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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리의 공동재보험 '마수걸이' thebell note

이은솔 기자공개 2022-01-03 07:38:24

이 기사는 2021년 12월 31일 08:0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마수걸이는 상인이 그날 처음으로 판매를 개시하는 행위를 뜻한다. 장사하는 사람들은 그래서 첫 손님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마수걸이에 따라 하루 장사의 운이 좌우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지난해 금융당국의 제도 개편으로 국내에서도 '공동재보험'의 문이 열렸다. 공동재보험은 원수보험사의 '금리위험'을 재보험사에 출재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기존의 재보험 제도에서는 보험위험 출재만 가능했다. 예를 들면 예상치 못한 사고가 발생해 보험사의 지출이 늘어날 가능성을 헤지(hedge)하는 역할을 했다.

보험사가 현재 맞닥뜨린 가장 큰 리스크는 금리위험이다. 저금리 기조에서는 아무리 자산운용을 열심히 해도 과거 고금리 시절 판매한 상품의 보증이율을 감당하지 못한다. 보험사들은 앞으로 금리 변동을 예측해 역마진 규모를 파악하고 다가오는 새국제회계기준(IFRS17)에서의 자본적정성을 관리하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활용할 수 있는 게 공동재보험이다. 보험사는 앞으로의 금리 변동 위험에 대비해 고금리부채와 자산을 재보험사에 이전하고, 추가적인 자본확충 우려도 덜 수 있다. 재보험사는 새로운 사업영역을 개척하고 대규모 자산의 운용을 통한 수익 창출도 가능해진다.

국내 유일한 전업 재보험사 코리안리도 공동재보험 진출을 본격화했다. 글로벌 톱티어 투자그룹인 칼라일과 전략적 제휴(MOU)를 맺으며 든든한 네임밸류와 자본력도 확보했다. 그러나 진출을 선언한지 일년이 지나도록 첫 계약 소식이 들리지 않았다.

물론 그동안 물밑에서는 치열한 논의가 오갔다. 코리안리도 그동안 수차례 국내외 보험사들과 미팅을 갖고 금액과 조건을 조율한 것으로 전해진다. 관건은 '첫 거래'였다. 공동재보험이 당장 필요한 보험사는 금리역마진이 크게 발생하고 이로 인한 자본적정성 저하가 우려되는 곳들이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첫 거래'기 때문에 리스크가 너무 큰 회사와 계약을 맺을 수는 없었다고 한다. 공동재보험은 잘 자리잡을 경우에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져다줄 수 있는 제도다. 출재 계약에 따라 수천억원의 자산과 부채가 거래되기 때문에 사실상 '작은 M&A'처럼 기능할 수도 있었다.

동시에 이제 막 도입되는 제도인만큼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산업이 활성화되지 않고 이대로 고꾸라질 수도 있다. 금융당국과 업계의 관심도 쏠려있었다. 이 때문에 내부적으로는 첫 거래를 '우량한 회사'와 하고 싶은 니즈가 컸다.

일년이 넘는 장고 끝에 코리안리는 드디어 '마수걸이'에 성공했다. 첫 손님은 신한라이프생명이다. 이미 자본적정성이 최상위권인 신한라이프는 공동재보험까지 도입하면서 IFRS17 대비에 가장 앞선 회사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코리안리는 올해가 가기 전 성과를 냈고 첫 손님으로 우량한 회사도 확보했다. 윈윈이다. 이만한 마수걸이라면 앞으로의 장사운은 꽤나 긍정적으로 점쳐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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