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현대차 R&D 총괄 꿰찬 박정국 사장, '전동화' 전환 집중 배터리개발센터 신설, 엔진개발센터 폐지…무게 중심 '전동화' 쪽으로 이동

유수진 기자공개 2021-12-28 14:55:50

이 기사는 2021년 12월 24일 13: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자동차·기아의 연구개발(R&D)을 이끄는 박정국 사장이 배터리·수소전기차로 대표되는 전동화 전환 작업에 드라이브를 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최근 현대차 R&D 본부 내 엔진개발센터를 없애고 배터리개발센터를 신설하는 내용의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내연기관차와 친환경차 사이에 놓여있던 무게추를 후자쪽에 가깝게 옮긴 모양새다.

R&D 수장 교체와 함께 진행된 이번 개편은 전동화 기술 개발에 집중해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현대차·기아를 포함해 글로벌 완성차 메이커들은 자동차산업 패러다임의 변화에 맞춰 저마다 전동화 목표를 설정해둔 상태다. 내연기관차 시대 후발주자였던 현대차그룹은 철저한 준비로 미래차 시대 리딩기업이 되는 게 목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7일 연말 임원 인사를 단행하면서 현대차·기아의 R&D본부 조직개편을 병행했다. 전동화 강화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 골자다. 신임 R&D본부장인 박 사장은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전동화로의 전환이 불가피하다"며 "'엔진-변속기-전동화 체계'를 '설계-시험 중심 기능별 체계'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론 파워트레인담당을 전동화개발담당으로 바꿨다. 현대차·기아의 연구개발본부 조직은 담당-센터-실 단위로 구성돼 있다. 기존 파워트레인담당 산하에 있던 엔진개발센터를 없애고 그 밑의 엔진설계실 등을 다른 담당·센터로 이관했다. 하나의 센터 아래 모여있던 엔진개발 조직들이 여기저기로 흩어진 셈이다. 엔진 R&D 자체를 멈춘 건 아니지만 일부 힘을 뺐다는 데 이견이 없다.


동시에 전동화개발담당 아래에 배터리개발센터를 신설했다. 이전까지 없었던 새로운 조직이다. 산하에 △배터리설계실 △배터리성능개발실 △배터리선행개발실 등도 뒀다. 엔진개발 센터급 조직을 없앤 것과 맞물려 현대차그룹이 나아가고 있는 방향이 전동화라는 걸 분명히 드러낸다.

파워트레인담당 산하에 있던 나머지 센터들 모두 간판을 새로 달았다. △파워트레인시스템개발센터→전동화시험센터 △파워트레인성능개발센터→전동화성능개발센터 △전동화개발센터→전동화설계센터 △파워트레인지원담당→전동화지원팀 등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명칭이 바뀌었지만 조직의 기능과 역할은 기존과 동일하다"면서 "전동화에 좀 더 집중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로써 박 사장(사진)은 R&D본부장에 취임하자마자 전동화 등 미래기술 개발에 집중하게 됐다. 박 사장은 이번 인사에서 알버트 비어만 사장이 고문으로 물러남에 따라 R&D를 책임지게 된 인물이다. 부본부장을 맡은 지 1년 만이다.

사실 박 사장 R&D 총괄 체제는 올 초 부본부장으로 현대차에 복귀했을 때부터 어느정도 예정된 수순이었다고 볼 수 있다. 전임자인 비어만 사장이 고향인 독일에 돌아가고 싶다는 의사를 꾸준히 밝히던 상황에서 이전까지 없었던 부본부장 자리를 새로 만들어 박 사장을 앉혔기 때문이다. 박 사장이 본부장이 된 후 부본부장 자리는 다시 사라진 것으로 알려진다.

전동화는 미래차 시대를 맞아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일제히 나아가고 있는 방향이다. 앞서 현대차와 기아는 오는 2040년까지 주요시장에서 판매하는 차량의 전동화를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2030년까지 글로벌 판매모델의 30%를 전동화하고 10년 뒤 그 비중을 80%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게 목표다.

특히 제네시스는 2025년부터 신차를 전기차와 수소차로만 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2030년부턴 내연기관차 생산을 전면 중단하겠다며 '완전 전동화'도 선언했다. 자동차업계에서 현대차의 이번 개편을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받아들이는 배경이다. 내연기관차 생산과 판매를 줄여갈 예정인 만큼 신규 엔진개발 조직 축소 등이 당연하다는 것이다.

박 사장은 정기 인사보다 한달 앞서 실시된 조직개편에서 신설된 수소연료전지담당도 맡고 있다. 수소연료전지 역량 강화와 자원 집중·효율화를 위해 개발과 사업 조직을 직접 이끄는 중이다. 본부장이 된 현재도 수소연료전지담당에 다른 사람을 두지 않고 자신이 직접 사업을 챙긴다.

통상 R&D 조직 내에서 담당을 전무나 부사장급이 맡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박 사장이 수소조직을 책임지는 건 상당히 이례적이다. 때문에 수소연료전지담당 신설 당시 현대차그룹 차원에서 수소사업에 힘을 싣는다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