤄지면 기존 주주들은 더블 카운팅으로 할인된 지주사의 지분을 가져가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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