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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의 반격, 실제 법정 분위기는 피고측, 이면합의 주장·쌍방대리 문제 거론…재판부, 법리 허점 지목

김경태 기자공개 2022-01-11 08:40:24

이 기사는 2022년 01월 10일 11:1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한앤컴퍼니가 제기한 가처분소송에서 반격에 나섰다. 그간 줄기차게 주장해온 이면합의가 존재했다는 증거를 공개하면서 동시에 쌍방대리·배임적 대리행위 문제를 지적했다. 기존에 분쟁을 겪던 한앤컴퍼니 뿐 아니라 김·장 법률사무소(이하 김앤장)과도 대립각을 세우는 강수(強手)를 뒀다.

홍 회장 측이 이전보다 '독한' 모습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실제 법정 분위기가 피고의 우세로 기울지는 않았다. 재판부는 되려 송곳 질문으로 홍 회장 측의 정교하지 못한 법리를 지적했다.

◇홍원식 회장측, 이면합의 존재 주장 '시간 할애'

서울중앙지방법원은 7일 오전 11시 한앤컴퍼니가 홍 회장과 그의 부인 이운경 고문, 손자 홍승의 군을 상대로 제기한 '계약이행금지 가처분' 소송의 심문기일을 열었다. 법정에는 양측의 소송 대리인인 법무법인 화우, 엘케이비앤(LKB&)파트너스 변호사들이 참석했다. 방청석에는 예닐곱 명 정도만 있었다.

이번 가처분 소송은 한앤컴퍼니가 홍 회장이 대유위니아그룹과 체결한 '조건부 약정'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제기했다. 홍 회장은 작년 11월 19일 대유위니아그룹과 조건부 약정을 맺었다. 경영 활동에 협력하고, 향후 홍 회장과 한앤컴퍼니의 법률 분쟁이 해소되면 대유위니아그룹이 남양유업을 인수한다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먼저 재판부는 원고 측에 15분 가량의 시간을 줬다. 화우 변호사가 한앤컴퍼니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한 취지를 밝혔다. 홍 회장이 대유위니아그룹과의 조건부 약정 체결과 같은 행위를 또다시 반복하는 것을 방지하고, 남양유업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부분들을 차단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취지의 설명을 했다.

또 홍 회장과 대유위니아그룹이 체결한 약정의 상세 내용을 공개할 것을 요청했다. 약정 내용을 검토한 뒤 한앤컴퍼니와 체결한 계약과 어긋나지 않으면 가처분을 취하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다음 재판부는 피고 측에도 동일하게 15분의 발언 기회를 줬다. 재판부는 한앤컴퍼니와 홍원식 회장 간 계약의 유효성에 관한 내용보다는 새로운 주장인 쌍방대리 등에 집중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는 다른 소송에서 결론이 나온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앤컴퍼니는 작년 10월 15일 홍 회장이 남양유업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같은 달 27일 한앤컴퍼니가 승소 판정을 받았다. 이때 서울중앙지법 재판부는 한앤컴퍼니와 홍 회장이 맺은 주식매매계약이 유효하고, 이면합의의 존재는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LKB&파트너스 변호사는 약 10분 가량을 이면합의가 실제로 존재했다는 점을 설명하는데 할애했다. 우선 M&A에 연결고리 역할을 한 인물이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사장을 지낸 함춘승 피에이치앤컴퍼니 사장이라고 밝혔다. 홍 회장은 함 사장의 제안을 통해 한앤컴퍼니와 접촉해 거래를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백미당 분할·오너 임원 예우 등 이면합의가 있었는게 홍 회장측 주장이다.

그러면서 홍 회장과 함 사장이 주고받은 문자를 공개했다. 함 사장이 보낸 문자 중에는 한앤컴퍼니가 최종 제안(final offer)으로 매수대금을 주당 85만원으로 상향조정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 조건으로는 거래 종결일을 7월15일로 앞당기는 것이 제시됐다.

또 문자에는 '남양과 회장님(+특수관계인)간의 separation'이라는 문구가 담겼다. 홍 회장측은 이 부분이 이면합의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피고 측이 공개한 문자만으로는 이면합의의 존재를 알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피고 측이 공개한 문자에 백미당(외식사업부) 분할, 오너임원 예우 등의 단어가 확실하게 적시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재판부는 문자를 보면 한앤컴퍼니 측에서 마지막으로 제안을 한 것이고 separation(분리)이라는 단어 역시 다른 의미로 볼 수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홍원식 회장측, '쌍방대리' 문제 거론…김앤장 '저격'

홍 회장측 소송대리인이 10여분 동안 이면합의 주장에 시간을 할애하면서 재판부는 주의를 환기시켰다. 앞선 소송들에서 다뤄진 이면합의 외에 새롭게 주장하는 쌍방대리, 배임적 대리행위를 주장하는 데 집중할 것을 요청했다.

피고 변호인은 홍 회장이 중견기업 오너 경영자이기는 하나 M&A 경험이 없다는 점, 남양유업 내에 법무팀도 없는 실정이라는 점을 우선 거론했다. 그 후 함 사장이 홍 회장에게 M&A를 할 때 자문사가 필요하니 김앤장으로 할 것을 제안했고 이를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그런데 김앤장이 한앤컴퍼니도 대리한다는 사실을 계약 체결 전까지 전혀 몰랐다는 주장을 펼쳤다. 홍 회장이 요구한 이면합의를 상대방이 최종적으로 인정하지 않도록 진행됐다는 점에서 배임적 대리행위에 해당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다. 김앤장의 행위에 이의를 제기한 적이 있고 실제 법률적 행동에 나선 적이 있는지 물었다. 또 김앤장이 단순히 자문이나 조언이 아닌 '법적으로' 대리인 지위에 있었는지를 문의하면서 대리인 계약서와 보수 지급 내역 등이 존재하는지 확인했다. 하지만 홍 회장측은 서면으로 작성한 대리인 계약서는 없고 보수를 지급한 내역도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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