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팩 합병 기업 리뷰]패션플랫폼, 여성복 문어발 확장 공세②연령·스타일 세분화, 개별 브랜드 매출 한계 극복 시도
김형락 기자공개 2022-01-18 08:04:07
[편집자주]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합병 상장이 증시 입성 등용문으로 자리 잡고 있다. 지난해 15개 기업이 스팩과 합병해 코스닥 시장에 안착했다. 스팩 합병 상장은 대대적으로 공모주 청약을 진행하는 일반 기업공개(IPO)와 달리 이미 조달된 자금을 품에 안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상장 이후에도 주목받지 못한 기업들이 많다. 더벨은 스팩 합병 기업들의 사업 현황, 지배구조 등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1월 13일 08: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패션플랫폼이 여성복 브랜드 라인업 확장에 승부수를 띄웠다. 소수 브랜드로는 매출 성장에 한계 있다고 판단했다. 경영난에 빠졌던 브랜드를 연달아 인수해 재건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패션플랫폼이 보유 브랜드를 4개로 늘렸다. 지난해 '데코(DECO)'와 '르샵(Leshop)'이 추가됐다. 데코는 지난해 1월 해당 브랜드를 보유한 비상장사 데코앤에프 지분 95.56%를 인수하면서 편입됐다. 르샵은 지난해 7월 유통망 51개를 포함해 브랜드를 넘겨받았다. 기존에는 '레노마레이디'와 '보니스팍스'를 운영하고 있었다. 모두 여성복 브랜드다.
연령·취향을 세분화한 브랜드 라인업을 구축해 여성복 시장 점유율을 높여간다는 방침이다. 단일 브랜드로는 매출 성장이 여의치 않다고 봤다. 여성복 시장에서 여러 브랜드가 경쟁하며 서로 시장을 잠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패션플랫폼 관계자는 "한 브랜드로 1000억~2000억원 매출을 내기가 쉽지 않다"며 "브랜드별로 목표 시장을 달리해 매출을 키우려 한다"고 말했다.
현재 주력 브랜드는 레노마레이디와 보니스팍스다. 오프라인 매장을 중심으로 매출을 키워가고 있다.
레노마레이디는 2009년 패션플랫폼 설립 직후부터 공들인 대표 브랜드다. 목표 고객층은 30~40대 후반이다. SPA(제조·직매형 의류)형 아이템으로 구매력이 높은 소비층을 공략했다. 매장 119곳(2020년 기준)을 운영하며 지난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45%(207억원)를 책임졌다.
레노마레이디는 라이센싱 브랜드다. 상표권 계약으로 프랑스 브랜드 '레노마' 사용권을 확보했다. 레노마 국내 상표권을 보유한 한성에프아이에 매년 기본 사용료 3억원과 로열티(소비자판매가 450억원 초과분 50%에 해당하는 매출액 2%)를 지급하고 있다.
보니스팍스는 패션플랫폼 자체 브랜드로 정착시켰다. 2015년 5월 매장 7곳과 재고자산을 양수해 편입한 브랜드다. 레노마레이디보다보다 젊은 층을 노렸다. 보이시한 스타일로 20대 후반~40대 초반을 고객층으로 설정했다. 매장 90곳(2020년 기준)을 운영하며 지난해 3분기까지 패션플랫폼 연결 매출 49%(228억원)를 담당했다.
패션플랫폼은 2개 브랜드를 기반으로 이익 성장을 지속해왔다. 2018년 스팩과 합병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뒤 이듬해까지 매출은 700억~800억원, 영업이익률은 7~9%를 오르내렸다. 2020년 코로나19 확산으로 보니스팍스가 주춤하며 매출과 영업이익률이 각각 600억원대, 3%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해에는 부진을 만회했다. 3분기 연결 기준 누적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한 565억원, 영업이익률은 7%를 기록했다.
아픈 손가락도 있었다. 2017년 론칭한 브랜드 '헤라드레스코드'는 2020년부터 매출이 발생하지 않고 있다. 여성스러운 스타일로 20~30대 소비자를 공략했지만 브랜드파워를 형성하지 못했다. 2018~2019년 각각 매출 29억원을 올리는데 그쳤다.
지난해 인수한 르샵 브랜드로 20~30대 사회 초년생 여성복 시장을 재공략한다. 비상장사 현우인터내셔날이 2020년 감사의견 거절 이후 내놓은 브랜드다.
데코는 브랜드를 추슬러 다시 일으켜야 하는 상황이다. 20대 중반~40대 중반 전문직 여성을 타깃으로 한 캐릭터 브랜드다. 전국 64개(지난해 3분기) 매장을 운영 중이다.
데코를 보유한 데코앤에프는 패션플랫폼 품에 들어온 지난해 4월 회생을 끝냈다. 패션플랫플랫폼이 유상증자에 57억원을 출자하고, 38억원 규모 회사채를 인수해 자금을 수혈했다. 박원희 패션플랫폼 대표와 박선주 패션플랫폼 사업부 대표가 각각 데코엔에프 사내이사, 대표이사를 겸직하며 재정비를 이끌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데코앤에프 연결 기준 매출은 164억원, 영업손실은 12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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