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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를 움직이는 사람들]'차남'의 반전, 조현범 신임 회장이 그리는 미래는①50세 젊은 회장, 부친과 닮은 경영 스타일..."제대로 된 혁신 실현할 것"

김서영 기자공개 2022-01-14 09:18:58

[편집자주]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이 형 조현식 전 부회장과의 경영권 갈등을 봉합하고 신임 회장에 올랐다. 뒤이어 임원 인사를 단행해 경영 손발을 맞출 적임자들을 손수 선임했다. '혁신'을 경영 키워드로 잡은 만큼 타이어업에서 벗어나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할지 관심이 쏠린다. 더벨은 조현범호(號)를 움직이는 인물들의 면면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2년 01월 11일 16: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혁신을 제대로 실현하는 이노베이터(Innovator)로 기억되자."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옛 한국타이어그룹) 회장(사진)이 사내이사에서 회장 자리에 오르는 데 3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부회장 자리를 뛰어넘고 곧장 회장직에 앉았다. 앞선 회장단인 부친 조양래 명예회장과 형인 조현식 전 부회장과 다른 경영 스타일을 펼칠지 주목된다.

조 회장의 경영 키워드는 단연 '혁신'이다. 신년사에서부터 인수합병(M&A)을 예고하고 신사업 추진 의지를 강하게 밝혔다. 오너 사법리스크와 경영권 갈등에 막혀 정체됐던 한국타이어를 어떻게 변화시킬지 기대를 모은다.

◇적극적인 경영 전략, 승계 경쟁 '합격점'...전격 회장 승진

1972년생인 조 회장은 올해 만 50세다. 아버지 조 명예회장보다 한 살 이른 나이에 회장직을 달았다. 올해 재계 인사 키워드는 세대교체로, 50대 초중반 대표이사(CEO)가 속속 탄생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50세 회장은 재계에서 '젊은 회장'에 속한다.

조 회장은 미국 보스턴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으로 돌아와 1998년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에 입사하며 경영 수업을 시작했다. 광고홍보팀장, 마케팅부본부장, 경영기획본부장 등 여러 보직을 두루 거쳤다. 2012년 사장 승진 이후 지난해까지 주력 계열사 한국타이어와 지주사 한국앤컴퍼니를 오가며 경영 능력을 키웠다.

그는 올해 회장 승진에 앞서 최대주주에 먼저 올랐다. 2020년 6월 조 명예회장은 지주사 한국앤컴퍼니 지분 23.59%를 조 회장에게 전략 매각했다. 조 회장은 지분율 42.03%로 뛰어 단숨에 최대주주에 등극했다. 형인 조 전 부회장이 경영권을 쥐고 있던 상황에서 이뤄진 지분 승계로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다.

재계에서는 조 명예회장이 조 회장의 경영 스타일을 흡족하게 여겼던 것으로 전해진다. 재계 관계자는 "조현식 전 부회장이 차분하고 신중했다면 조현범 회장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경영에 있어 주도적이고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며 "조 회장의 이런 모습이 부친의 마음에 들어 지분을 몰아준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실제 조 회장과 조 명예회장 부자의 경영은 닮은 점이 많다는 분석이다. 특히 다른 기업집단과 다른 경영 시스템을 도입하고 변화를 추구한다는 점이 공통점으로 꼽힌다. 이는 조 명예회장식 지배구조에서 잘 드러난다.

조 명예회장은 1988년 회장직에 오른 것과 동시에 경영 일선에서 한걸음 물러났다. 회장 직함은 유지하되 전문경영인에 경영을 일임했다. 이때 조 명예회장의 나이는 51세였다. 당시 차례대로 한국타이어 사장직을 역임한 조충환·김휘중·서승화 사장은 대표이사는 물론 이사회 의장을 도맡아 경영을 이어갔다.

이러한 전문경영인 체제는 31년간 이어졌다. 오너가 강력한 경영권을 행사하던 당시 재계에서 보기 드문 사례라는 평가를 받았다. 타이어 사업부(현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가 분할하면서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던 2012년에 전문경영인 체제가 막을 내렸다. 조 명예회장은 장남인 조 전 부회장과 각자 대표이사 체제를 구축하며 경영에 복귀했다
(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지배력 강화' 최우선 과제, 미래 성장동력 확보 최대 관건

조 회장의 지배구조는 부친과는 다른 양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조 회장은 지주사인 한국앤컴퍼니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고 있다. 신임 회장으로서 그룹 장악력을 키워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한편으로는 지난 10년간 경영을 총괄해온 형 조 전 부회장의 그림자를 지워야 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배력 강화는 조 회장식 '혁신' 전략 실현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조 회장은 회장 승진 한 달 전인 지난해 12월 초 M&A에 나서며 혁신 전략에 시동을 걸었다. 캐나다 광학 MEMS(미세전자기계시스템) 기업에 대한 신규 지분 투자를 결정했다. 한국타이어와 공동 출자에 나서 'Preciseley Microtechnology Corporation(프리사이슬리)' 지분 59.19%를 2045억원에 인수하는 것이 골자다.

그룹의 신사업 갈증을 해소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그간 한국타이어는 1000억원대 규모의 크고 작은 M&A를 진행해왔으나 뚜렷한 결실은 얻지 못했다. 2017년 말 호주 타이어 유통업체 작스타이어즈를, 2018년에는 모델솔루션(시제품 모델 생산)과 라이펜 뮬러(타이어 유통업)를 인수했다.

그뿐만 아니라 사업형 지주사라는 경영 실험도 주사위가 던져진 상황이다. 한국앤컴퍼니는 2020년 12월 자회사 한국아트라스비엑스(BX)와의 흡수합병을 결정했다. 한국아트라스비엑스는 자동차용 납축전지(배터리)를 생산한다. 지주사가 보유한 자금창출력으로 리튬 배터리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구상이다. 연구 인력 고용과 설비 투자에 과감한 투자를 단행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조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인오가닉 성장(Inorganic Growth·합병 등 외부 요인을 통한 성장)을 위한 새로운 성장 동력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그룹의 성장을 이끌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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