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1년 12월 27일 08:1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증권사 자산관리(WM) 비즈니스의 꽃은 투자상품이다. 웬만한 전문가 ‘뺨치는’ 지식을 갖춘 고액자산가들은 시장 변화에도 기민하게 반응한다. 그만큼 입맛이 깐깐한 고객에게 차별화된 투자상품을 얼마나 다양하게 공급해줄 수 있는지가 핵심 경쟁력이다.그 중에서도 경쟁력 판별의 가늠자로 떠오른 것이 비상장투자다. 공모주시장의 호황이 이어지면서 비상장일 때 낮은 밸류에이션의 물량을 선점하려는 움직임이 고액자산가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다. 하나금융 클럽원이나 NH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 등 투자형 WM센터들은 자산운용사의 비상장투자 펀드를 소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벤처캐피탈(VC)의 벤처펀드를 소싱하거나 직접 시장에서 물량을 모아 신탁으로 고액자산가 자금을 모집하기도 한다.
비상장투자는 높은 위험성을 필연적으로 동반한다. 여러 라운드를 거치면서 몸값을 불려 투자를 유치하더라도 막판에 엑시트 활로를 열어줄 상장에 실패하면 ‘말짱 도루묵’이다. 과거 비상장투자가 기관투자자 전유물로 인식된 이유다. 최근 세컨더리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지만 이 세컨더리 거래도 해당 비상장기업의 상장 가능성이 유효할 때에만 가능하다. 고꾸라지고 있는 기업의 주식을 담을 투자자는 없다.
하지만 위험성에만 초점을 맞춰 개인의 비상장투자 진입을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 애초 수익폭이 확대되는 분야를 간파하고 고객에게 소개하는 것이 WM센터 본연의 역할이다. 최근 비상장투자 시장을 가리켜 ‘돈이 돈을 밀어올린다’고 한다. 거품을 만드는 부정적인 의미일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그만큼 높은 수익 기회가 존재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VC 및 운용사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하는 상품 소싱 능력이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위험 감내 수준에 부합하는 투자자에게만 상품을 소개하는 것도 WM 하우스 능력의 일부다. 개인전문투자자 개념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한 가지 방법이다. 금융당국은 일반투자자와 구분해 개인전문투자자들의 활동폭을 넓혀주고 있는데 이는 자산규모와 투자경험 등 일정 조건을 충족해 위험 감내 수준을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인전문투자자로만 펀드 수익자를 구성할 경우 판매사의 운용행위 점검 의무가 면제돼 WM 하우스들로서도 매력적인 선택지다.
내년에도 비상장투자는 WM 경쟁력 판단의 핵심 척도로 자리잡을 것이 확실하다. 버티컬 커머스 플랫폼 등 기존 시장질서를 혁신적으로 파괴해 점유율을 가져올 수 있는 ‘디스럽터’ 성격의 비상장기업이 여전히 주목받고 있다. 증권사들이 비상장투자 플랫폼을 경쟁적으로 출시하면서 소액투자의 기회도 넓어지고 있다. 비상장기업 성장성에 대한 정확한 판단 아래 적합한 투자자에게 수익 기회를 부여하는 건전한 시장이 되기를 기대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에스엘바이오닉스, 수산화리튬 판매 사업 첫발
- 수확의 계절 맞은 신성이엔지, CE·RE 사업부 날개
- [건설사 시공능력 점검]두산건설, 최대주주 변경 후 재무개선 '눈길'
- 일레븐건설, 1조 유엔사부지 개발 승인 임박
- HDC현대산업개발, 첫 분양 앞두고 주가 꿈틀…경영 정상화 기대감
- [건설리포트]코오롱글로벌, 분할 앞두고 건설부문 성장세 '주춤'
- KH그룹, KLPGA 투어 '대학생 디자인 공모전' 개최
- 다올인베, 스케일업펀드 2000억 모았다
- [IPO 모니터]쏘카 주주들 ‘평가절하’ 수용...일등공신 '롯데렌탈'
- [VC 투자기업]급성장 오늘식탁, '정산시스템' 정비한다
이민호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VIP운용 공모하우스 변신]‘가치투자’ 앞세워 퇴직연금 자금 잡는다
- [인사이드 헤지펀드]대호특수강 CB 투자사, 주가 부진에 ‘노심초사’
- [VIP운용 공모하우스 변신]핵심 키워드 ‘청년’…적립식 상품 출시 ‘저울질’
- '공모주 강자' 파인밸류, 프리IPO 전략 '가속 페달'
- 케이피에프 턴어라운드 베팅…타이거·GVA ‘대박’ 눈앞
- 베트남 아샘증권 ‘채권 인수 강화’ 유상증자 추진
- [2022 더벨 WM 포럼]“국내 코어오피스, 인플레이션 헤지로 부각 전망"
- [매니저 프로파일]1세대 가치투자 적통 한투운용 김기백 주식운용팀장
- 한국증권 변동성 방어 키워드, '고배당주·대체자산'
- 가판대 유지 기업은행, 책임투자펀드 등장 '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