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2년 01월 13일 07시5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자본시장의 화두는 단연 크레딧 펀드다. 지난해 10월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금융권에서 제공하는 대출 이외에 펀드를 통한 자금 제공이 가능해졌다. 기업은 기존 금융권에서 조달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새 대출처를 구할 수 있어 화색이 돈다. 담보인정비율(LTV)에 얽매이지 않고 미래가치를 인정받으면 대출이 가능해진다.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은 일제히 새롭게 열린 시장을 눈여겨보고 있다. 대형 PEF 중심으로 크레딧시장에 먼저 진출했다. IMM PE는 5000억원의 크레딧펀드를 조성해 SK루브리컨츠·엘앤에프·대주전자재료 등에 서둘러 투자했다. 글랜우드PE도 크레딧펀드를 통해 GS건설이 인수하는 S&I코퍼레이션의 자금을 제공했다. 국내 대형 운용사인 스틱인베스트먼트를 비롯해 중견 PEF들도 크레딧부문 신설을 적극 논의하고 있다.
신규 시장에 경쟁자가 몰리는 것은 너무 당연하다. 특히 크레딧펀드는 투자 안정성이 높아 보험사가 투자자(LP)로 들어올 수 있다. 보험사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으로 상대적으로 위험가중치가 높은 대체투자 자산에 투자를 꺼려왔다. 큰손인 보험사가 투자할 수 있는 펀드상품을 만들 수 있자 '너도 나도'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그러나 '염불보다 잿밥'에 정신을 파는 사이 기존 투자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자칫 제살 깎아먹기식 카니발라이제이션(자기 시장 잠식)이 본격화 될 수 있다는 경고다. 현재 대기업 중심의 크레딧펀드 투자가 이뤄지고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중소·중견 기업으로 확대될 것이 자명하다.
이 시장은 국내 PEF들이 메자닌 투자를 주 전공으로 삼던 영역이다. 광의의 영역에서 메자닌 투자는 크레딧펀드 투자와 크게 다르지 않다. 기존 PEF에 크레딧펀드까지 투자 경쟁에 뛰어들면 수익성 저하, 부실 투자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
기관투자자(LP)들은 기존 메자닌 투자 운용사를 우려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무한경쟁에 내몰리면 예전처럼 성과를 낼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입을 모은다. 크레딧펀드 진출을 고민하는 운용사들이 '메자닌 전문'이라는 점에서 자칫 신뢰도 저하에 직면할 수 있다.
크레딧펀드에도 '전략'이 필요하다. VIG파트너스의 크레딧펀드가 모범 사례다. 부동산 담보 대출을 주 투자처로 삼으면서 카니발라이제이션 우려를 해소했다. 차별화된 색채가 뚜렷해지면서 안정적 확장이 가능해졌다. '묻지마 진출'로 내몰리지 않는 냉정함이 작금의 PEF 시장에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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