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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개편안 긴급점검]증권사 판매 채널, 전문투자자 펀드 우대 확산보수적 기조서 빗장 열기…운용감시·배상책임 부담 완화

양정우 기자공개 2021-12-22 08:05:01

[편집자주]

10월 21일, 각종 사건사고로 성장통을 겪고 있던 사모펀드 시장에 새로운 룰(rule)이 생겼다. 정부가 전문투자형과 경영참여형 사모펀드의 장벽을 무너뜨린 것이다. 진입장벽을 낮춘 후 400조원대로 급팽창한 사모펀드 시장의 투자자 보호와 규제 일원화란 큰 그림속에서 나온 개선안이다. 중장기적으로 주요 플레이어들의 비즈니스에도 적잖은 영향이 예상된다. 제도 개선의 핵심과 영향, 현장 반응을 더벨이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1년 12월 21일 16: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일반 사모펀드 판매 채널인 증권사가 전문투자자로 구성된 펀드를 우대하기 시작했다. 환매 중단 사태 이후 보수적 스탠스를 유지하던 판매사도 전문투자자용 일반 사모펀드에 빗장을 풀고 있다.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인해 앞으로 사모펀드는 일반 사모펀드와 기관전용 사모펀드로 분류된다. 일반 사모펀드는 기존처럼 49인 이하 일반 개인으로 구성된 펀드뿐 아니라 전문투자자까지 합산해 100인의 투자자(수익자)를 모을 수 있는 펀드로 나눠진다. 아예 전문투자자만으로 수익자를 모집할 경우 펀드 판매사의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엄격 잣대' 판매사, 비상장사 자산도 판매…허들 넘은 '전문투자자용 펀드'

21일 자산관리(WM)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을 비롯한 몇몇 증권사들은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 이후 비상장사가 투자 자산인 펀드를 기피해 왔다. 쇼크의 여진이 이어지자 시장성이 떨어지는 자산을 담는 펀드를 판매 가판대에 올리지 않는 기조를 고수했다.

하지만 이제 비상장사를 담는 펀드도 하나둘씩 세일즈에 나서기 시작한 것으로 파악된다. 운용업계가 이들 판매사의 허들을 넘어설 수 있던 건 단연 전문투자자용 펀드로 설계한 덕분이다. 수익자가 모두 전문투자자로 확인되자 엄격했던 경계의 수위를 낮추고 있다.

A 운용사는 전문투자자용 펀드를 통해 그간 왕래가 없던 판매사와 거래를 트기도 했다. 본래 선두권에 위치한 자산운용사가 아니면 판매 채널이 고정된 경우가 대다수다. 판매사의 감독 의무가 한층 강화된 만큼 오랜 신뢰를 쌓은 하우스의 펀드도 엄격하게 진단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전문투자자용 펀드가 가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판매사마다 전문투자자용 펀드를 반기는 건 무엇보다 운용행위 감시 의무가 완화되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전문투자자만으로 구성된 펀드는 투자자 보호 장치가 과거 수준으로 유지되는 게 이번 사모펀드 개편안의 주요 골자다. 만일 일반투자자가 1명이라도 섞여있으면 투자자 보호 의무가 크게 강화된다.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판매사에 부여된 새로운 감독 사항은 △펀드 운용행위가 핵심상품설명서에 부합하는지 사후적 확인 △부적적한 운용행위 발견시 시정 요구 △미이행시 금융감독원 보고 및 투자자 통보 등이다.


WM업계 관계자는 "전문투자자용 펀드를 선호하고 있는 건 감시 부담이 줄어들 뿐 아니라 펀드 사고가 터졌을 때를 대비한 스탠스"라며 "근래 사모펀드 사태로 수천억원 대 배상금을 부과된 판매사가 나왔으나 수익자가 전부 전문투자자라면 방어 논리가 크게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투자자용 우대 기류 '시각차'…헤지펀드 태생 성격 VS 일반 개인고객 소외

전문투자자용 펀드를 우대하는 기류가 확산되자 운용업계에서는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본래 전문투자자만 투자하는 게 선진 시장의 헤지펀드라는 입장과 일반 개인고객(최소투자금액 3억원)이 소외될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헤지펀드 메카인 미국의 경우 일반 개인이 헤지펀드에 참여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 최소투자금액 요건이 아예 없기 때문이다. 오로지 공인투자자(Accredited investors)에게만 투자가 허용된다. 공인투자자는 순자산(부동산 제외)이 100만달러를 넘거나 연소득이 20만달러 이상이어야 한다. 그 대신 투자자 보호보다 규제 해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판매사 입장에서 전문투자자용 펀드를 우대하는 게 당연하지만 이런 기조가 시장의 관행으로 굳어지면 곤란하다"며 "전문투자자 자격이 없는 일반 개인고객은 헤지펀드만의 '리스크-리턴' 프로파일을 누릴 기회가 사라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문투자자 자격은 금융투자회사가 일정 요건을 갖춘 개인에게 부여할 수 있다. 일단 필수 요건으로 △최근 5년 중 1년 이상 월말 평균잔고 5000만원 이상 △금융투자상품 계좌개설 1년 이상 등을 모두 갖춰야 한다.

여기에 선택 요건 가운데 1개를 별도로 충족해야 한다. △소득(본인 1억원 이상 또는 부부합산 1.5억원 이상) △전문가(회계사, 감정평가사, 변호사, 변리사, 세무사, 투자자산운용사, 금융투자분석사, 재무위험관리사 등) △자산(부부합산 거주부동산 관련금액을 제외한 순자산가액 5억원 이상) 등이다.

전문투자자 충족 요건. 출처:신한금융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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