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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온-SK하이닉스, 협업 포인트는 '메모리반도체' SK하이닉스 메모리 관련 로직, 엔진 등 설계 기여…파운드리 역할은 제한 전망

이장준 기자공개 2021-12-31 07:32:19

이 기사는 2021년 12월 29일 08:1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출범을 앞둔 SK텔레콤의 자회사 사피온 코리아(SAPEON Korea)와 계열사 SK하이닉스가 어떻게 시너지를 낼지 주목된다. 인공지능(AI) 반도체 특성상 방대한 양의 데이터 처리 속도를 높여야 하는데 SK하이닉스의 강점인 '메모리반도체' 기술이 여기 힘을 보탤 전망이다. 다만 AI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측면에서 SK하이닉스의 경쟁력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SK하이닉스, AI 반도체에 들어갈 메모리 설계…기술적 우위

사피온 코리아는 내달 4일 SK텔레콤으로부터 AI 반도체 사업 부문을 양도받아 출범할 예정이다. 앞서 SK텔레콤은 4년에 걸친 연구·개발(R&D)에 힘입어 지난해 11월 국내 최초 데이터센터용 AI 칩 사피온 X220을 출시했다.

SK텔레콤이 직접 AI 반도체를 만들게 된 건 성장이 정체된 통신 서비스 회사에서 탈피해 AI 서비스 회사로 거듭나기 위해서였다. 해당 사업을 키우고 경영 효율화 차원에서 별도 자회사로 만들기로 했다.

반도체는 크게 메모리반도체와 시스템반도체로 구분된다. 엄밀히 따지면 AI 반도체는 시스템반도체의 일종이다. 하지만 AI 연산은 많은 양의 데이터를 고속으로 처리해야 해 핵심 경쟁력은 메모리 기술에서 갈린다는 평가가 많다.

현재 AI 연산에 주로 사용되는 중앙처리장치(CPU)나 그래픽처리장치(GPU)는 여기에 부적합한 솔루션이다. CPU의 경우 속도는 빠르나 직렬 구조의 단순 계산에 최적화돼 한계가 있다. GPU는 많은 데이터를 처리할 순 있으나 가격이 비싸고 전력 소비가 많다.

SK텔레콤의 사피온 X220은 SK하이닉스의 메모리 기술을 더한 신경망처리장치(NPU, Neural Processing Unit) 구조로 설계돼 AI 연산에 적합하다. 기존 GPU와 비교해 전력 소모량은 80% 수준에 불과하지만 딥러닝 연산 속도는 1.5배 빨라 기술적 우위를 점했다.

핵심 설계 기술은 SK텔레콤이 자체 개발했지만, SK하이닉스가 해당 칩 안에 들어가는 메모리 관련 로직과 벡터 엔진 등을 설계해 사피온 탄생에 기여했다.

여기에는 SK하이닉스가 강점을 지닌 메모리반도체 역량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올 상반기 기준 SK하이닉스의 D램과 낸드플래시 부문의 글로벌 시장점유율(M/S)은 각각 28%, 12.9%에 달했다. 최근에는 많은 양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 High Bandwidth Memory) 기술까지 개발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AI 반도체는 AI 연산이 들어가다보니 방대한 데이터를 고속으로 처리하는 게 핵심"이라며 "메모리 쪽 데이터 처리 속도가 굉장히 중요한데 여기 강점을 지닌 SK하이닉스는 굉장히 큰 우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추후에도 사피온이 대용량의 데이터를 처리하고 연산을 비롯한 AI 반도체 시스템 성능을 전반적으로 향상하도록 도움을 줄 전망이다. 또 반대로 사피온을 SK하이닉스의 스마트팩토리에 적용하는 구상도 하고 있다.

◇당장 '팹리스-파운드리' 시너지는 어려워

사피온 코리아는 반도체 설계만 전담하는 팹리스다. 추후 사업이 본격화하면 생산을 맡아줄 수탁업체(파운드리)를 선정해야 하는데 SK하이닉스를 활용하기엔 제약이 있다.

AI 반도체의 경우 12인치 공정·장비를 비롯한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데 SK하이닉스는 아직 그만한 생산 역량을 갖추고 있지 않다. 사피온 X220의 설계 협업은 SK하이닉스와 하면서도 생산은 대만 TSMC에 맡긴 것도 이 때문이다.

물론 박정호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이 올 5월 'K-반도체 전략 보고' 행사에서 "파운드리 생산능력을 2배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메모리 부문에 치중한 포트폴리오를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그럼에도 당장은 AI 반도체 '설계-제조'로 이어지는 단단한 밸류체인을 구축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AI 반도체 성장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으나 당장 물량을 받아 대량 생산하는 구조는 아니다"라며 "SK하이닉스가 파운드리 부문이 약해 설계 부문에서 주로 협업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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