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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기업 빌드업 리포트]2차전지·메타버스 '테마주 배턴', 로봇주 이어받는다'삼성전자·CES 효과' 로봇주 급등, 자금 조달·지분 매각 포함 자본시장 활동 주목

박상희 기자공개 2022-01-19 08:00:01

[편집자주]

삼성전자가 로봇 산업에 본격 진출한다는 소식과 ‘CES 2022’에서 국내 기업들이 잇따라 로봇을 앞세우면서 로봇기업 주가가 고공비행하고 있다. 산업계에서 오롯이 로봇에만 집중하는 업체는 대부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중견·중소기업이다. 시장에서 로봇에 주목하기 시작한 지금은 로봇 기업들이 자본시장에서 적극적으로 자금 조달에 나서거나 지배구조에 변화를 꾀할 최적의 타이밍이다. 로봇 업체들이 자본시장을 활용해 어떻게 빌드업에 나설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1월 14일 07:4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코스닥시장에서 '로봇 기업'의 주가가 고공행진 하고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인 삼성전자가 로봇 관련 태스크포스(TF)를 정식 조직으로 격상하고,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인 'CES 2022'에서 국내 기업들이 주요 신제품으로 로봇을 내세우면서 시장에서 로봇기업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모처럼 호시절을 만난 로봇 업체들의 머릿속 계산법도 복잡해졌다. 금융권 문턱을 넘기가 쉽지 않은 중견·중소기업으로서는 주가가 상승하는 시점이 자본시장에서 자금 조달에 나서거나 경영권 매각을 포함한 지배구조 변화를 꾀하기에 최적의 타이밍이다.

자본시장에서 로봇 업체의 주식 발행과 인수합병(M&A) 기회를 포착하려는 움직임은 이미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기술력과 자본력을 두루 갖춘 펀더멘탈이 든든한 옥석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이 가려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현대차·LG 등 대기업 로봇사업 잇따라 진출, 중견·중소 낙수효과

'낙수 효과'란 대기업의 성장을 촉진하면 덩달아 중소기업과 소비자에게도 혜택이 돌아가 총체적으로 경기를 활성화시킨다는 이론이다. 적어도 주식시장에서 이 이론은 어느 정도 들어맞는 측면이 있다.

2차전지 소재 사업을 영위하는 중견·중소기업의 최근 2년간 주가 추이가 이를 증명했다. 2020년 초 누구도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팬데믹이 발발하면서 전기차로의 전환에 가속도가 붙었다. 그에 따른 수혜는 기존 완성차업체뿐 아니라 전기차 배터리 밸류체인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

국내 대기업집단 1~3위에 속하는 삼성(삼성SDI), SK(SK온), LG(LG에너지솔루션) 계열사에서 모두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제2의 반도체라고 불릴 정도로 성장성이 뛰어난 신사업에 일찌감치 뛰어들었다. 관련 사업이 본격적으로 성장하면서 전기차 배터리 업체는 높은 밸류에이션으로 증시에 상장할 채비를 하고 있고, 밸류체인에 있는 중견·중소 소재 기업도 덩달아 수혜를 봤다.

로봇산업도 비슷한 길을 걷는 모양새다. 재계를 대표하는 리더 기업들이 최근 몇 년 사이 로봇사업분야에서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LG전자가 2018년 로봇사업센터를 설립한 데 이어 SG로보틱스와 로보스타를 인수한 게 시작이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초 신설한 로봇사업화 태스크포스(TF)를 약 1년 만인 12월에 정식 조직인 로봇사업팀으로 격상했다. 앞서 지난해 8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시스템 반도체, 바이오, 인공지능(AI)과 로봇 등에 향후 3년간 240조원을 신규 투자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현대차그룹도 2020년 미국 로봇 전문기업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하며 로봇사업 강화 의지를 내비쳤다. 특히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에 2400억원가량의 대규모 사재까지 투자하며 로봇 사업 투자 의지를 불태웠다. 그는 미래에 현대차그룹의 사업 분야에서 로봇이 20%의 매출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로봇산업에 주목하기 시작하면서 시장에서도 투자 유망한 로봇기업을 찾기 시작했다. 주식시장에서 로봇기업이 '핫'한 종목으로 떠올랐다.

◇일부 로봇 기업, 지분 매각...유상증자·CB·BW·M&A 활동 탄력 받을 듯

글로벌 로봇 시장은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로봇업계에 따르면 2017년 245억 달러(약 29조 원) 수준이던 글로벌 로봇 시장은 연평균 성장률 22%를 기록하며 2020년 444억 달러(약 53조 원) 수준으로 증가했다. 이어 2025년에는 연평균 성장률 32%를 기록하며 1772억 달러(약 211조 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율주행차, 드론 등 로봇 기술이 적용된 다른 산업을 제외한 서비스 로봇, 물류 로봇, 제조 로봇만의 규모만 이 정도 수준이다.

국내 로봇 산업 규모는 아직 미미하다. 향후 성장성이 더 커질 것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로봇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로봇 매출 규모는 전년대비 2.6% 증가한 5조4736억원을 기록했다. 생산규모는 1.3% 증가한 5조280억원을 기록했다.

*출처: 한국로봇산업협회

국내에는 로봇사업에만 초점을 맞춘 '로봇기업'으로 불릴만한 대기업은 많지 않다. 국내 유일의 로봇산업을 대표하는 사업자 단체인 한국로봇산업협회에는 150여개 로봇기업(전체 로봇산업 매출 기준 85% 차지)이 소속돼 있다. 로봇 제조 기업 외에 부품 및 소재, 임베디드 시스템, SI, SW, 콘텐츠 기업은 물론 로봇 수요기업도 회원사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로봇산업협회 임원사 22개 기업(2021년 3월5일 기준) 가운데 대기업 계열은 두산로보틱스(두산그룹), 로보스타(LG그룹), 현대로보틱스(현대중공업그룹) 등 소수에 그친다. 대부분 로봇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은 중견·중소기업이다. 시장에서 로봇산업에 초점을 맞추자 투자 심리가 코스닥 상장사로 향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최근 한 달간 주가등락률 상위 종목 10위권 중 절반을 로봇 관련주가 휩쓸었다.

교육용 로봇과 생활가전용 로봇을 제조하는 로보로보는 한 달 동안 139%, 로봇 솔루션 전문기업 로보티즈는 120% 급등했다. 로봇청소기 등 가정용 전기기기를 만드는 에브리봇과 국내 1세대 로봇 기업인 유진로봇도 각각 111%, 105%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나머지 절반 종목이 대선 관련 테마주라는 점을 감안하면 시장의 관심이 로봇으로 쏠리고 있다는 방향성을 확인할 수 있다. 로봇 업체들은 이 같은 호기를 놓치지 않으려고 고심하고 있다. 로봇산업에 대한 투자 심리가 상승 흐름을 탈 때가 주식발행 시장에서 자금 조달에 나설 최적의 타이밍이기 때문이다. 주가가 상승할 때 신주 발행에 나서야 조달하는 자금의 규모를 키울 수 있다.

투자자 입장에선 향후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는 기업에 투자를 원하기 때문에 향후 주가 상승 시 차익을 노릴 수 있는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기회가 많아진다.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외부 투자자 유치에 나설 수도 있다.

사업 전망이 밝은 기술력을 보유한 로봇 업체에 대해서는 M&A 러브콜이 잇따를 수도 있다. 기업 가치가 상승할 때를 노려 경영권 매각에 나서는 등 지배구조 변화를 꾀할 수도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이미 시장에서 포착되고 있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로보티즈, 알에프세미, 에스피시스템스, 유진로봇 등 최근 한 달여 급등세를 보였던 로봇 관련주들의 경영진들이 잇따라 지분을 처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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