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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산, 연이은 붕괴사고…컨트롤타워는 안 보인다 [중대재해처벌법 대비실태 점검]'학동참사' 7개월 만에 사고 재발, CSO 등 안전 전담임원 부재

신준혁 기자공개 2022-01-13 07:27:21

[편집자주]

국내 건설사가 2022년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초긴장 상태다. 현장 사망사고가 한명만 발생해도 수장이 물러나고 사업장이 중단되게 생겼다. 안전 이슈가 '아킬레스건'이 되지 않도록 건설업계에선 최고안전책임자(CSO)를 비롯해 안전보건 담당 조직 위상을 잇따라 격상시키고 있다. 더벨이 중대재해처벌법을 대비하는 건설사의 움직임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2년 01월 12일 10: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시공 중인 주상복합건물의 붕괴 사고가 발생했다. 같은 시(市)에서 비슷한 사고를 낸 지 반년여 만에 벌어진 일이다.

특히 2주 뒤부터 적용되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2주 앞두고 발생한 대형 붕괴사고가 발생해 잡음이 커지고 있다. 정작 HDC현산은 중대 재해에 대응을 위한 최고안전전문가(CSO)를 두지 않고 있어 컨트롤타워가 부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12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11일 HDC현대산업개발이 광주 서구 화정동에서 시공 중인 '화정 아이파크'의 일부 층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현재까지 1명의 부상자가 발생해 병원에 이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광주 학동4구역 재개발사업 철거 현장 붕괴 사고 이후 7개월 만에 일어난 대규모 붕괴사고다. 이에 따라 고용노동부의 특별감독과 현장 전수조사 가능성이 점쳐진다.

HDC현산은 2020년 10대 건설사 중 유일하게 '사망재해 0건'을 기록했지만 학동사고로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면서 안전관리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연이은 붕괴사고에도 불구하고 조직내 CSO 역할을 할 임원은 아직 선임하지 않았다. HDC그룹은 최근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에서 HDC현산의 CSO를 선임하거나 안전 전담 조직을 확대하지 않고 있다. 대형 건설사들이 중대재해처벌법을 앞두고 안전관리 전문가를 선임하고 안전관리 창구를 일원화하는 등 만발의 준비를 마친 점과 대비된다.

올해 승진자인 유병규 HDC현대산업개발 사장을 비롯해 하원기 대표이사 전무, 상무급 승진자 중 안전보건 관련 업무를 맡았던 인물은 없다. 지난해 4월 조직개편에서 신설된 안전경영실도 임원급이 아닌 팀장급이 담당하고 있다. 현재로선 CSO나 전담 운영인력이 없는 셈이다.

CSO를 선임하더라도 최고경영책임자(CEO)의 법적 부담을 덜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내린 결정으로 풀이된다. 중대재해처벌법상 CEO 이외에 안전보건 관련 의사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사고 책임을 함께 부담해야 한다.

대신 건설현장 안전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안전 전담자(SSE-Self Safety Engineer)제도를 도입했지만 이마저도 무색해졌다. SSE제도는 학동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자 사고 발생 비율이 가장 높은 골조 공사를 우선 관리하기 위한 안전관리대책이다. 본사가 비용을 부담하는 조건으로 골조공사 협력사의 모든 현장에 안전실무경력자를 채용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사고 1주일 전 업계 최초로 발표한 스마트 위험관리 프로그램도 의미를 잃게 됐다. HDC현산은 안전컨설팅기업 로이드인증원(LRQA)과 함께 국제적인 시스템 표준모델을 기반으로 안전보건시스템 고도화 프로젝트를 완성하고 현장 파일럿 테스트를 시작했다. IT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시스템을 개발해 사고통계관리와 위험성을 통합관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1분기 실적은 사고 이후 공사 중단과 공정률 감소로 인해 다소 축소될 전망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이 사업지의 계약잔액은 1204억원이다. 사건수습 과정을 감안하면 공사 재개와 입주는 단기간 이뤄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사건 조사 후 피해 보상금을 지급하는 과정도 남아 있다.

반복적인 붕괴사고는 ESG등급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은 지난해 7월 학동사고 직후 HDC현대산업개발의 사회(S) 부문 등급을 기존 B+등급에서 두 단계 내린 C등급으로 평정했다. 종합등급 역시 B등급에서 C등급으로 한 단계 하락 조정했다.

화정 아이파크 주상복합 건설공사는 HDC현산이 계열사인 HDC아이앤콘스와 직접 계약을 맺고 시행과 시공을 책임지는 자체사업이다. 총 사업비는 2735억원으로 HDC현산의 2018년 연결기준 매출액 중 9.8%에 달하는 규모다.

HDC현대산업개발 스마트 위험관리 모니터링 체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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