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사 리포트]ESG평가 '만년 제자리' 현대제철, 탄소중립 극복할까④온실가스 배출부채 1571억, 환경부문 만년 'B+'...10년간 설비투자 '1조원' 공언
김서영 기자공개 2021-12-29 07:47:09
이 기사는 2021년 12월 24일 15: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철강업계는 탄소 배출을 가장 많이 하는 산업군이다. 철과 산소가 결합한 광물인 철광석에서 순수한 철을 뽑아내기 위해서는 산소를 분리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화석연료인 석탄이 사용된다. 용광로에 철광석과 석탄을 넣고 1500°C가 넘는 고온에서 녹인다. 그 결과 철강을 1톤을 얻을 수 있으나 그 두 배의 이산화탄소도 함께 발생한다.대규모의 온실가스가 배출되는 탓에 철강업체는 정부의 집중 관리를 받는다.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가 시행 중이다. 무상 할당량 이상의 온실가스를 배출하게 되면 돈을 지불해야 하는데 이는 배출부채로 회계 처리된다. 현대제철의 배출부채는 지난해 말 기준 1571억원으로 전년 대비 37.4% 증가했다.
지금까지 온실가스 배출은 재무적 부담을 끼치는 것에만 국한됐다. 그러나 최근 '탄소중립'에 대한 논의가 전 세계적 화두로 떠오르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ESG 경영 강화라는 비재무적 리스크로 자리 잡게 됐다.
전문가들은 철강업체가 탄소 배출량은 줄일 순 있어도 완전히 '제로(0)'로 만들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업계 관계자는 "탄소 직접배출(Scope1)의 경우 설비 교체나 전력 사용분을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이 대표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또한 업계 1위인 포스코가 환경(E) 부문에서 'A'를 받아 현대제철도 친환경 개선에 갈 길이 더 남았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기관이 바라보는 현대제철의 ESG 경영은 어떨까. 세계 4대 ESG 평가기관으로 알려진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은 최근 정기 평정을 발표해 현대제철에 최하 등급인 'CCC'를 부여했다. 현대제철은 2018년부터 4년간 'CCC' 등급에 머무르고 있다.
MSCI지수는 기업의 ESG 경영을 산업군별로 살펴보기 때문에 산업적 특성이 평가에 반영한다. 현대제철은 31곳의 철강업계와 비교해 부정적인 성적표를 받아들게 됐다.
평가 결과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현대제철은 우수한(Leader) 점수를 받은 항목이 없었다. 탄소배출 및 유독성 방출, 영업용수 관리, 기업윤리 등에서는 평균(Average) 점수를 받았다. 그러나 지배구조, 안전, 노사관계 등이 취약점(Laggard)으로 지목됐다.
철강업계에서는 글로벌 ESG 평가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편 MSCI지수와 함께 세계 4대 ESG 평가기관으로 꼽히는 '다우존스지속가능경영지수'에서 지난 4년간 월드 지수에 편입됐다. 현대제철은 국내 철강업계에서 유일하게 이 지수에 포함됐다.
탄소중립 시계가 빠르게 돌아가면서 현대제철도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더구나 올해부터는 이전보다 강화된 제3기 탄소배출권 거래제가 적용됐다. 적용 기간은 2025년까지로 무상 할당량이 줄어들고, 유상 할당량이 늘어나는 것이 골자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기존보다 더 감축해야 비용 발생을 줄일 수 있게 됐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탄소중립은 철강사들이 피해갈 수 없는 분야"라며 "철강업계가 협회를 중심으로 위원회를 만들어서 탄소중립 관련 협업을 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올 한 해 △LNG추진선 도입 △포스코와 복화운송(연계수송) 추진 △굴 껍데기 원료 재활용 △우분 고체연료 협약 △형석 대체 △폐수 슬러지 재활용 등의 노력을 기울였다"고 설명했다.
현대제철은 당진제철소에 코크스건식냉각설비(CDQ·Coke Dry Quenching) 3기를 도입하는 등 대기오염 물질 저감을 위한 설비투자에 나섰다. CDQ는 제철공정 중 석탄 원료에서 코크스를 생산한 뒤 냉각하는 설비다. CDQ 설치가 모두 끝나면 연간 50만톤의 온실가스 배출 저감 효과가 기대된다.
그간 냉각수를 이용한 습식냉각설비(CSQ)를 활용했으나 냉각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활용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었다. CDQ의 경우 냉각가스를 순환해 수증기 배출을 억제하고 폐열 회수가 가능해 환경 리스크를 줄이고 에너지 효율 향상도 꾀할 수 있다.
현대제철은 친환경 프로젝트에 내년부터 5년간 4900억원을 추가로 투자한다. 2016년부터 올해까지 환경에 투자한 5100억원을 포함하면 10년간 환경 관련 투자액만 총 1조원에 달하는 셈이다.
일찌감치 자본시장과 친환경 투자금 마련을 위한 교감을 마쳤다. 현대제철은 올해 초 5000억원 규모의 녹색채권 발행에 성공했다. 당초 조달 목표는 2500억원이었으나 수요가 몰리자 그 두 배로 증액 발행했다. 만기까지 조달금액 전부를 환경 프로젝트에 투입할 계획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아시아나 화물사업부 M&A]MBK 손잡은 에어프레미아, 다크호스 등극
- [대기업 프로스포츠 전술전략]전북현대, '돈방석' 기회 끝내 놓쳤다
- 골프존, 주가 하락에 발목잡혔나…GDR 분할 '무산'
- [Art Price Index]시장가치 못 찾은 퍼포먼스 작품
- 하이브 '집안싸움'이 가리키는 것
- 이익률 업계 톱인데 저평가 여전…소통 강화하는 OCI
- KB금융, 리딩금융의 품격 ‘주주환원’ 새 패러다임 제시
- 대외 첫 메시지 낸 최창원 의장의 속내는
- KG모빌리티, 라인 하나로 전기차까지
- [이사회 분석]갈 길 바쁜 LS이브이코리아, 사외이사 없이 간다
김서영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애큐온저축, 신임 사외이사 오현주 '금융 전문' 변호사
- [저축은행 유동성 진단]J트러스트계열, 예치금 대신 '유가증권' 운용
- 예보, ALM 기반 운용체계 강화 나선다
- 우리금융저축, 지주 출신 비상무이사직 '부활'
- [이사회 분석]OSB저축, 장찬 신임 대표 이사회 '재정비'
- [저축은행 유동성 진단]상상인계열, 유동성 '최상위권'…관건은 건전성 관리
- [저축은행 유동성 진단]다올저축, 예수금·대출 영업 '속도조절'…유동성 우수
- [저축은행 이사회 돋보기]한투저축, 경영승계 CEO 후보군 단 '한 명'
- [저축은행 이사회 돋보기]한투저축, 보수위원회에 무슨 일이
- [저축은행 유동성 진단]애큐온저축, 예치금 확대…수익성보다 '안정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