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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지주, 3인 부회장 업무분장은 리더십 '가늠자' '보험·글로벌, 디지털, 전략' 무게 균등 분배 예상…회장 자질 시험대

김현정 기자공개 2021-12-17 08:31:43

이 기사는 2021년 12월 16일 17:3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금융그룹의 이번 '3인 부회장' 체제 완성은 사실상 회장 승계를 염두에 둔 행보라는 평이다. 양종희 지주 부회장과 허인 KB국민은행장,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이 과거에는 핵심 계열사 CEO 위치에서 경합했다면 이제는 동등한 부회장직에서 차기 회장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이게 됐다. 각자 맡은 총괄 업무가 리더십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KB지주는 16일 계열사 사장단 인사와 더불어 이 사장의 지주 부회장 승진 인사를 발표했다. 양종희 부회장이 작년 말 KB손해보험 대표에서 물러나 홀로 지주 부회장직을 지키고 있었는데 이달 초 허인 행장에 이어 이동철 사장까지 지주 부회장에 합류하게 됐다.

1961년생 동갑내기인 3명의 부회장은 30년 넘는 세월을 KB금융에 몸담았다. 모두 은행·지주·핵심 계열사에서 두루 핵심 보직을 맡으며 비슷한 경력을 쌓았다.

윤종규 회장으로부터 핵심 인사로 발탁된 이후부터는 각기 다른 행보를 걸었다. 양종희 부회장은 2016년 3월 손보 대표로, 허인 부회장과 이동철 부회장은 2017년 말 각각 은행장과 카드 대표로 건너가 각자 맡은 자리에서 능력을 평가받았다.

세 명 모두 핵심 계열사 수장으로서 높은 성과를 올렸다. 허인 부회장은 행장 임기 동안 신한은행으로부터 리딩뱅크 타이틀을 다시 가져왔고 3년째 이를 유지시켰다. 양종희 부회장의 경우 KB손보를 대기업 계열에서 금융지주 계열사로 성공적으로 탈바꿈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동철 부회장의 경우 카드 사장 재임 4년 동안 꾸준한 실적개선을 이루며 시장 내 위상을 굳건히 했다.

이제는 다음 무대에 진입했다. 업계는 '3인 부회장' 체제 구축을 후계구도에 대한 윤종규 회장의 큰 그림으로 풀이하고 있다. 3명의 부회장이 각자 맡은 업무를 통해 윤 회장을 보필토록 하면서 동등한 자리에서 경쟁을 시킨다는 것이다.

이달 27일 정기인사를 통해 발표될 3명의 부회장에 대한 '업무분장'에도 관심이 쏠린다. 각자 맡은 총괄직을 얼마나 훌륭히 소화해냈느냐가 회장으로서의 자질에 대한 가늠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윤 회장이 부문장과 총괄 역할을 재정비하고 이들 3명의 부회장에게 업무를 고르게 나눠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는다. 각기 다른 책임이 부여된 만큼 그에 대한 평가도 가능하다.

2020년까지 윤 회장은 전략총괄(CSO), 재무총괄(CFO), 리스크관리총괄(CRO), 인사총괄(CHO), 홍보·브랜드총괄(CPRO)까지 5개 총괄 영역을 직접 관할했다. 디지털혁신부문장 등 8개 부문장들의 컨트롤타워 역할까지 맡았다. 과중한 업무를 양종규 부회장이 나눠 가졌다. 양 부회장은 올해부터 보험과 글로벌부문장을 맡는 동시에 윤 회장이 하던 HR총괄(CHO), 홍보·브랜드총괄(CPRO)까지 관할해 왔다.

업계는 양종희 부회장이 기존대로 글로벌, 보험 부문 등을 이끌고 허인 부회장과 이동철 부회장이 다른 업무를 맡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양종희 부회장은 오랜 시간 손보 대표이사를 맡았던 만큼 보험 부문을 무난히 관장해 왔다. 글로벌 근무 경험이 없는 것이 약점으로 꼽혔지만 올해 인도네시아에도 직접 다녀오면서 부코핀은행 안착 등에 적잖은 역할을 해왔다.

허인 부회장의 경우 디지털 부회장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지난 2018년 말부터 그룹 디지털혁신부문장을 겸직해왔다. 그는 행장 취임 이후 줄곧 디지털 전환을 강조했고 공도 많다. 2019년 디지털 창구 ‘KB디지털금융점’을 선보인데 이어 금융권 최초 디지털전환 테스트베드 ‘KB인사이트 T'를 오픈했다. 금융권 최초 알뜰폰 사업인 리브엠 출시, 모바일 앱 'KB스타뱅킹' 전면 개편 등도 대표적 디지털 공적으로 꼽힌다.

이동철 부회장은 그간 카드 사장을 하면서 업무 연관성에 따라 그룹 개인고객부문장을 겸직해왔다. 개인고객부문장을 이어갈 수도 있지만 이를 차기 카드 사장에 넘겨주고 윤 회장의 전략총괄(CSO) 업무를 이어받을 가능성도 떠오른다. 그가 그룹 내 핵심 전략가로 꼽힌다는 점에서다.

이동철 부회장은 과거 국민은행과 KB금융지주 근무 시절 굵직한 인수합병(M&A) 업무를 맡으며 '전략통'으로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2000년 국민·주택은행 합병작업을 시작으로 2003년 인도네시아 BII 인수, 2006년 외환은행 인수도전 등의 실무를 담당한 바 있다.

부회장 3인 체제는 하나금융지주에서도 실현 중인 경영구도다. 하나금융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디지털·글로벌 부회장직에 각각 함영주·지성규·이은형 부회장을 선임해 경영능력을 평가 중이다. 모두 유력 차기 회장 후보로 평가된다.

KB금융 관계자는 “아직 업무분장이 나오지 않았지만 무게를 고르게 하여 기존 맡아온 업무를 바탕으로 총괄직을 나누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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